'주주와 레드루의 먼 나라 여행'은 엄마와 딸이 함께 떠난 패키지여행이었지만, 나름 자유시간을 제법 잘 활용하며 즐겼다.
패키지여행 밖에서 즐긴 두 사람만의 자유시간
밀라노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 내 '몬다도리' 서점 방문, 에즈 마을 '라 갤러리' 미니 탐방, 니스에서 즐긴 '에스카르고'(식용 달팽이 요리)와 '그리니이'(식용 개구리 뒷다리 튀김 요리) 만찬, 몬테카티니 테르메 작은 탑 공원 힐링 산책은 다른 일행들이 전혀 모르는 주주와 레드루 만의 짜릿한 나들이였다.
패키지여행도 마음만 먹으면 자유시간을 제법 누릴 수 있다. 이국의 도시에서도 미리 마음 준비를 하고, 용기만 내면 '니스'와 ‘몬테카티니 테르메'에서처럼 밤 산책쯤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저녁식사의 경우는 가이드에게 ‘개인적으로 식사하겠다’라는 계획을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현지 맛 집은 스스로 검색해도 좋지만 호텔 지배인에게 추천을 받아 검색 확인까지 하면 더 안전하다. 스마트 폰 구글 지도 켜 들고, 주소만 입력하면, 현지 맛 집을 찾아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
아쉬웠던 점
바티칸 박물관 회화관(피나코테카)에 들리지 못한 것, 시스티나 예배당 '최후의 심판' 천정화를 여유롭게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종내 아쉽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3년 전 먼 나라 여행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풀어놓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주렁주렁 무성하게 달린다.
나로서는 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몇 곳을 다녀왔지만, 서유럽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 나라 여행은 건강한 50대까지 다 마치라 했는데, 어쩌다 보니 60대가 되어 딸 레드루와 함께 다녀오게 됐다. 먼 나라 여행을 계획할 때, 배낭여행을 꿈꾸던 딸에게 잠시 동조하기도 했지만, 애먼 딸까지 고생시키게 될까 봐 패키지여행으로 바꾸었다. 나름 현명한 결정이었다.
건강하던 젊은 시절부터 50대가 끝나서 60대로 차고 넘칠 때까지 일과 사회공헌 활동 등을 하며 보냈다. 항상 바쁘기도 했지만, 돌아보니 후회는 없다. 오히려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고 나서 활동을 접었으니, 이 또한 잘 한 결정이라 믿는다.
젊음이 가고 나니, 어느새 건강과 활력까지 쪼르르 따라가 버린다. 튼실하게 매달렸던 숱한 생각들도 안타깝게 뚝뚝 떨어진다. 남아있던 무모함과 용기까지 함께 데굴데굴 굴러간다. 내가 멀뚱 거리며 쳐다보는 데도 괘념치 않고 눈앞에서 총총총 사라져 가는 것들이 안타깝다.
지금 남아 있는 건 꿈틀대는 열정뿐인지도 모르겠다. 아쉽지만 이 열정을 모두 담아낼 힘이 달린다. 종종 들고 나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두려움일랑 팍 접고, 담담하게 살아간다. “I hope I can leave again someday.”
‘어떤 일을 할 것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
칸트가 말한 간단명료한 '행복의 조건'을 읊조리며, 주주와 레드루의 먼 나라 여행 스케치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