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핵심은 형이상학(形而上學)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 04. 22~ 1804. 02. 12)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강의와 사유에 전념했다.
그는 프로이센 왕국 쾨니히스베르크(현재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태어나 평생을 '쾨니히스베르크' 마을에서 살았다.
칸트의 아버지는 가난한 기술자이었고 자녀가 아홉명이었다.
어렸을 때 칸트는 평범하지만 성실한 학생이었다.
칸트 부모님은 청교도적 생활을 하였으며, 유년시절 칸트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부모님은 칸트의 교육비를 후원할만한 환경이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 신학교 교수이자 독일 계몽주의 철학자인 프란츠 알베르트 슐츠(Franz Albert Schulz)가 도움을 준다.
슐츠는 칸트가 엄숙한 분위기의 프리드릭스 김나지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칸트는 죽어서도 쾨니히스베르크 대학 묘지에 묻혀 잠들어 있다.
그가 마지막 남김 말은 “그것으로 좋다(Es ist gut)”이다.
우리는 평생 모범생으로 살다간 그를 서울 양재천 산책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칸트 선험철학 입문』 선험철학의 전략과 방법론은 여전히 유효한가?
철학은 보편적 존재원리를 추구한다.
철학은 모든 현상을 총괄하며 종합적이고 통일적이고 체계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철학은 어떤 견해일지라도 그것이 진리의 심판대에 오르면 제대로 비판할 수 있는 논거를 마련해야한다.
그 논거가 학문탐구의 토양이다.
선험철학(先驗哲學): 비판철학(批判哲學, critical philosophy)을 말한다.
비판주의 입장에 서는 철학. 칸트 철학과 그의 정신을 따르는 신칸트학파의 철학을 이르는데, 선험적 인식 비판의 방법으로 이성 판단의 문제를 과제로 삼는다.
1. 철학이 해명해야 할 궁극적이고 근본적인 학적 과제(17쪽)
- 진리를 확립하는 사유방식의 보편성
모든 지식의 근본 토대가 인간본성을 철저히 분석하는 철학의 학적체계임을 사회구성원들에게 확인시켜야 한다.
이 작업은 칸트의 비판철학의 체계와 무관할 수 없다.
- 인식론 논구가 지향해야 할 목적
철학이 존재를 올바르게 논구하기 위한 선결적 확정 핵심 요건
1) 의식의 상상력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추구
2) 존재의 모든 현상을 아우르는 궁극의 통일원리 추구
3) 도덕적 실천원리 추구
4) 사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구축
5)영혼불멸과 윤회의 사고방식에 필요한 종교 교리 구축하는 사고방식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사고발상을 실현할 방법론을 구상하는 철학의 장소에서 존재론과 인식론과 논리학을 통일하려는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일관된 자세로 추구했다. 통합의 긴 학적 작업에 참여한 철학자들은 이론과 실천 주지주의와 주의주의, 합리주의와 경험주의, 절대성과 상대성, 유심론과 유물론, 원리주의와 편의주의, 초월성과 실증성 및 실용성 등의 개념들을 모두 자신들의 이론 속에 녹아들아가도록 만들었다.
- 현대성 논구가 철학의 보편성 논구인 점
인간은 이성적, 사회적, 형이상학적, 문명을 창조하는 존재이며, 이는 '인간이 이념적 존재'임을 뜻한다.
인간의식의 활동이 관념적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존방식은 언제나 이념적이다.
인간사회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려면, 구성원들을 통합시킬 수 있는 이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념을 떠받치는 가치관을 통일시키려는 지성의 진행과정은 간단치 않았다.
철학은 사회가 시대에 걸맞는 상황논리를 전개할 수 있도록 이념의 틀을 구축했다.
각 시대는 그 틀을 두고 논구를 거듭했다.
그것이 이념의 역사이고, 진리를 구축하려는 학문의 역사이고 진보의 역사이다.
철학은 폭력과 억압의 상황을 극복하고 인류에게 공생 공영의 평화를 도모하는 사고방식을 일깨우고 확산시켰다. 그리고 이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영원히 진행할 것이다.
- 칸트 선험철학이 현대학문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칸트 비판철학의 사고방식은 인류가 자각하고 공유해야 할 이념의 틀에 부합한다.
인류가 공유해야 할 이념이 비판을 기피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공정한 비판을 위해서는 비판의 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칸트 철학은 여전히 현대적이다.
칸트 철학의 현대성은 그의 3대 비판저서의 내용을 통해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리고 칸트의 선험철학의 논구는 다음 관점의 해명과정이다.
1) 철학의 사고방식과 자연과의 사고방식과의 통일성
2) 철학의 사고방식과 사회과학의 사고방식과의 통일성
3) 철학의 사고방식과 예술의 사고방식과의 통일성
4) 철학의 사고방식과 종교의 사고방식과의 통일성
5) 통일을 위한 사고방식의 토대은 감성의 순수직관형식과 오성의 범주개념
6) 모든 인간의 사유 활동은 현상에 국한
7) 현상적 자아와 선험적 자아의 통일은 선의지의 최고원리에 의해 확립
칸트 선험철학이 주목대상인 이유는 인식론의 구성방식이 현대적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선의지의 실천이성과 미의식의 반성적 판단력의 논구과정이 현대철학의 밑거름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
의식의 본질을 규명하는 작업에는 반드시 칸트의 철학체계가 참조되어야 한다.
칸트는 인식론에서 이성을 사변이성과 실천이성으로 구분하고, 주지주의와 주의주의를 통일하려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인식론(認識論): 인식의 기원과 본질, 인식 과정의 형식과 방법 따위에 관하여 연구하는 철학의 한 부문. 예로부터 인식의 기원에 관하여는 경험론과 이성론(理性論), 그 대상에 관하여는 실재론과 관념론의 대립이 있었다.
*사변이성(思辨理性): 철학 경험에 의하지 않고 순수한 논리적 사고만으로 현실 또는 사물을 인식하려는 일. 혹은 직관적 인식이나 지적 직관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으며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
*실천이성(實踐理性): 칸트 철학의 기본 개념으로, 도덕적인 실천의 의지를 규정하는 이성. 절대적으로 타당한 도덕의 보편적 법칙에 따르는 능력을 이른다.
*주지주의(主知主義): 일반적으로 감정이나 행동보다는 지성이나 이론, 사유 따위의 지적인 것을 중시하는 사상.
*주의주의(主意主義): 지성이 아닌 의지를 존재의 근본 원리나 실체라고 보는 사상.
-보편학문의 통합기능
칸트의 철학 이해, 의식구조가 비판철학에서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 지성의 기능: 진리탐구의 형이상학적 사유능력
2) 사회질서를 형성 유지 개선하는 기능: 선의지의 실천능력
3) 문명을 수립할 문화 예술적 기능: 창조능력
자각과 인식은 불가능하더라도 사유할 수 있는 존재는 철학의 논구에서 배제할 수 없다.
'존재원리'의 특성은 인간이 타고난 숙명에 의한 형이상학의 과제다.
철학은 이와 같은 과제를 학적 이론의 토대를 마련하여 논리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지난한 과제지만, 개략적으로 설명한다면, 엇비슷한 성격의 경우를 채택해 비유를 통해 해명하는 방식이 된다.
철학적 사고방식은 사물을 구성하는 원질이 스스로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원자구조를 만들었고, 나아가 현상계 전개된 수많은 복합체를 구성한 것임을 진리로 밝혔다.
-형이상학의 과제, 목적론의 논구
저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삶의 목적이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형이상학의 해명과 그 이유
1) 의식의 존재가 물질 현상계와 전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정신영역의 실재를 입증하는가.
2) 인간정신의 근원인 영혼계가 펼쳐진 우주공간에서 현상계와 공존하는지의 의문 해명
목적이 존재하더라도 그 목적에 해당하는 현상이 등장하지 않으면, 목적이 없는 상황과 진배없다.
목적론은 현상계에서 이루어지는 문명창조가 인간이 존재하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는 조건에서 확연해진다.
존재자는 목적을 행사하는 존재자와 그 목적에 의해 생성되는 존재자로 나뉘어야한다.
스피노자가 자연을 능산적 자연(能産的自然)과 소산적 자연(所産的自然)으로 나눈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능산적 자연: 범신론에서, 만물의 생산의 근원력이 되는 자연을 이르는 말. 스피노자가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소산적 자연: 범신론에서, 신에 대한 자연을 이르는 말.*범신론(汎神論): 자연과 신의 대립을 인정하지 않고, 일체의 자연은 곧 신이며 신은 곧 일체의 자연이라고 생각하는 종교관. 또는 그런 철학관. 인도의 우파니샤드 사상, 불교 철학, 그리스 철학, 근대의 스피노자ㆍ괴테ㆍ셸링 ...
목적론의 핵심주장은, 사물은 영혼을 수용한 육체를 형성하는 질료에 해당하고, 질료로 구성된 육체는 영혼이 부여된 목적에 따라 운동하면서 또 다른 형상의 사물들을 생성한다.
의식이 물질로 구성된 육체 속에 내재해 있고, 인간의식이 탐구하는 존재본질은 현상계에 대한 본질이다.
철학자들이 서로 격렬하게 공방한 논쟁의 역사 속의 모든 이념은
1) 사회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권력의 주도권을 제공하는 역할 담당
2) 다른 한편은,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올바르게 인도할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 언어표현의 일반성과 개별성이 야기하는 문제점 (40쪽)
객체의 연장속성과 주체의 수의 본성은 대상이 감각을 통해 촉발하고 의식이 대상지식을 구성한 경우, 그 지식이 주관적 성격을 넘어서 개관적 성격을 지니고 모든 인간에게 통용될 수 있는 근거다.
철학은 불변하는 근본요소들의 속성을 관념으로 확정할 수 있는 지성의 구조와 기능이 자연의 본질과 수미일관되게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 논리성을 깨닫는다.
언어는 인간이 만든 창조물이기에 상대방간의 인식수준과 사로(思路)의 감정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이점이 언어가 지닌 최대약점이며, 의사소통에서 혼란을 야기하는 원인이다.
언어의 논리적 작업이 거꾸로 진실과 정반대의 왜곡을 합리화하고 합법화하는 지적작업의 수단과 도구가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언어가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언어를 대신할 기호로서 모든 사유과정과 내용을 진단하고 평가하려는 논리적 발상은 어처구니 없는 착상이다.
3. 전통적으로 철학의 사유방법이 개별과학의 탐구과정에서 길잡이가 되었던 이유 (48쪽)
철학은 선천적 인식기능의 구조와 경험본질을 구분하고, 다시 통합하여 인식론을 구성하였다.
인간이 자신을 개념적 사유를 할 수 있는 형이상학적 존재자로 규정할 수 있었던 단적인 증거는 다름 아닌 무의 개념을 바탕으로 삼아 존재정체를 밝히려고 하는 사유방식을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는 상태다.
인간이 무의 개념조차 존재영역에 포함시켜 존재본질을 탐구하는 존재자인 사실이다. 이 말은 인간이 바로 그 무의 개념을 에베레스트 산봉우리를 정복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처럼 존재 자체를 사유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형이상학의 관념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의식을 진리의 정점으로 이끄는 인간과 형이상학의 관념을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거부하고 스스로의 의식을 회의적 방향으로 이끄는 인간이 서로 구별된다.
이 같은 구분에는 칸트의 입장이 주목된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제1판 머리말의 첫머리에 쓴 다음의 글귀가 바로 인간의식에 주어진 형이상학의 표상을 명확히 진술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인간이성은 자기인식의 어떤 종류에 있어서 각별한 운명을 지니고 있다. 곧 인간이성이 거부할 수 없는 문제에 의해 괴로워지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성이 해답을 주지 못하는 문제는 이성 자체의 본성에 의하여서 이성에게 부과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이성의 모든 능력을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자기가 묻고 답하는 인식과정에서 작동하는 자발적 표상작용'에 관한 주제는 선험철학이 다루는 중요한 핵심과제다. 칸트는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진행하는 사유과정의 속성을 자발성과 상상력의 기능 속에서 서술했다. 원리와 원인의 표상이 동반해야 하는 완전성과 같은 표상을 비롯하여 그 표상을 추진하는 욕망과 의지를 논구했다. 이 작업은 형이상학의 단계로 진입하는 사유과정을 보여준다.
이 표상의 정체를 밝히는 지적 작업은 희 로 애 락 애 오 욕 등의 감정에 의해 발생하는 분노, 염려, 불안, 초조 등의 심리적 표상을 밝히는 작업과 구별된다.
왜냐하면 의식의 사유과정에서 스스로 보편적 궁극원리에 대해 형이상학적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욕망과 의지가 선천적으로 구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렇게 힘든 학문적 작업이 인간의 사유과정에서 결코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형이상학을 수립한 사유기능은 스스로 수립한 형이사학적 이념의 주관적 특성을 반성적 입장에서 거듭 비판하고, 주관과 객관이 수미일관될 수 있는 학적 근거와 실핼방법을 기필코 마련해야 한다.
4. 철학이론의 특성인 보편성이 존재본질 및 인간본성에서 기인하는 점 (56쪽)
뛰어난 인문적 상상력을 가진 이들이 개별상황에 처한 개인들에게 앞으로 나아가야할 마땅한 도덕적 규범과 법을 제시함으로서, 공동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 사건들이 미리 예방되거나 해결된다. 이러한 인문적 사고방식에 통일성을 제공하는 기능은 보편적 원리를 추구하는 쳘학적 사고 방식이었다.
현대철학이 해결해야 하는 당면한 문제점은 인식론에서 자연과학적 사고방식이 여전히 경험론과 수미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라는 의문이다.
언제나 가설을 만들고 실험을 통해 확정해 나가는 자연과학의 사고방식은 합리적 입장이다. 가설과 실험의 지적 방식은 실증적 경험론의 약점을 극복하는 사고방식이므로, 자연과학의 방법론은 근본적으로 경험론이 아닌 합리론에서 그 근원을 찾아야한다.
5. 내용을 배제한 형식논리학의 특성과 선험논리학의 특성이 다른 학적 차이점 (63쪽)
형식논리학은 예로서 사용한 문장에 대해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그러므로 형식논리학을 바탕으로 갖가지 사상이 등장하고, 자신의 주관적 입장에서 예를 선택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한다.
칸트의 인식론 접근방식의 결론: 물질의 형식과 사유의 형식이 서로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지만, 사유기능은 정신과 물질이 서로 다른 점을 명백히 보여주기에 양자는 서로 다른 실체라는 것이다.
칸트 선험논리학의 목적 1)전통적인 의미의 형이상학을 근대자연과학의 지식이 배척하려는 움직임으로부터 구출하여 굳건한 학으로서 재차 정립하려는 목적 2)논리학의 기본토대를 이루는 범주개념이 진리를 표방하는 모든 학적 지식의 바탕이 되는 근원적이고 근본적 기초개념의 진정한 자격을 지니고 있는지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목적 3)선험논리학이 단순한 사유법칙의 형식이 나니라 내용을 다루는 논리학임을 입증하려는 목적
칸트는 합리론의 주장을 난파시킨 발생론으로 물을 우회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으로 물 자체 개념을 내세웠다.
선험철학의 체계가 물 자체 개념을 경계선으로 삼아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과 알수 있는 기지의 영영을 어떻게 서로 융합할 수 있었는지를 밝혀햐 한다.
칸트가 주장한 새로운 형이상학의 체계가 기존의 합리론과 경험론의 주장과 어떻게 다른가는 이런 맥락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해소될 수 있다.
6. 기계론적 인과율과 목적론적 인과율의 양립을 위한 학적 기초정립의 방법론 (72쪽)
사회과학은 자연과학의 사고방식의 틀과 구별되는 인간 삶의 목적과 가치 본질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는다.
자연의 특성을 이용하여 문명사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는 자연법칙으로 설명될 수 없는 사건이다.
자연 개체들이 자기존재에 대해 영혼불멸 의식을 갖고 행동하지 않지만, 인간은 영혼불멸설을 추구하는 문화적 활동을 한다.
의식에서 올바를 판단을 하더라도 실제행동에서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면, 의식에는 두 개의 파단기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 지닌 학적 의의는 형이상학으로 향하는 의식이 이성적 기능임을 명확히 논증한 업적이다.
형이상학을 정립하려는 이성의 특성은 심리학이 고찰하는 심리의 특성과 구별된다는 사실을 객관적 지식으로 명확히 정립했다. 칸트는 지성의 본질을 자발성으로 규정했다.
'칸트 선험철학'은 입문조차 쉽지 않다.
읽고 쓱 넘어가도 다시 앞으로 돌아가 되짚기 일쑤다.
그대로 빠져들기 쉬운 이야기가 아니니, 머리를 쥐어짜며 읽기도 한다.
칸트 선생을 다시 꼭 만나고 싶던 건 내가 즐겨 쓰는 문구가 그의 '행복의 조건'이기도 해서이다.
나의 2번째 종이책 『주주와 레드루의 먼 나라 여행』 마지막 장 '에필로그'에도 아래와 같이 담았다.
'지금 남아 있는 건 꿈틀대는 열정뿐인지도 모르겠다. 아쉽지만 이 열정을 모두 담아낼 힘이 달린다. 종종 들고 나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두려움일랑 팍 접고, 담담하게 살아간다. “I hope I can leave again someday.”
‘어떤 일을 할 것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
칸트가 말한 간단명료한 '행복의 조건'을 읊조리며, 주주와 레드루의 먼 나라 여행 스케치를 마친다.'
이렇게 즐겨 사용하는 글귀를 남긴 칸트의 '비교철학', 언저리를 서상이다 나와도 어느 순간 심취하는 짜릿한 기쁨도 느낄 수 있다.
칸트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200년이 흘렀지만, 그는 근현대 철학의 중심인물로 가까이 느껴진다.
그의 영향력은 근대 철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 철학에서도 칸트의 사상은 곳곳에 담겨 있고, 인류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니체(1844년생) 선생의 '영원회귀'철학과 '초인'으로 안내하는 이야기가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삶 자체도 니체가 더 인간적이다.
그는 여행도 다녔고, 루 살로메를 열렬히 짝사랑하며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도 절절하게 체험한 인간이었다.
칸트는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평생 독신으로 좁은 세상 한곳에 갇혀 살다 갔다.
그래서일까? 칸트는 철학적으로는 깊은 사상을 지녔지만, 인종 차별이 심한 사람으로 조금 모순적인 삶을 살다 갔다.
칸트에게서 크게 아쉬운 점은 그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것.
'인간성은 백인 종족에서 가장 큰 완성 상태에 있다. 황색의 인도인들은 보다 떨어지는 재능을 가졌으며, 흑인(니그로)들은 더 낮고, 가장 낮은 종족은 아메리카 인종 중의 일부이다.'
'백인은 언제나 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종족' (출처: 나무위키) 아시아인인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그의 편협함이 어이없다.
역시, 완벽한 인간은 없나 보다. 칸트 같은 철학자의 확신에 찬 인종차별주의 성향을 보면.
그러나 칸트는 18세기(1724년생) 사람이니, 그의 지독한 '편견과 오만'은 당대의 치부이니, 무시하고 넘겨버린다.
'Zwei Dinge erfüllen das Gemüt mit immer neuer und zunehmender Bewunderung und Ehrfurcht, je öfter und anhaltender sich das Nachdenken damit beschäftigt: der bestirnte Himmel über mir und das moralische Gesetz in mir.'
'그것에 대해서 더 자주 끊임없이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새로워지고 점점 더 커지는 경탄과 경외감으로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 것이 있다. 그것은 내 위에 있는 별로 가득 찬 하늘과 내 안에 있는 도덕 법칙이다.' - '이마누엘 칸트의 묘비명'출처: 나무위키
1. 칸트 철학과 현대철학의 공통분모 (83쪽)
근대는 중세와 구분된다. 근대와 현대의 구분은 문명의 발전 성과에 의해 구분할 수 있다.
칸트 철학의 방법론이 독단론의 지나침과 경험론의 모자람을 극복하려는 변증적 체계의 결과였다.
그의 철학체계는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각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현대성의 학적 효용성을 고려하면, 현대인에게는 경험론자인 흄의 회의론 입장을 취할 바에야 차라리 칸트의 합리론 입장을 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해야 한다는 논리실증 주의자인 비트겐슈타이의 생각을 취할 바에야 차라리 선험철학체계의 입장에서 형이상학을 수립한 칸트의 입장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지는 '제일철학인 형이상학을 배제하고 철학이 학문으로서의 철학일 수 있는가?'를 다시 논구해야 한다.
칸트의 비판철학이 지닌 현대성은 문명 창조의 원동력인 비판정신을 인류 역사의 전면에 내세운 점이다. 인간 지성의 창조적 본질이 의식의 선천성과 선험성에 있음을 논증한 방식이다.
선험철학의 현대성 논구는 여러 관점을 고려하여 다음 세 가지 관점으로 정리해 본다. (89쪽)
1) 칸트 철학체계의 현대성 여부는 현시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해명 중인 철학의 의문점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 그 논구는 칸트 철학의 이론을 견강부회(牽強附會,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함)하게 해석, 칸트의 의도를 전혀 다르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2) 헤겔의 저서 논리학에서 표현된 진술처럼, 진리가 학문의 체계화된 지식이라면, 진리의 본질은 학문의 지식체계에서 드러난다. 철학자가 수립한 존재원리는 철학자가 서술한 사상체계의 처음과 끝을 다 흝어보아야만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하나의 통일체계에서 부분, 부분만을 발췌하여 인용하는 방식은 철학자가 주장하는 존재원리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이런 방식의 설명에는 진리의 전체모습을 드려낼 수 없는 한계가 발생한다.
'지금 독자로서 칸트 사상을 요약해서 보관해 두고 싶은 욕심으로 이 글을 옮기는 나 자신의 잣대도 무척 조심스럽다. 이런 요약으로 내가 과연 칸트의 깊이 있는 선험철학을 얼마나 공유하고 사유할 수 있단 말인가!'
3) 칸트는 인간이 궁극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인식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말을 『순수이성비판』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형이상학을 구축할 수 있는 인식기능과 능력을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함을 확실히 천명했다.
'인간의 이성은 그 인식의 한 종류에 있어서 회피할 수 없는 문제에 시달리는 특수한 운명을 지니고 있다. 이 문제를 회피할 수 없는 까닭은 이 문제가 이성 그 자체의 본성에 의하여서 이성에 부과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은 이 문제에 해답을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 이성의 모든 능력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칸트의 통합적 철학체계 (93쪽)
칸트 철학체계가 짜임새 있게 구성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순수이성비판』의 목차이다.
그는 『순수이성비판』을 구성하고 있는 체계를 크게 선험적 원리론과 선험적 방법론으로 대별했다.
선험적 원리론은 선험적 감성론과 선험적 논리학으로 구분했고, 다시 선험적 논리학은 선험적 분석론과 선험적 변증론으로 구분했다.
칸트는 이런 방식을 거쳐 존재론과 인식론과 논리학의 삼자가 수미일관된 기본토대를 바탕으로 사유방식의 통합기능을 논증하였다.
칸트는 형식논리학과 차별되는 선험적 논리학의 범주(Categorie, 지성의 순수 개념)개념을 크게 네 가지 강목으로 구성했다. 새롭게 도입한 양과 질의 강목(綱目,사물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자세한 조목)을 뒤이은 관계와 양상(樣相, 판단의 확실성. 일정한 판단의 타당한 정도)의 강목을 주목해야 한다.
양상강목의 범주개념에 정립이, 비로소 인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시간을 논리적으로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는 제약이기 때문이다. 곧 인간이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관한 사항을 학문으로 다룰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칸트는 '신이란 무엇인가?'의 주제는 '자연이란 무엇인가?'와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세 가지 주된 존재론은 근원적으로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던 것으로 통합 진리체계를 구축한다. 세 가지 주제를 해명하려는 작업과 직접 연결된다.
칸트의 3대 비판서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궁극의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칸트의 학문적 업적이 담겨 있다.
칸트의 주요 저서는 3대 비판서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 비판』이 있다.
『판단력 비판』은 칸트의 3대 비판서 중에서 1790년 맨 나중에 나온 저서다.
인식론 『순수이성비판』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지를,
윤리론 『실천이성비판』인간은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지를,
미학 『판단력비판』 인간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지를 다루고 있다.
칸트의 3대 비판서가 추구한 새로운 형이상학의 체계에서 주목해야 할 특성은 존재의 근본원리를 기계적 인과율과 목적적 인과율의 양립과 조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논점이다.
비판철학서의 모든 체계를 직시하면, 칸트 사상의 특성은 다음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01쪽)
1) 칸트는 본질과 현상의 이원적 구분을 학문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전단계의 작업으로 외부대상인 사물과 사물 그 자체인 물 자체로 구분했다.
* 물자체(物自體, 독일어: Ding an sich, 영어: thing-in-itself) 또는 누메논(Noumenon)은 칸트철학의 기본개념으로, 감각의 사용과 독립적으로 알 수 있는 사물 또는 사건을 말한다. "물자체=누메논"과 대비되는 개념은 "현상=페노메논"(phenomenon)이다. 즉, 플라톤 철학과 비교하자면 물자체는 이데아에 해당한다. (자료출처: 위키백과)
2) 칸트는 합리론의 연역적 체계와 경험론의 귀납적 체계를 통일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전통적 논리학을 새롭게 개편, 선험논리학으로 재구성했다.
3) 칸트는 이성의 월권을 방지하기 위해 선험논리학의 근본체계인 범주개념을 구성하기에 앞서 존재론과 인식론을 통합하는 장소로 선험적 감성론을 독립시켰다.
4)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사변이성이 학문적으로 다룰 수 없는 형이상학의 대상인 신을 『실천이성비판』에서 요청의 대상으로 정립하고 학적 대상으로 삼았다.
5) 칸트는 『판단력비판』 전통적 논리학에서 다루는 판단개념을 두 가지 성격으로 구분했다.
오성(悟性, 감성 및 이성과 구별되는 지력(知力). 특히 칸트 철학에서는 대상을 구성하는 개념 작용의 능력)의 판단력을 사변이성과 실천이성에서 작용하는 규정적 판단력과 반성적 판단력으로 구분했다.
* 실천이성(實踐理性): 칸트 철학의 기본 개념으로 도덕적인 실천의 의지를 규정하는 이성을 가리킨다. 칸트는 『실천 이성 비판』에서 사변 이성과 실천 이성을 대비적으로 비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두 이성이 서로 분리된 다른 이성인 것은 아니다. 하나의 순수 이성이 다른 의도와 관심에서 그리고 다른 영역에서 작동하는 것을 표현하는 말일 따름이다. (자료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실천이성,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 규정적 판단력: 특수를 이미 주어져 있는 보편에 포섭시키는 능력이다. 의사의 진단, 심판의 판정, 판사의 판결 따위가 이에 해당하며, '이것은 펜이다' 따위의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판단들은 대부분이 이에 속하기 마련이다. 이는 객관적이다.
* 반성적 판단력: 특수만이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그 개별자가 포섭되면 좋을 '그럴싸한' 보편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오늘날로 따지면 철학에서 사용하는 탐구태도와 유사할 듯. 칸트에 따르면 반성적 판단력에는 지성과 상상력이 필요하며, 엄밀한 객관성과 필연성을 단언할 수 없기에 이는 주관적이다.
칸트는 반성적 판단력을 다시 미감적 판단력과 목적론의 판단력으로 나눈다.
더 나아가 칸트는 인식의 감각적 감성기능을 예술의 차원으로 격상시키고 그 기능을 반성적 미감능력으로 정립했다.
칸트는 진정한 미는 사물화, 구체화할 수 없다고 했다.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이 아름답다고 하나, 미학자들은 그걸 진짜 아름다움 그 자체일 것이라 확정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흘낏 미의 특성을 보여주는 예시일 뿐이다.
* 미감적 판단력: 말 그대로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능력이다. 우리가 꽃이나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든다고 느끼는 것이 대표적이다. 칸트는 이를 주관적 취미판단으로 정의한다.
* 목적론적 판단력: 이는 목적론적 사고에 의거해 대상의 합목적성을 따지는 능력이다. 자연의 합목적성을 평가하는 능력이다. 칸트는 이를 반성적 취미판단으로 정의한다.
칸트가 철학이 지닌 보편학의 성격을 '만학(萬學)의 어머니'라고 표현한 이유는 전통적 학문의 입장을 따른 생각이었다.
이 표현은 철학적 사고방식이 모든 과학이 추진하는 탐구방식의 근본토대인 특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곧 철학의 비판적 사고방식의 근본토대인 특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철학적 사고방식은 당면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현실적 방법을 찾아 제시하는 창조적 사고방식이어야 한다. 이유는 철학적 사고의 또 다른 모습인 과학적 사고가 과학적 지식을 산출하였고, 철학적 사고방식의 결실인 수많은 과학들이 탄생하여 독립할 수 있었던 정황 때문이다.
근대철학자인 칸트의 사상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그 판단은 칸트의 진술을 명확히 제시해야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 해석 작업은 현대의 문제점과 이해방식을 열거해놓고 곧바로 칸트의 진술이 이런 사실을 이미 포함하고 있다는 비약적이고, 아전인수식의 해석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칸트의 현대성논구는 크게 두 가지 장애를 철저히 해명해야 한다.
1) 칸트의 수학과 과학적 사고방식이 현대적인 특성이다.
2) 칸트의 철학이 지향한 방향이 현대의 철학이 지향하는 방향과 본질적으로 결코 상이한 방향이 아닌 정황이다. 곧 칸트의 철학사상의 연장선상에 현대철학자의 사상이 머무르고 있는 정황이다.
칸트의 현대성은 두 가지 역사적 관점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1) 칸트의 사상체계가 여전히 현대철학자의 사상체계의 밑거름인 사실
2) 근대의 합리론과 경험론의 맥을 또다시 계승하여 발전시키려고 시도하지 않는 한, 그리고 더 나아가 현대문명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사상적 동인과 동력을 제시하지 않는 한, 두 사상의 조류를 조화롭게 통합한 칸트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현대사상의 저류에서 근본토대로 자리 잡고 있는 사실
오성과(悟性) 구별되는 이성의 특징 (108쪽)
칸트는 한편으로는 형이상학의 입장에서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합리론적인 사고노선 및 사고방식을 비판적으로 거부하고, 다른 편으로는 인식론의 입장에서 록트와 흄이 개척한 경험론의 사고방식을 비판적으로 수용했다. 칸트는 이런 입장에서 철저히 인식의 순수기능을 해부하여 인식론과 형이상학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칸트는 인신의 순수기능을 감성, 오성, 이성으로 구분하고, 이념을 수립하는 이성의 본질을 규명했다.
2. 형이상학을 토대로 한 보편학문 (119쪽)
학문의 근본원리를 제공하는 철학의 핵심은 형이상학(形而上學, Metaphysics 세계의 궁극적 근거를 연구하는 학문 )이다.
칸트는 인식대상과 사유대상을 구분했다. 인식대상은 과학의 대상이지만, 사유대상은 신과 영혼불멸이지만, 신과 영혼불멸은 학문대상이 아니다.
칸트는 인식대상이 아니고 사유대상인 신과 영혼불멸은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학문적 방법이 선험철학의 체계이다.
형이상학의 통합성을 배척하고서 어떻게 인간의 지적 활동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의 반론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의문을 압축하고 있다.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의문은 자연과 신의 존재를 해명해야만 해소될 수 있다.
형이상학의 보편성은 공간과 시간의 무한성을 상상력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인간은 공간과 시간의 무한성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 덕분에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다가갈 수 있다. 적극적 생존방식은 상상력의 적극적인 활동에 기인한다.
칸트는 형이상학의 보편성을 확립하기 위해 변화하는 모든 현상을 포괄하는 존재원리의 틀을 형식적으로 구축했다.
모든 현상의 변화가 인식의 틀 속에서 파악되기 때문에, 칸트는 인간의 인식기능이 형이상학을 비롯하여 모든 학문을 진리의 전당으로 구축할 수 있음을 분명히 논증했다.
칸트는 관념론이 유발하는 모든 문제점을 명확히 직시하고, 그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 의식과 사물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음을 전제했다. 즉, 사물이 없으면 의식의 인식이 없고, 의식의 인식을 벗으면 사물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선험적 관념론의 요체이다.
3. 형이상학의 학적 위기 (141쪽)
칸트는 비판의 목적을 3가지로 밝힌다. 존재론, 인식론, 논리학을 하나로 통합한 철학체계를 지향한 입장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비판은 서적이나 체계의 비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이 모든 경험과 독립하여 추구할 수 있는 인식에 관한 이성능력 일방의 비판, 형이상학의 일반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결정, 형이상학의 원천 및 범위와 한계의 확정을 의미한다.(이 모든 것은 원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철학은 다른 과학들의 지식과 달리 고전적인 인물들의 주장을 여전히 고수해야 하는지의 이유는 다름 아닌 철학의 보편성이다. 현대인이 고민하는 문제들은 당연히 이 시대가 당면한 난제들이긴 하지만, 인간의 삶의 형식이 결코 변화하지 않는 점 때문에, 현대인이 당면한 문제들의 근본속성도 과거 인들의 당면한 문제들의 근본속성과 다를 바 없다.
그 해결방식도 여전히 전체를 전망하고, 보편적 사고의 틀 속에서 현실의 장애를 비판한다.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는 사유과정에서는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현대사회와 현대철학은 통합이론이 필요하다.
현대성의 논구는 중세사회에서 근대사회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여러 사상들의 발상을 참조해야한다. 그들의 사상은 당대 그들이 스스로 창안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인류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선각자들이 올바른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내놓은 사회개혁 방안을 바탕으로 그들이 짜깁기한 근대사회의 변혁이론이었다.
외형적 발전 모습으로 인간사회의 빈부갈등을 비롯한 갖가지 문제점들이 표출됐다. 발전한 만큼 더욱 강력한 대중들의 반발이 유발되었다. 이는 여러가지 변수가 섞어 얽힌 복잡한 사회문제이나, 사회철학자들은 단순한 각도에서 이 문제를 분석하고 평등이론으로 짜깁기한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를 내놓는다.
물질문명의 발전만을 혁명의 동인으로 삼아 평등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했으나 오판이었다.
4. 과학이론의 학적 토대인 형이상학 (169쪽)
비판철학의 발상이 현대사상의 토대다. 반형이상학의 발상도 형이상학의 사고방식이다.
칸트는 서구사상의 전통에 따라 제일철학인 형이상학의 구체적 주제를 신, 자유, 불멸성이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반형이상학의 주장의 영향을 받은 다수의 현대인들은 이 점을 주목하고서 칸트 철학체계를 고루하고 반현대적이라는 부정적 선입견을 가지고 거주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현대철학은 칸트의 인식론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인간이 추구하는 진리, 곧 존재정체에 해당하는 존재원리가 형이상학의 토대이며, 그것을 논구하는 작업이 형이상학을 해명하는 작업이다. 칸트가 말하는 이성개념은 모든 대상을 아우르는 통합원리로서 형이상학적 개념이다.
현대사회의 모든 문제점은 사회구성원들이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상황을 똑바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칸트가 논구한 실천적 자유와 선의지의 개념은 여전히 현대적이다.
5. 철학적 물음의 정체는? (202쪽)
형이상학에서 발생론의 물음
인류가 동물적 삶의 수준에서 벗어나 문명의 삶의 수준으로 전환한 이래, 인간은 항상 형이상학의 담론 속에 살았다. 오늘날의 학적 형식은 아니었지만, 인간의 삶은 한결같이 제일원리 즉 제일원인에 해당하는 존재를 질문하고 답하며 살았다.
고대인이 현상에 대한 원인을 따지는 지적 사고방식은 현대인의 지적 사고방식과 동일하고 동질적이었다.
개별적 지적 수준과 상관없이 형식적으로 선천적 사고 틀이 동일한 점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시·공의 제약을 벗어나 언제든지 동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해명을 추구할 수 있었다.
물리학 기하학 수학의 출발은 모두 다 정합적이다. 곧 관념적이다.
이것은 유물론은 원자론을 펼치면서 정신의 실체를 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신에게 신의 정체를 질문하듯이 물리학과 기하학과 수학에게 그들의 정합성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물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물질의 역학적 운동에 관한 질문에서는 유물론은 관념적 정합성을 올바르게 설명할 수 없다.
그러므로 칸트가 전략적으로 채택한 물자체(物自體) 개념은 그런 정도로 결코 부정될 수 없다.
칸트 방식의 우회적 논증과정에서는 여전히 물자체 개념은 학적 효용성을 지닌다.
6. 발생론적 질문과 합리론의 방법론 (221쪽)
인간이 존재정체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최대 난관은 발생론의 물음이었다. 이 물음은 인간이 갖춘 인식조건으로는 도저히 해명할 수 없는 존재론의 물음이다.
생성· 소멸의 과정을 겪으면서 탄생한 모든 현상계의 복합체들은 인간의 인식조건에서 바라보면 두 가지 형식으로 구분된다.
1) 감각을 촉발하여 발생한 감각적 직관의 표상
2) 감각기능을 촉발하지 않고 생성·소멸의 모든 과정
칸트가 설정한 물자체 개념은 후자인 생성·소멸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원인과 목적에 해당하는 용어다.
물자체 용어는 인식기능이 사물을 감각적 직관으로만 접촉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사물의 원인과 목적을 파악해야 함을 보여주는 개념이다. 그러나 물자체가 생성·소멸의 궁극 원인에 해당하는 초월적 신의 존재를 의미하는지 그 자체로는 미지수이다.
발생론적 의문을 간접적으로 해소하려면, 그 요건은 이념적 측면에서 도덕법칙에 의한 사회현상과 자연법칙에 의한 자연현상이 일관성을 갖추고 서로 조화롭게 공존해야한다.
칸트의 선험철학의 체계가 바로 이런 의도에 맞추어 구성되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에서 인식기능의 구조와 역할 및 조화를 논구하여, 자신의 의도를 달성하려고 했다. 이 관점에서 칸트 철학의 현대성을 검토해야 한다.
7. 칸트의 형이상학 체계 (228쪽)
선험논리학의 철학적 의의를 제대로 파악하려먼, 감성과 오성 그리고 이성에 대한 구분과 그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해야 한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구성하는 선험논리학의 모든 체계가 순수오성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이론인 사실을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논구한 인간이성은 나 호로 독립적이고 독자적 이성이 아니라, 오성(悟性)의 지식을 총괄하는 특성이 이성이기 때문이다. 인간지성이 대상의 존재를 감지하는 감성, 감지된 인식재료를 지식으로 수립하는 오성, 오성의 지식들을 통일하여 형이상학적 원리로 수립하는 이성으로 구성된 구조 때문이다.
현대인의 입장이 형이상학의 대상을 부정하고, 형이상학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면, 칸트가 정초한 새로운 형이상학의 모습은 여전히 현대적이다.
8. 보편이론과 상황논리의 상관관계 (241쪽)
인간이 지닌 모든 철학적 의문의 근저에는 '자신이 아라고 싶어 하는 문제를 자신의 지성이 완전히 파악할 수 있겠는가?'의 인식론의 의문이 선결문제로 놓인다.
이 의문의 해명은 줄곧 합리론과 경험론의 입장 차이에 의해 서로 충돌했고, 그 입장의 차이는 현대철학이 겪는 자기 정체성의 위기도 이와 같은 근본과제를 바탕으로 하여 논구해야 한다.
칸트의 비판철학이 통합작업을 수행했다. 칸트의 비판철학이 지향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합리론의 길과 경험론의 길을 똑같이 막아버린 인식론의 한계점을 일단 먼저 정리해야 했다. 이 논구는 '인간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주제와 직결한다. 인식기능을 논구하는 과정에서 합리론은 자기주장의 논증방식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수학 및 기하학의 학적 체계를 경험론 전면에 내세웠다.
칸트가 논구한 이념은 이성의 인식작업에 의한 결과이므로,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이념은 오성의 지식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므로 시간과 공간의 상황에 대응하는 상황논리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구성원들이 반목하고, 질시하고, 대립하는 현상은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도덕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칸트 철학의 최대 난점은 사회지도층이 도덕이념을 왜곡하는 인격의 이중성이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도덕철학의 본질을 외면하는 발상의 편의성이다.
현대인의 해결책은 도덕 형이상학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도덕의식을 회복하는 일이다. 현대인이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하므로, 그런 점에서 칸트 철학은 여전히 현대적이다.
1. 초월철학이 아닌 선험철학 (253쪽)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자신의 철학을 초월철학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선험철학이라고 번역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범주개념을 선의지의 실천영역과 미의식의 반성적 판단력의 영역까지 확장했다.
더 나아가 그 바탕 위에서 도덕철학과 종교철학의 학적 토대까지 제공했다.
이 용어는 초월적으로 오해할 수 있는 측면을 벗어나야, 칸트의 철학체계에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전체성의 분량 개념이 지시하는 대상을 인식해야 하는 당위성 때문이다. 전체성의 범주(Categorie, 지성의 순수 개념)개념은 인간이 전체 대상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을 가리킨다.
인식기능의 실천적 성격을 파악하면, 칸트 사상이 의도한 선험철학의 학적 의의 및 본질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다. 사변이성의 기능만 고려하면 transzendental의 용어를 초월적으로 번역해도 무방할 수 있겠으나, 실천이성의 기능까지 고려하면 선험적이라고 번역해야 칸트의 의도가 명확해진다.
예컨대 빛보다 빠른 물체가 존재한다면 빛보다 앞서가서 그 빛 속에 담겨 있는 과거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대로, 현상계의 경험사실보다 앞서가려면 당연히 그 경험을 앞질러 가는 사고방식이 필요한 조건 때문이다. transzendental의 번역은 초월보다 선험의 용어가 적절하다.
2. 인식론에서 논리주의와 심리주의의 논쟁 (253쪽)
철학은 인식기능을 심리기능과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의 정신기능으로 구분했다. 다양한 사태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부도덕한 모습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보편적 본질에 입각한 이성이기 때문이다.
칸트는 오성(悟性)의 판단이 감성에 의해 잘못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므로 오성의 잘못을 바로잡을 지성의 기능은 이성이외의 다른 기능이 있을 수 없다.
인간의 인식기능이 심리기능에 의해 왜곡될 수 있는 진원지는 감성이 오성을 왜곡시키는 경우다.
칸트는 이 점을 아래 글에서 서술했다.
'감성이 오성의 밑에 놓이게 되면 감성은 오성이 제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객관으로서의 실제적 인식의 원천이 된다. 그러나 바로 이 감성이 오성의 활동 그 자체에 영향을 주어서 오성의 판단을 규정하면 감성 오류의 근거가 된다.'
3. 비판철학과 선험철학의 상관관계 (253쪽)
칸트는 종래의 독단론이나 회의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였으며, 『순수이성비판』에서 직관(경험)과 개념(사유)을 인식하는 이성(理性)의 능력을 의심하고 규명해야 한다고 비판철학(批判哲學)을 주장했다.
중세 스콜라 철학의 용어인 transcendentalis는 각 범주를 초월하여 모든 존재하는 것에 적용되는 개념으로서의 존재 ·진 ·선 ·미 등을 뜻하였다. 칸트는 이것을 ‘대상에 관한 인식이 아니라 오히려 선천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의 대상 인식방법에 관한 인식’을 뜻하는 근대적 인식론의 선험철학(先驗哲學)용어로 사용했다.
칸트의 비판철학과 선험철학은 존재 철학에서 의식 철학으로, 형이상학적 존재론에서 인식론(認識論)으로, 근세 철학의 문제설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4. 선험철학의 학적 의의 (253쪽)
선험철학은 존재론 인식론 논리학의 삼위일체로 통일시킨다.
비판철학은 인류와 자연이 현상계에서 무한하게 거듭하는 실존의 성격을 인식하기 위한 방법론을 구성한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을 통해 진리의 본질을 추구하는 철학의 궁극목적을 환수하려고 시도했다.
칸트는 '인간의 모든 인식은 경험에서 시작되지만, 그러나 경험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칸트가 보여준 방법은 우선적으로 인간이 외적 대상을 경험하고, 그다음 모든 지각판단의 지식들을 나열하고, 마지막으로 외부대상에 속하는 표상을 제외한 나머지 표상을 가지고 내부인식구조로 확립하는 것이었다.
모든 경험적 사실을 포용하는 존재원리는 인식론, 논리학, 존재론이 통합할 적에 이루어지는 작업의 결실이다.
비판적 합리론의 사유방법은 1) 경험적 사실을 통합하는 과정 2) 모든 현상에 공통되는 속성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쳐 통합론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비판적 합리론은 두 가지 기준을 확립한다. 1) 신의 존재가 존재론과 인식론과 논리학의 통합과정에서 항상 일관되어야 하는 조건 2) 최고 원리에 해당하는 신도 다른 현상의 개체들과 마찬가지로 존재자이므로, 자신이 포괄하는 존재의 범위와 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제약
칸트의 이론체계는 이와 같은 특성을 담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의 선물이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의 논리적 사고방식은 비판적 합리론의 탐구방법이다. 인간이성이 존재의 궁극원리를 정립하는 타당한 방법이다.
5. 3대 비판서 구성, 선험철학의 근본체계 (253쪽)
선험철학의 체계는 존재론과 인식론과 논리학을 하나로 통합한 복합적 구성이다.
그러므로 선험철학의 예비적 성격을 지닌 3대 비판철학 서적을 종합하여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않으면, 선험철학의 올바른 이해가 불가능하다. 그들의 상호관계을 밝히려면, 그들의 통일성에 내재한 복합적 여러 요인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현상계의 복잡한 변화사태을 파악하는 인식기능이 존재론적 측면, 인식론적 측면, 논리학적 측면이 함께 어울려져 구성하고 있음을 파악해야 한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전통적 논리학을 선험논리학으로 재구성했다. 선험논리학의 선험적 변증론에서 존재론을 논구했다. 선험논리학에서 범주의 틀을 바탕으로 하여 『실천이성비판』에서 실천이성의 선의지를 논구했다. 『판단력비판』에서 미의식의 주관성과 창조성을 논구했다.
3대 비판서의 구성이 선험철학의 근본 체계임을 명확히 입증하려면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비판철학과 선험철학의 체계를 완성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해야한다.
칸트의 의도는 역설적으로 일상생활의 상식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더 명료해진다. 칸트의 학적작업이 일상생활이 실천행위와 직접 연관된 실재적이고 실질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transzendental의 개념은 인간이 대상과 무관하고 초연해질 수 있는 의미가 아니다. 초월적 대신 선험적이라고 번역해야 하는 근거와 이유는 1) 칸트가 자신의 사상체계를 초월철학이라고 말하려고 했다면 굳이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transzendent의 용어를 사용하였을 당위성 때문 2)이 용어가 데카르트 이래로 진행된 인식론 중심의 근대철학의 특성을 고스란히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성 때문이다.
3대 비판서의 내용은 세 가지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1) 인간을 감싸고 있는 자연 곧 인간이 탄생하여 살다가 죽는 삶의 터전인 자연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자연의 원리를 규명하려는 자연 형이상학적 입장 2) 설사 자연의 원리를 올바르게 이해했다고 해도, 인간 상호 간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지 않으면 인간은 자신의 삶의 터전인 공동체를 제대로 건설하고 유지할 수 없다. 3) 인간의 삶의 터전이 동물의 삶의 터전과 다른 특징을 갖는 근거는 인간의 삶의 터전인 사회가 문명과 문화로 이루어진 공동체인 점이다.
3대 비판서가 하나의 구도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 서술되지 않으면 안 되는 중대한 이유는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인간의 존재를 온전하게 설명할 수 없게 되는 삼위일체적 구조의 성격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형이상학적 지성의 기능을 이와 같은 3가지 요소의 본성으로 각각 나누고, 그 구분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유기적 체계로서 해명해야 한다.
6. 논리학은 학문체계의 근본토대 (253쪽)
칸트는 선험논리학을 선험철학에서 다루고, 그 논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이상학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먼저 자연과학의 눈부신 성과 때문에 허물어진 형이상학을 새롭게 정초(定礎)하기 위해, 순수수학의 어떻게 가능한가? 순수 물리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등의 인식론의 과제를 검토했다. 더 나아가 신과 인간은 무엇인가의 정체성을 검토했다.
마침내 칸트는 스스로 선험철학을 비판철학이라고 밝혔듯이, 존재론의 근본과제를 진행한 자신의 의도대로, 형이상학을 새롭게 정초하기 위해 구축한 철학체계인 선험논리학의 골격을 비판의 사유방식을 통해 형성했다.
칸트는 모든 선천적 인식을 선험적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의식에서 발생한 표상이 선천적인지를 인식하는 기능을 선험적이라고 규정했다.
1. 코페르니쿠스적 인식전회의 방법론적 의의 (347쪽)
비판철학, 선험철학의 목적과 연관, 칸트가 스스로 '코페니쿠스 전회(Kopernikanische Wendung)'의 용어를 사용한 의도를 주목해 본다.
칸트는 인식론의 관점에서 서구철학의 흐름을 반드시 바꾸겠다는 신념이다.
그리고 그 전회의 학문적 결실은 선험철학의 사유방법론을 널리 전파하여 서구사상의 세계화를 꾀한 장점이다.
칸트가 『순수이성비판』 제2판 머리말에서 제기한 세 가지 의문은 단순한 철학의 의문이 아니라, 철학의 세계화를 향한 질문이다. 진리의 보편성을 바탕으로 하여 지구의 모든 나라가 과학을 수용하는 역사를 감안하면, 지식의 이 보편성은 세계화의 토대이다. 그 질문은 다음의 세 가지 과제이다.
1) 순수 자연과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2) 순수수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3) 순수 형이상학은 어떻게 가능한가?
2. 존재론, 인식론, 논리학의 통합 (350쪽)
선천성과 선험성이 연결된 논리적 상호연관성
인간의 삶은 이념적이다. 여타의 동물들은 인식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능은 문명과 문화를 창조할 수 없다. 그들의 지각은 이념적일 수 없다. 어떤 존재자도 문명과 문화를 창조하려면 동물과 다른 종류의 사고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 사고방식은 형이상학적 이념을 추구하는 사고방식이다. 동물의 인지능력에는 자연의 사물을 무명의 창작물로 전환하는 창조적 기능이 없다. 인간의 사고방식에 선천적으로 내재한 진·선·미의 관념이 없다.
인간이 타고난 선천적 인식기능은 인간 자신이 형이상학적 존재임을 밝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선험철학은 그 기능과 능력을 탐구한다.
선천성과 선험성의 개념은 인간의 형이상학적 본성을 논구하는 작업에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비판철학의 체계가 선험철학의 본질인 점
비판철학은 지·정·의 3가지 기능이 삼위일체로 인간본성을 구성하고 있는 사실을 규명했다. 지성이 사변이성의 영역에서, 욕망에 대한 의지가 실천이성의 영역에서, 감정의 미의식은 감각의 지관의 영역에서 설명한 근거와 이유를 분명히 해명한 작업이다.
이 해명이 비판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논구대상인 이유는 대상이 육체의 감각에 의해 의식의 내감에서 오감의 속성을 구성하는 표상을 촉발하는 방식을 설명한 논증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인간의 판단은 쾌와 불쾌의 감성적 느낌에 의해 죄우된다. 그러므로 이성의 역할은 쾌와 불쾌의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두 방면으로 나누어진다. 사변이성에서 오성(悟性)이 그리고 실천이성(實踐理性)에서 의지가 각각 당면한 쾌·불쾌의 문제를 해결할 지식을 정립하고, 욕망을 통제할 방법으로 도덕적 규범을 구축하는 작업이다.
1) 사변이성 영역에서의 회의주의
2) 실천이성 영역에서의 쾌락주의
3) 감성의 느낌의 판단기능이 지성의 판단기능을 앞질러 오도하는 비학문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쾌·불쾌의 감성적 느낌은 위 세 가지 사안과 결부하여 복잡한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
인간의 의식구조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목적이 뚜렸해진다.
이것은 개인이 올바른 행동양식을 선택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개인들이 다 함께 더불어 공동으로 그 기능을 올바르게 작용할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들을 교육시키는 교육제도, 교육기관, 교육과정을 만드는 작업이다.
3. 선험성, 초월성과 내재성 (363쪽)
선험철학의 학적 본질은 선험성이란 용어가 지닌 소극적인 측면과 적극적인 측면의 양면성의 모습을 올바르게 들추어내야 제대로 직시할 수 있다.
소극적 측면에서는 형이상학의 월권을 방지한 방법론이고, 적극적 측면에서는 『칸트와 철학의 문제들』을 저술한 하이데거의 입장처럼 기초존재론의 성격이다. 칸트는 이 양면성 위에서 형이상학의 체계를 구성했다.
인간의 인식기능이 스스로 자신의 본성을 비판함으로써 최고선의 대상을 주관에서 객관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물자체(物自體)의 영역을 인식대상으로 삼지 못해, 불완전하고 불충분하고, 안전하지 못한 형이상학은 실천이성이 최고선의 원칙을 수립함으로써 부족함을 충족하고 자신의 학적 토대를 확립할 수 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새로운 형이상학을 위한 예비학(豫備學, Propädeutik)으로 삼고, 선험철학의 이론체계를 구축했다.
* 예비학: 개개의 학의 체계에 선행하여 학에 있어서 불가결한 사유의 논리성을 정비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는 '논리학(Logik)'이 이에 해당된다. 그 예는 예셰 편 『논리학』에서 보이는데, 거기서 예비학은 학의 '기관(Organon)'과 대비적으로 사용된다. 즉 기관이 인식대상과의 관계를 포함하고 인식을 확장하여 체계를 구축하는 기능을 떠맡는 것인 데 반해, 논리학은 "모든 지성 사용 및 이성 사용 일반"의 형식을 포함할 뿐 "인식 대상에 관계하지 않기" 때문에 인식 일반을 지성의 형식에 적합하게 만드는 단순한 일반적인 이성적 기술"로서 "우리의 인식의 판정과 수정에 도움이 되는 데 불과하게" 된다. (자료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칸트 사전')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기존의 철학지식뿐만 아니라 철학적 사유방식을 비판했다.
더 나아가 모든 지성인이 기존지식을 비판할 수 있는 올바른 기준을 갖추고 있음을 서술했다.
칸트의 비판철학이 물자체를 설정하고 신을 요청하고, 신의 존재에 대해 불가지론을 펼치고, 사유에서 신을 요청한다고 하여, 인간이 파악한 진리가 개연적 지식이 되고, 불가지론에 의한 회의적 지식이 되는 것이 아니다.
칸트의 선험철학체계는 문제 될 것이 없다. 경험의 입장에서도, 합리론의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모두 수용하고 있는 점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칸트 선험철학의 방법론은 여전히 현대적이다.
이 책을 지은 이현모 교수는 후기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구체적이고 직접적 칸트 사상보다는 칸트 철학체계가 지닌 학의적 의의와 현대성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가 유념한 생각은 서구 철학자가 서구적 철학 사상을 제일 잘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타성에 기인한 선입견에 불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왜냐하면 서구의 사상가들이 칸트와 더 나아가 헤겔의 사상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칸트와 헤겔에 대한 그들의 비판이 제일 정확할 수 있겠지만, 그들이 제기한 칸트와 헤겔에 대한 이해와 비판점이 오히려 더 잘못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369쪽)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공유하는 일은 형이상학적인 논리작업이다.
사유 형식인 동시에 실재 형식이니 우리는 존재원리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간다.
칸트는 17세기 철학자지만 그의 선험적 철학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에서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종교적 관점(신의 존재 유무)이나 인종차별적인 성향(백인 우월성의 확신)은 현재적이지 않다. - 이 책에서는 칸트의 인종차별적인 성향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논하지 않았다. -
나 자신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이 이야기는 여기서 접겠다.
어떤 인간도 시공간의 테두리를 뛰어 넘긴 쉽지 않다.
누구에게나 시대를 흐르는 생각과 몸을 담고 살아가는 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가끔 세상을 앞서 살다간 각 분야의 천재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삶은 무척 고되고 힘들었다.
칸트는 나름 평온한 삶을 살다간 철학자다.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즐겼다고 전해지고, 평생 사유의 삶을 살다 갔다.
그의 깊은 사유는 그의 비판 철학서 3권에 그대로 담겨있다.
삶과 생각이 거의 일치했던 삶을 살다 갔으니, 행복했으려나!
그는 자신의 비판철학을 선험철학이라고 했다.
철학자로서 그가 남긴 업적은 여전히 유효하고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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