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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살아보기' 길섶 마지막 밤을 뜨겁게 보내고!

'밥 잘 주는 민박집, 오늘 저녁' MBC촬영팀 만나, 어쩌다 깜짝 출연

by Someday


남원시 주생면 딸기 농장을 나서,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중턱 '길섶'으로 향한다.

도중에 지리산 휴게소에 잠시 들른다.

1984년 도로의 완공을 기념하여 세운 '88 올림픽 고소도로 준공 기념탑'이 있어 올라갔다.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 준공기념 상징조형물인 ‘한마음 한 길’은 영호남의 동서화합 상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삥 돌아보고 자꾸 올려다 보아도 화목하게 어울린다는 느낌 보단, 개인적인 느낌으론 치솟아 오르려는 욕심을 가르려는 듯 날카롭고 민감해 보인다.

'88 올림픽 고속도로 준공기념' 팻말 속 '대통령 전**'은 수풀에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는다.

우리 사회 변천과정의 한 흔적이며, 역사의 페이지를 서너 장 넘긴 현장이기도 하다.

기록은 역사로 남는다. 자랑스러운 역사는 물론 그렇지 않은 역사까지.

우리 역사가 화합과 발전의 초석이 되길 다시 한번 바람해 본다.




우리 조 3명이 제일 먼저 '길섶'에 도착했다.

아무 생각 없이 멋진 지리산 풍경을 둘러보며 달려와, 무장해제된 마음으로 편하게 차에서 내린다.

야트막한 비탈길로 접어드니,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는 길섶 강병구 대표를 딱 알아보겠다.

그런데, 보이스카웃 복장의 청년이 잰걸음으로 달려와, 내 손에 든 짐을 빼앗듯이 받아 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또, 전문가 포스 팍 느껴지는 웬 카메라맨이 렌즈와 마이크까지 장착된 촬영용 카메라를 들이밀어대니, 깜짝 놀랄 수밖에!


mbc TV 카메라 맨이자 PD, 보이스카웃 청년(개그맨), 길섶 강병규 대표


알고 보니 이미 어쩌다 깜짝, tv 출연 중이었다.

"어쩌나! 이 평온하고 피곤한 몰골을~"

하도 열렬하게 맞아들 주시니, 그냥 '함박웃음으로 치장하고 포장하니 됐다'라고 생각하며, '어쩌다 깜짝 출연' 그냥 함께 즐기기로 한다.

'남원에서 살아보기' 마지막 밤 숙소인 지리산 '길섶'.

지리산 맛집으로 선정되어, '밥 잘 주는 민박집' 촬영으로 mbc 생방송 '오늘 저녁'팀이 미리 대기 중이었다.


방송 시작 전, 전문 카메라맨이 내 폰카메라로 우리 모습을 몇 장 직접 찍어주어 이렇게 추억으로 남아 있다.



천왕봉을 바라보며 / 하루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오후



길섶 황토방 숙소 / 갤러리 길섶 앞 쪽 풍경


보이스카웃 청년은 식탁세팅 중, 강병규 대표는 손수 토종 흑돼지를 굽고, 촬영팀도 열일 중 / 참나무 장작으로 구워지는 흑돼지


토종 흑돼지 수제 돈가스 / 지리산 흑돼지 돈마호크 스테이크
길섶이 만든 '지리산 구절초 매주' / 1차 상차림 / 손발이 모두 바쁜 mbc 촬영팀


찍기만 하다 찍히는 자리에 턱 앉아있다 보니 흑돼지 코스요리 진수성찬을 찍어둔 사진도 몇 장 없다.

MBC 영상을 불러온다.

맘에 딱 드는 내 모습은 아니지만, 이미 전국구를 탔으니 그냥 좋은 추억이었다 생각한다. 화장도 헤어드라이어도 하지 않고 남원 전역을 누비고 다닌, 내가 '자연인'이다.

코스 요리는 흑돼지 수제 돈가스, 구절초 특제 소스가 얹어진 부챗살 스테이크(소고기), 흑돼지 돈마 호그로 이어진다. 각기 다른 부위의 고기 맛을 더욱 깊이 있게 즐긴다.


https://tv.naver.com/v/27000518



그 와중에도 석양볕이 하도 고와, 꽉 잡아 두고 싶더라!

나이 듦도 아파서 골골대지 않고 이렇게 곱게 물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곱게 물든 시간이 짧디 짧은 순간이어서 더 아쉽다.

우리의 노년도 짧고 굵고 건강하고 아름답길.....




해넘이 후에도 붉은 노을이 하늘가에 남아 지상을 좀 더 밝혀준다.

지리산 자락도 석양에 저문다.



우리는 맛을 즐기고, 멋을 나눈다.

깊어가는 지리산 밤, 길섶에서 즐기고 나눈 시간은 기억 속에 사진 위에 그대로 남아있다.


MBC촬영팀과 함께 마지막 추억을 남긴다.


보내야 할 사람들은 하루 먼저 떠나보내고,

우리는 길섶 황토방에서 하룻밤을 푹 쉬고, 내일 오전에 떠난다.

그래도 오늘 밤엔 우리도 길섶 주인 행세를 하며 '잘 가시라!' 인사를 전했다.

"여러분, 소중한 추억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리산 불멍을 위해 참나무 장작에 불을 붙이고 있는 길섶 주인장


도시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북두칠성 / 참나무 장착은 붉게 타오르고.



'남원에서 살아보기' 마지막 밤이 즐겁고 행복하게 지난다.

아쉬움을 느낄 틈조차 없이 꽉 찬 일정이 빠르게 지나, 추억으로 차곡차곡 쌓여간다.




온갖 새소리에 저절로 잠에서 깨어나니, 5시다.

살며시 밖으로 나가, 부지런한 지리산 숲 속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리산 자락 풍경을 스케치하자니, 혼자 또 행복하다.

지리산 자락에 울리는 새소리는 축복처럼 내리는 꽃비 같기도 했고, 소나무 숲을 돌아 나온 바람 소리처럼 다양하고 향기롭기까지 하다.

지리산은 소리에서조차 향기가 나는 곳이다.

오감이 한 곳에 모여 작동한다고 해둘까!


긴 밤 지새운 초승달이 내게 인사를 건넨다.




지리산 이른 아침, 길섶 주위 풍경과 온갖 새소리


길섶 정원 풍경


여명의 빛이 투명한 아침의 밝음 속으로 빠르게 스며든다.



저먼 아이리스(독일붓꽃) / 송엽국(람프란서스) / 저먼 아이리스
황토방 집 / 해당화 / 해당화


황토방 창에서 보이는 풍경과 황토방 통나무 석가래


아침 식사를 하러 '갤러리 길섶'으로 간다.

갤러리 길섶 쪽 풍경을 폰 카메라 속에 담은 후, 아침식사를 하러 들어선다. 


*갤러리 길섶 앞쪽 풍경 스케치





갤러리 길섶 입구



*갤러리 길섶 내부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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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도 진수성찬이네!


아침 식사 후, 지리산 길섶 뒷산으로 올라가 지리산이 품은 곤달비 나물을 채취했다.

오늘 오후, 남편 '묵'과 남원 고운 향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으니, 둘이 삼겹살로 저녁식사를 하며, 요긴하게 먹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혼자 하고 있다.

오늘로써 '남원에서 살아보기'는 끝내고, 나는 묵과 함께 '남원에서 여행하기'를 4박 5일간 이어갈 예정이다.



* 지리산 곤달비 나물 채취

지리산 곤달비


지리산 곤달비는 해발 600 고지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곰취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자생허브다.

간 보호, 당뇨 예방, 혈액순환 개선, 관절염 예방, 항산화 작용 등에 효능이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유명하다.


곤달비 채취 / 길섶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 풍경과 마주 보이는 아름다운 지리산 능선


지리산 소나무 숲 아래로 곤달비가 자라고 있다.


*흥겨운 해단식

해단식은 더 즐겁고 신나게!

"이별이 뭔디? 다시 만날 약속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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