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영흥도에서 세젤예 꾸미와 함께 즐기면 세젤 행복하다.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을 따라 소서 나무숲이 울창하다.
이곳은 수백 년 된 서어나무 3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서어나무(소서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며, 물놀이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갯벌체험도 진행한다.
근처 숲 마루길과 해안 길에서 산책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소서 나무숲 밖으로 공용주차장도 넉넉한 편이다. (저렴한 주차요금 \1,000 / 30분당)
낙엽 활엽 소 교목인 소사나무 수피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혹의 정체가 궁금하다.
'사람처럼 피부병에 걸린 걸까?'
그런데 거의 모든 소사나무 수피에 다 붙어있으니 병이라 단정 짓기도 애매하다.
돌림병이라면, 수액을 꼽던 지하는 뭔가 치료의 흔적이 보일 텐데 그런 자국도 없다.
그리고 나무가 모두 푸르고 무성하니, 성장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꾸미 모녀와 할아버지를 대형 풀장으로 떠나보내고, 나 혼자 나무 그늘에 앉아 쉬면서 소사나무 수피 혹에 대해 궁금해한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보디빌더 같은 울퉁불퉁한 가지가 운치가 있다'라고 한 표현이 보인다.
아픈 것은 아니라니 다행이다. 금세 마음이 편해진다.
그런데 내 눈엔 운치가 있어 보이기보단 피부병에 걸린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나무옹이가 밖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좀 불편하다.
십리포 해수욕장에서 특히 자랑할 만한 시설로는 대형 풀장을 꼽을 수 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내 6리 십리포 해수욕장
관리사무소 : 032) 886-6717 / 관리소 : 032) 886-6717
대형 풀장 입장료 \10,000 / 1인
가끔씩 불어오는 해풍은 감칠맛 나도록 순간 불어오다 싹 멈춰서 돌아가고,
종일 내리 쏟아지는 햇살은 바닷물까지 계속 데워대는 뜨겁고 눈부신 오후.
넘실대며 춤추는 바닷물도 좋아라 품고 즐기는 세젤예 꾸미는 어느새 저렇게 쑥 자랐을까?
꾸미랑 할아버지랑 누가 누가 더 행복할까?
비교를 거부하는 행복한 두 사람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
매번 우리 부부만 다니던 나들이는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정적인 산책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런데, 세젤예 꾸미와 꾸미 맘을 대동하고 찾은 이번 영종도 나들이는 좀 더 다이내믹하고 동적인 활동이 많아진다.
앉아서 꼭 안아주기만 해도, 나는 방긋방긋 웃는 손녀 꾸미의 귀염둥이 얼굴에 쭉 빨려 들곤 한다.
암튼 내 눈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임에 틀림없다.
할미는 평소처럼 자주 지쳐서 사랑하는 꾸미조차 안아주거나 업어주질 못한다.
꾸미 맘도 내가 세젤예를 안고 일어서려 하면, 곧 달려와 "참으세요!"라며, 자기가 안 곤한다.
나는 모래사장 파라솔 아래 비스듬히 누운 채, 멀리 보이는 '묵'과 꾸미 모녀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는다.
작은 점처럼 보이는 모습이어도 할미 눈에는 꾸미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가득 들어온다.
꾸미를 바라보고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여름날 긴 햇살은 아직도 뜨끈뜨끈하다.
물놀이 잘 즐기고 나온 세젤예 꾸미가 계속 울먹인다.
물놀이를 더 하고 싶은 걸까?
아님, 피곤한 걸까?
물놀이야 즐거웠겠지만, 23개월짜리 아기에겐 고된 놀이일 수 있다.
피곤한 모습이 사랑스러우면서도 안쓰럽다.
우리는 널브러진 짐을 챙겨 들고 해변을 나서서, 장경리 모래시계 펜션으로 향한다.
저녁은 꾸미 맘이 준비해온 목살을 구워 먹을 예정이다.
우리 꾸미가 목살을 제법 잘 먹는다니, 기대가 된다.
할미가 준비해 간 칼집 삼겹살은 포장 그대로 싸 두었다가 집으로 돌아와 구워 먹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