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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pr 27. 2023

느려진 걸음걸이 속도만큼 열정도 줄어드는 걸까?

늙어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늦은 밤, 카톡이 울렸다. 

딸이 보낸 유튜브 제목, '모르고 있다 당하지 않고, 미리 알면 치매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굽은 목, 작아지는 글씨, 흔들지 않는 팔과 느려지는 걸음걸이 속도로 치매의 전조 증상을 알아낼 수 있다는 '오징어 약사'의 밝은 표정 때문인지 내용은 제목만큼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았다.



유튜브를 먼저 구독한 사람의 '치매 예방 수칙'이란 친절한 댓글도 달려있다.  

1. 목과 척추 곧게 펴기( 거북목, 구부정한 자세) 

2. 걸을 때 팔을 더 많이 흔들기 

3. 걸음이 느리면 좀 더 빨리 걷기 

4.100에서 숫자 거꾸로 세기(3이나 4씩 빼가면서 센다) 

5. 밀가루 섭취 자제(강력한 치매의 원인) 

6. 비타민 B12(일명, 신경 비타민)와 오메가 3 섭취(대부분 종합영양제에 적정량이 들어있다)


허리 디스크 통증과 1년 7개월 전 수술 이후,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느려진 나.

스스로 팔을 많이 흔들며 빠르게 걷기를 의식적으로 하고 있던 터라 쓴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엔 기록 남기는 일에도 흥미를 잃은 상태였는데, 이를 미세먼지와 힘든 사회 분위기 탓으로 은근슬쩍 떠 넘기고 있진 않았는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네이버 '오늘의 알림'이 20개나 떠 있었다. 

이 시간에 한 사람의 구독자(김희재 가수의 팬)가 20개의 공감을 누르고 갔다. 축소를 해도 한꺼번에 다 보이질 않는다. 나도 김희재 가수의 팬이다. 지금은 겉으로 드러나는 활동을 멈춘 상태지만 이런 알림은 무언의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나는 김희재와 희랑별의 선한 영향력을 계속 보고 듣고 있지만, 블로그 포스팅을 멈춘 지 꽤 시간이 지났다. 

4월 24일, 김희재 '풍악'이 SBS ‘더트롯쇼’ 3 연속 1위 차지, 명예의 전당 올랐다. 

6월 중, 트롯돌 김희재가 뮤지컬 ‘모차르트!’ 주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무대 서게 된다. 


사진출처: EMK 뮤지컬컴퍼니 / SBS FiL, SBS M ‘더트롯쇼’ TV사진 캡처

최근 기쁜 소식을 듣고, 노트북 자판에 손이 가려다 멈추기도 했다. 

내 블로그 김희재 카테고리엔 2020년 6월부터 올린 270개의 포스팅이 남아있다. 

초창기 때만 해도 나처럼 열심히 블로그로 김희재를 응원하는 희랑은 전무(?)했다. ^^

이젠 내가 아니어도 공연장을 직접 찾아서 생생하게 김희재 소식을 올리는 팬들이 많으니, 나는 가수의 노래와 춤을 편히 즐기면 된다는 생각이다. 

행동반경도 줄어들고, 정해진 사회적 활동도 없으니 만나는 사람도 한정적이 된다. 

암튼, 늙어가고 있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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