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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문학관'에서 만난 영원한 청년 기형도 시인

'기형도의 시는 세기를 넘고 지역을 넘고 장르를 넘는다.'

by Someday

1960년에 태어나 29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 기형도 시인,

아직 이 생에서 삶을 누리고 있었다면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서

특별히 다르지 않은 문화를 공유하며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았을 세대였을 텐데!


아주 예전인 1989년 3월,

우리는 서로 영원한 이별을 나눈 사이다.

그가 남겨두고 간 시와 글들은 37년 전 그때와 똑같은 간격을 두고 서로를 맴돌고 있다.

그의 시를 마주할 때마다 종종 회오리처럼 그가 떠난 곳을 향해 날아오르기도 해 보았지만,

우리, 아직은 이 세상 한 구석진 곳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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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문학관'은 그를 좀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인을 추모하는 지인들과 유족이 함께 '시인 기형도를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 2017년 11월 '기형도 문학관'이 건립되었다.

이곳은 2018년 3월 경기도 제1호 공립 문학관으로 등록, 광명시 출자출연기관인 (재)광명문화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기형도의 시는 세기를 넘고 지역을 넘고 장르를 넘는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그의 시에서 청춘을 읽고 즐긴다.

예술가들은 노래 · 그림 · 연극 · 영화로 재생산하고 있다.

기형도 시는 젊음에서 영원으로 살아 있다. - '기형도 문학관' 설립 취지 중에서


자료출처: 기형도 문학관> 소개>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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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문학관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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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채우며


왼쪽 뒤, 기형도 시를 필사할 수 있는 곳과 왼쪽 앞, 기형도 시인의 시를 미리 녹음된 소리로 감상할 수 있는 곳



'도로시를 위하여' 코너에는 '나의 벗에게 쓴 편지'가 전시되어 있다.

'나의 벗'은 기형도 시인을 말한다.

우리 부부도 기형도 문학관에서 시인의 모습을 마주하니,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



기형도 문학관 2층

왼쪽 전시실 및 휴게소 / 오른쪽 뒤쪽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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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상자 속에 담긴 기형도 시인의 시



2층 입구 왼쪽에 설치된 '안개의 방 전시'는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기형도의 시 '안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솜을 재료로 한 노동식 현대 미술작가의 작품은 많은 것을 수용하는 솜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기형도의 시와 노동식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노라면,

1970~80년대 숨 가쁘게 달려온 산업시대 우리의 자화상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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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늘어선 기형도 시인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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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문학관 엽서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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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있는 '기형도 문학관' 도서관


기형도 문화공원

오랜만에 '기형도 시인을 만났구나' 싶었지만, 기형도 문학관을 나서니 다시 새로운 이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녹음 짙은 기형도 문화공원에서 '기형도 시길'을 걷노라면 발길 닿는 곳마다 그의 시를 만날 수 있으니 이별의 아쉬움쯤은 쉽게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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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만 해도 좋은 길,

기형도 시인의 시를 마주할 수 있으니 더 힐링되는 산책길.

그런데, 숲길 곁으로 제2경인고속도로가 지나가니,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자동차 소음에 묻히곤 하는 것이 아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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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주차장에서 바라보이는 '기형도 문학관'


http://www.kihyungd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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