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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May 21. 2023

깊이를 다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강, '미스틱 리버'

"어떤 기억은 뱀파이어처럼 한 번 물리면 평생을 간다."

보스턴 한 작은 마을로 강이 흐른다. 

Mystic River는 눈길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흘러가고, 그 나락의 깊이를 다 드러내지도 않는다.  

강물은 쉼 없이 흐르지만, 지난날의 어떤 순간들은 심연에 차곡차곡 쌓인다.  

지미 마컴(숀 펜 분) 데이브 보일(팀 로빈스 분) 숀 디바인(케빈 메이컨 분)은 이 마을에서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다. 

이들은 어린 시절 한 사건으로 빚어진 깊은 상처를 심연에 담고 성장한다.    

영화 '미스틱 리버'는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원작소설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영화로 만든 깊고 어두운 스릴러 작품이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영화 '미스틱 리버'


장르: 범죄,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2003년 개봉, 미국 영화 (러닝타임 137분)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짓궂은 장난을 치며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이 개구쟁이들은 하키 놀이를 즐긴다. 

스틱으로 세게 친 공이 날아가 하수구 틈으로 빨려 들어간다. 

공을 빼내려 애쓰던 중, 아직 덜 양생 된 시멘트 도로포장을 발견한다. 

그냥 지나칠 아이들이 아니다. 

자기 이름을 각자 시멘트 도로 위에 새긴다.  

'JIMMY'와 'SEAN'이 이름을 쓰고, 데이브가 'DA'라고 이름을 쓰기 시작한 순간, 

지나치던 자동차에서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내려 아이들에게 호통을 치며, 공공기물 훼손한 죄를 묻는다. 

경찰관이라고 밝힌 두 남자는 옆 동네에 사는 데이브만 강제로 자동차에 태우고 사라진다. 



놀란 지미와 숀은 멀어져 가는 자동차 안, 두려움에 가득 찬 데이브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영문도 모르고 어딘가로 끌려간 데이브는 감금당한 채 이 두 남자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한다. 

이 두 남자는 경찰을 사칭한 아동성범죄자들이었다. 

데이브는 4일 만에 가까스로 이들로부터 탈출하지만 이미 치유되기 힘든 깊은 상처를 받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며 성장한다. 

이 사건 후, 지미와 숀, 데이브는 서로 멀어지게 된다.

아이들은 각자 무의식 속에 남겨진 깊은 상처를 치유받지 못한 채 성장한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아이들의 인생에 혹독한 복선이 깔리고, Mystic River는 세상사 무심한 듯 제물길을 따라 쉬지 않고 흘러간다.


25년 후,

노동자인 데이브는 셀레스트(마샤 게이 하든 분)와 결혼, 아들 마이클과 평온한 일상을 이어가는 듯 보인다. 

지미는 범죄자들과 어울리며 다니다, 2년간 감옥살이를 한다. 

그 사이 아내는 사망했고, 이때 태어난 딸 케이티(에미 로섬 분)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범죄조직에서 손을 떼고 편의점을  운영한다.  

재혼한 아내 애나베스(로라 리니 분)와 사이에서 딸 둘을 더 낳아 키우며 산다. 첫째 딸 케이티는 벌써 19세 숙녀가 됐다. 

매사추세츠주 경찰관인 은, 임신 중이던 아내가  뚜렷한 이유 없이 가출한 상태다. 

그녀는 종종 숀에게 전화를 걸어 기도 하고, 숀도 그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미완의 상태를 유지한다. 

세 사람은 겉으론 모두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서로에게 무심한 채 각자 삶의 영역을 지키며 산다.


어느 토요일 밤, 

데이브는 마을 술집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며, TV로 야구를 본다.

이때, 지미의 딸 케이티가 친구 2명과 술집으로 들어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과하게 춤추는 것을 데이브는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케이티는 브렌던이라는 청년과 비밀 열애 중이었는데, 다음 날(일요일 아침) 두 사람은 가족 몰래 라스베이거스로 도망가 결혼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브렌던 해리스는 같은 마을에서 홀어머니와 언어장애가 있는 동생 레이 주니어와 함께 살고 있다. 


일요일 새벽 3시, 

집으로 돌아온 데이브의 셔츠 앞부분이 찢어져 있다. 

복부에서 흐르는 피가 셔츠 밖으로 계속 스며들고 있었고, 오른쪽 손에서도 피가 흐른다.

잠을 자지 않고 데이브를 기다리던 아내 셀레스트는 무척 놀라 병원으로 가자고 서두르지만, 데이브는 오히려 괜찮다며 진정시킨다.

데이브는 강도를 만나 몸싸움을 벌였다고 말한다.  

셀레스트는 소독제로 상처를 치료해 주면서 겉으론 오히려 정당방위라며 데이브를 안심시켜 주지만, 불안감에 휩싸인다. 


데이브의 복부와 오른손 상처를 치료해 준 아내 셀레스트

일요일 아침, 

경찰에 익명의 신고가 들어온다. 

공원 근처에 웬 차가 문이 열린 채로 세워져 있고, 차 안이 피투성이인 것을 한 소년이 친구와 함께 발견했다는 것이다.

숀은 파트너인 와이티 파워스 경사(로렌스 피시번 분)와 함께 이 사건을 맡게 되는데, 이 자동차의 주인은 지미의 딸 케이티였다. 


전 날 밤, 

케이티는 집으로 돌아오질 않았고, 평소 주말이면 일을 돕던 아빠의 편의점에도 나타나질 않는다. 

숀과 파워스는 현장을 살피보고, 케이티가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은 채 공원으로 도망쳤다고 추리한다. 

경찰들은 공원을 수색하기로 한다.

당연히 케이티는 막내 동생의 첫 성체성사에도 나타나질 못한다.   

성체 예배가 끝나고 지미 마컴 가족이 교회를 나섰을 때, 여러 대의 경찰차가 바삐 지나간다. 

비로소 지미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성체 예배 중인 지미와 아내 아나베스

결국 케이티는 공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고, 

비슷한 시각 데이브의 아내 셀레스트는 신문에 강도 소식이 올라오질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다른 사건이라 믿지만, 하필 같은 날 이런 일들이 터지니 셀레스트는 혼란스럽다.


숀 형사는 지미와 그의 아내 애나베스에게 그간의 케이티 행적에 대해 묻는다. 

이때 지미는 숀에게 "사소한 선택 하나가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생각해 봤는가?"라는 말을 던진다. 

만일 25년 전에 그 차에 탄 게 데이브가 아니라 자신이었다면 케이티의 생모를 만나지도, 케이티가 태어나 살해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 하며 괴로워한다. 

어떤 사건이 한 사람의 인생의 얼마나 왜곡되게 만드는지, 함께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숀과 파워스 형사는 케이티를 살해한 자를 면식범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케이티와 브렌던이 라스베이거스로 떠나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지미는 젊은 시절, 브렌던과 레이 주니어 형제의 친 아버지인 레이 해리스와 알고 지내는 사이었다. 

지미는 그때부터 레이를 싫어했고, 그의 아들 브렌던은 더 싫어했다. 

가족을 버리고 사라진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지 않니겠냐'라는 생각을 해왔다는 것이다. 


한편, 지미는 형 아우하며 가까이 지내던 범죄자 새비지 형제를 동원, 직접 범인을 찾아내려 하고, 

셀레스트는 데이브가 케이티 살인 사건 이후에도 변함없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조금씩 두렵기 시작한다. 

신문에 강도 살인사건 기사가 올라오지 않는 것이 그녀의 두려움을 더 극대화시킨다. 


숀과 파워스는 함께 사건을 조사하던 중, 케이티가 다녀간 술집에 데이브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 데이브를 찾아간다. 

데이브는 케이티를 토요일 밤 술집에서 봤지만, 케이티 일행이 먼저 술집을 나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본인 1시 15분쯤에 집으로 들어갔다고 거짓말을 한다. 

파워스 경사는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데이브의 행동과 오른손에 난 상처를 보고 그를 용의 선상에 올린다. 

지미는 영안실에 누워어 있는 케이티 시신 앞에서 경찰보다 먼저 범인을 찾아내 직접 죽이겠다고 맹세한다.


숀과 파워스 경사는 범행에 쓰인 총이 1984년 발생한 주류점 강도 사건에 사용된 총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 주류점을 찾아간다. 

주류점 주인 루니는 그 당시 상황을 형사들에게 말해준다. 

그리고 범인이 체포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그중 하나는 자신이 아는 자일 거라고 확신한다. 

이에 형사들이 그의 이름을 묻자, '그냥 레이'라고 불리던 '레이 해리스'라고 대답한다. 


어느 날 밤, 

집으로 돌아온 셀레스트는 뱀파이어 영화를 보고 있는 데이브를 바라본다. 

데이브는 살인 사건 후, 자신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셀레스트에게 "날 의심하는 거냐"라며 헛웃음을 지으며 흐느낀다. 

데이브는 이날 셀레스트에게 자신이 어린 시절 겪었던 비극적인 사건을 말해준다. 

이런 기억은 뱀파이어처럼 한 번 물리면 평생을 간다고 밝히는 그의 모습이 불안해 보인다. 

'동네에 아동 매춘이 있었다는 걸 아느냐'며 횡설수설 되묻다가 산책 다녀오겠다고 하며 집을 나선다.


산책을 하던 데이브는 지미가 자기 집 앞에 멍하니 앉아있는 것을 발견한다. 

두 사람은 잠시 케이티 이야기를 나눈다. 

데이브는 케이티를 토요일 밤에 봤는데 행복해 보였다는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지미는 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흐느낀다.


데이브, 숀과 파워스 경사

얼마 후, 

데이브는 경찰서에 불려 가 조사를 받는다. 

데이브의 차가 어떤 공원에 버려져 있고 앞 좌석과 트렁크에 혈흔이 묻어 있는데, 각각 혈액형이 B-형과 O형이 나와, 소환하게 된 것이다. 

데이브는 경찰서에서도 손을 다친 이유에 대해 거짓 증언한다. 

파워스 경사는 트렁크에 있던 다량의 혈액이 뭐냐고 묻지만, 트렁크에 있던 혈액은 그 차를 훔친 도둑들과 관련 있지 않겠냐며 되묻는다. 

한편 지미는 새비지 형제로부터 데이브가 경찰에 소환되어 집중적으로 조사받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한편, 숀과 파워스는 1989년 이후 행방불명인 레이 해리스에 대해 계속 조사를 해 간다. 

당시 해리스는 FBI 중대 범죄 수사대의 위장 수사 중에 체포됐지만 고급 정보를 넘겨주고 감옥에 가는 걸 면했고, 해리스의 범죄 동료 중 한 명이 지미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즈음, 셀레스트는 지미를 찾아가 요즘 데이브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아들 마이클만 데리고 데이브를 떠날지도 모르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털어놓는다. 

그리고 살인 사건이 있던 같은 일요일 새벽, 남편 데이브가  피투성이인 채로 귀가한 일에 대해 몹시 불안해하며 이야기를 한다. 

지미는 셀레스트에게 "데이브가 범인이라 생각하는가?"라고 묻고, 셀레스트는 결국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한다.


아뿔싸, 셀레스트의 미숙한 판단에 슬며시 화가 난 장면이다. 

아내는 남편 끝까지 믿어주어야 할 단 한 사람이었는데.

그녀는 남편 데이브가 강도범과 사투를 벌였다는 말을 믿지 못하고, 신문기사가 올라오질 않는 것이 두려웠다. 

물론 데이브가 강도습격 사건을 좀 더 소상하게 거짓 없이 밝혔더라면 좋았겠지만.

셀레스트는 '어떤 기억은 뱀파이어처럼 한 번 물리면 평생을 간다'라고 밝히며 힘들어하던 남편의 심연까지 헤아려주질 못했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정황을 스스로 짜 맞추어 사돈 간인 지미에게 남편이 살인범이라고 밝힐 수밖에 없었는지? 차라리 경찰관 숀과 파워스에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그대로 알렸더라면, 더 커다란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숀과 파워스 형사는 브렌던을 불러 아버지인 레이 해리스에 대해 묻는다. 

브렌던은 '해리스의 총'에 대한 형사의 질문에, '아버지에게 총은 없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숀은 "어머니는 왜 아버지의 실종 신고를 안 했냐?"라고 질문한다.

브렌던은, 아버지가 사라진 이후로는 매달 5백 달러씩 보내와 실종 신고를 안 한 것으로 안다고 대답한다. 그 돈이 가족을 버리고 말없이 가출한 대가였다는 것이다. 

오히려 브렌던은 왜 아버지의 총얘기를 하느냐고 형사들에게 되묻는다. 

숀은 해리스의 총이 케이티 살인 사건에 쓰였다고 알려준다. 


숀은 아직 사건 당일에 들어온 신고 내용 녹취록도 못 들어본 상태였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은 채, 파워스와 함께 녹취록을 듣던 숀은 녹취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신고 접수원이 통화 중이던 소년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소년은 곁에 있던 친구에게 "그 여자 이름을 말하래."라고 하는 목소리가 남아있다. 차에 묻은 피가 여성의 혈흔이라는 걸, 신고한 아이들이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한편, 경찰서에서 나온 브렌던은 급히 집으로 돌아가 천장에 숨겨 두었던 아버지의 권총을 찾지만, 빈 총집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심상치 않은 사건임을 직감한 브렌던은 동생 레이 주니어와 동생의 친구인 존에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호통을 친다. 

브렌던은 레이 주니어에게 빈 권총집을 보여주며 '네가 형(나)을 사랑한다는 걸 네 입으로 직접 말하라'라며 동생을 압박한다. 

브렌던은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두 아이들을 때려눕히고 레이 주니어를 계속 폭행하면서 "날 너무 사랑해서 케이티를 죽인 거냐"라며 자백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 사이 존은 해리스의 권총을 브렌던에게 겨누고, 동시에 숀과 파워스 형사가 문을 박차고 들어선다. 

존은 브렌던을 쏴 죽이겠다며 브렌던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숀형사가 빠르게 존을 제압한다. 

케이티 살인사건은  두 소년을 체포하면서 일단락을 맺는다. 


같은 날 저녁, 

지미의 지시를 받은 새비지 형제는 혼자 길을 걷고 있던 데이브를 찾아낸다. 

한잔하러 가자며 데이브를 차에 태우고 술집으로 향한다. 

데이브가 새비지 형제와 미스틱 강가에 있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지미가 굳은 표정으로 들어온다. 

데이브도 표정이 굳어진 채, 강제로 이들이 권하는 술을 계속 마시게 된다.

미스틱 강의 밤이 깊어간다. 

강제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데이브는 술집 밖으로 나가 구토를 한다.  

그런 데이브를 보고 있던 지미와 새비지 형제들은 음울한 표정을 교환한다. 

지미는 데이브에게 레이 해리스는 자신을 경찰에 팔아넘겼기 때문에 자기의 손으로 죽여 강(Mystic River)에 던져버렸다고 말한다. 

데이브는 지미가 자신을 딸 캐서린의 살인범으로 확신하고 있다는 걸 비로소 깨닫는다.

데이브는 결백을 주장한다. 

그날 자신이 사람을 죽이긴 했지만 그건 케이티가 아니라 아동 추행범이었다고 말한다. 

사실 데이브는 그날 강도를 당한 것이 아니라, 아동 성범죄자가 차 안에서 한 소년을 추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던 것이다. 

본인도 어린 시절 성범죄 피해자였던 데이브는 그 상황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다. 

데이브는 그 성범죄자를 끌어내려 폭행을 가하면서 소년을 도망가도록 했다. 

그런데 이 성범죄자는 데이브에게 칼을 휘둘러 복부에 자상을 입혔다. 

이에 격분한 데이브는 그 아동 성범죄자를 때려죽인 후, 그의 시신을 자신의 자동차 트렁크에 실었다가 유기했던 것이다. 

데이브가 오른손을 다친 것도, 데이브의 차 트렁크에서 혈흔이 발견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미는 남자 시체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며 데이브의 말을 믿지 않는다. 

새비지 형제들도 데이브를 죽이라며 지미를 부추긴다. 

지미는 데이브에게 자백을 강요하고, 자백하면 살려주겠다고 압박한다. 

결국 정신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데이브는 거짓으로 케이티를 살해했다고 말한다. 

지미가 그 이유를 묻자 그날 케이티를 봤을 때 '자신에겐 없던 어린 시절이라는 꿈을 생각나게 해서였다'면서, 그 옛날 그 차를 탔더라면 자신의 말을 이해할 것이라고 밝힌다. 

데이브의 말을 들은 지미는 분노한 상태로 데이브의 배를 칼로 찌른다. 

그리고 '죽음은 각자의 몫'이라는 말을 남기며 데이브를 향해 다시 방아쇠를 당긴다.

지미는 아직 숨이 다 끊기지 않은 채 괴로워하는 데이브를 미스틱 강에 버린다. 


다음날 아침, 

지미는 지친 얼굴로 길가에 앉아있다. 

숀이 지미를 찾아와 레이 주니어와 그의 친구 존이 케이티의 살해범인 걸 알려준다. 

지미가 혼란스러워하며 살해 이유를 묻자, 두 소년의 우발적인 살인이었다고 대답한다. 

또한, 숀은 지미에게 술집 뒤편 숲에서 성범죄자의 시신이 발견됐고, 데이브와 면담해야겠다며 그의 행방을 묻는다. 

지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25년 전에 차를 타고 사라지는 걸 본 게 마지막이었다"라고 말한다.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묻는 숀에게 지미는 "범인을 찾아줘서 고맙다. 조금만 더 빨리 찾아냈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말한다. 

숀은 지미의 허탈한 표정을 바라보며, "셀레스트 보일에게도 매달 5백 달러씩 보낼 거냐?"라고 되묻는다. 

숀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우리 셋 모두 그 차에 탔어야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건 다 꿈같은 얘기일 뿐이고, 현실에서 우린 모두 지하실에 갇힌 11살 소년들이고, 탈출한다면 인생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지미는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며, 힘겹게 일어나 터벅터벅 걸어간다. 


지미와 숀

지미와 헤어진 숀은 자동차로 돌아가던 중 아내 로렌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이번에는 숀이 먼저 사과를 건넸고, 로렌도 미안하다며 두 사람은 화해한다. 

로렌은 곧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고, 그 사이 태어난 딸의 이름이 노라라는 것도 알린다. 


지미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마을축제 행진을 바라보다, 아내 애나베스에게 데이브를 살해해서 미스틱 강에 버린 걸 고백한다. 

애나베스는 지미를 껴안으며 '아빠는 사랑하는 딸들을 위해 뭐든 할 것이고, 우리 딸들의 아빠는 왕'이라며 지미의 행동을 정당화시킨다. 


은 딸을 안고 있는 로렌과 같이 축제 행진을 구경한다. 

그는 혼란스러운 표정과 불안한 눈빛으로 홀로 서성이던 셀레스트를 바라보며 잠시 착잡한 심정이 든다. 

숀과 잠시 눈이 마주친 셀레스트는, 다시 구경꾼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냉소적으로 무심하게 바라보는 지미의 아내 애나베스를 발견하고는 흠칫 놀라며 발길을 돌린다. 

야구복 차림으로 축제 행렬에 참여하고 있는 마이클은 아빠 데이브를 기다리는 듯 침울하고 기운이 없어 보인다. 

무기력해 보이는 어린 마이클의 얼굴은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 

불안해 보이는 셀레스트는 아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지만, 마이클은 무표정하다. 

곧이어 지미도 집밖으로 나와 아내 애나베스 곁에서 행진을 바라본다. 

숀은 지미와 눈이 마주치자 손으로 방아쇠 당기는 시늉을 하고, 지미는 '난들 어쩌겠냐'는 몸짓을 보인다.

이어 세 남자의 이름이 새겨진 시멘트 바닥과 검푸른 빛의 미스틱 강이 오버랩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지미의 딸 캐서린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으로 지미, 데이브, 숀 세 사람은 미스틱 강 심연에서 다시 튀어 올라온 25년 전 악몽으로 혼란스러웠다. 다시는 수면 위로 꺼내 올리고 싶지 않던 그 사건이 이들의 삶 속에 얼마나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있는지, 이를 바라보는 관객의 마음은 착잡하다. 

금이 간 세 사람의 우정, 얽히고설킨 가정사, 이미 오래전 사라진 소년들의 순수함, 죄와 벌로도 다 담아내지 못한 미스터리한 영화 '미스틱 리버'를 흐르는 긴 이야기는 어둡고 깊고 암울하다.  

데이브는 어린 시절 당한 성폭행으로 평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며 살아왔다. 

그런 데이브가 어린 시절 친구였던 지미의 손에 의해 억울하게 살해되는 음울한 장면은 오랫동안 뼈아픈 여운을 남긴다.  


치유되지 못한 깊은 상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바르고 건전하게 살아온 데이브다. 

의 단란했던 가정이 무너지는 과정이 아프고 안타깝다. 

지미, 데이브, 숀 세 사람은 진짜 친구였나? 

형사 숀은 데이브 살인범이 지미인 것을 알지만, 그냥 덮고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셀레스트는 남편 데이브의 실종자 신고를 하게 될까?

그녀는 평생, 남편을 의심하고 고발한 죄책감을 어떻게 치유하며 살아갈까?

셀레스트는 알 수 없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매달 5백 달러씩을 받아가며 아들과 함께 예전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이날도 미스틱 강은 평온하게 흐른다.

그러나 강물 속 심연으로 쌓여가는 데이브 보일 가족의 깊은 상처는 세대를 두고 이어질 것만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 스틸사진: 다음 영화 '미스틱 리버'


https://tv.kakao.com/channel/20341/cliplink/38257347

* 3일 전 블로그에 올린 글을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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