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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May 06. 2023

영화 '레이버 데이' - 노동절 주간에 일어난 이야기

5월엔 온 세상이 사랑의 비로 적셔지길.....

What is youth? / 젊음은 무엇인가?

It's a dream. / 꿈이다.

What is love? / 사랑은 무엇인가?

It's about a dream. / 꿈의 내용이다.

       - Søren Kirkegaard / 쇠렌 키르케고르  



젊음은 길지 않고, 봄은 짧다.

5월은 찬란하지만, 어제와 오늘 오전 내내 굵은 봄비가 내렸다.

목련 꽃 진 자리 위로 봄비가 쌓인다.

봄은 사랑처럼 머물지 않고 떠난다.

빗소리처럼 환청으로 남기도하고

벚꽃처럼 날리다 쓰러지기도 하지만, 매해 새봄이 찾아든다.


4월엔 흰 목련 꽃을 만났으니,

5월엔 온 세상이 사랑의 비로 촉촉하게 적셔지길,

노동자들도 어린이들처럼 행복하길,

세상 어버이들과 모든 스승도 지치지 말고 제 본분 다 펼치며 살아가길.....



한 남자가 있다.

강인하고 침착하며 배려심이 넘치고 섬세하기까지 하다.

낡은 집과 자동차 수리도 척척해 낸다.

'베이크드 빈'과 복숭아 파이도 완벽하게 요리한다.  

한 여자와 한 아이까지 빠져들게 만든 이 남자는 심지어 잘 생겼다.

그런데 이 사람에겐 치명적이 단점이 있다.

그는 탈옥수였다.


장르: 멜로 드라마

2014년 미국영화 (러닝타임 111분)

감독: 제이슨 라이트만


영화 '레이버 데이'는 유명 작가 '조이스 메이나드'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1987년 미국 작은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레이버 데이(노동절 휴일), 싱글맘 아델(케이트 윈즐릿 분)은 13살 아들 헨리(게틀린 그리피 분)와 다운타운으로 쇼핑을 간다.

이곳에서 헨리는 오른쪽 옆구리에 혈흔이 묻은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아델과 헨리는 노동절 주간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든다.


*우리나라와 영국 및 영연방 몇 국가에서는 5월 1일이 노동절 레이버 데이(Labor Day->May Day)이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노동절은 9월 첫째 월요일이다.   


프랭크(조시 브롤린 분)는 아델과 헨리를 협박, 이들 집에 함께 도착한다.

그는 이날 아침 맹장수술받은 상태에서 병원을 탈주했다고 밝힌다.

몇 시간만 쉬게 해 주면 두 사람을 해치지 않고 조용히 떠나겠다고 약속하고, 아델을 인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녀를 의자에 묶는다.

허기를 느낀 프랭크는 냉장고에  남아있던 재료를 찾아  야채, 콩, 소고기, 토마토소스를 넣고 '베이크드 빈'을 만들어 함께 식사를 한다.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프랭크는 집안 곳곳 수리할 곳을 찾아 고쳐준다.

자동차를 정비하고, 식사를 직접 만들어 아델과 헨리에게 대접하는가 하면 맛있는 복숭아 파이까지 만들어 낸다.

프랭크는 자신을 숨겨준 가족에게 진심을 담아 보답한다.

아델은 점차 경계심을 풀게 되고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며 살던 헨리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프랭크는 헨리에게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하는 방법, 야구공 던지는 시구 자세는 물론 복숭아 파이 만드는 비법까지 자상하게 알려준다.


아델과 헨리는 프랭크로부터 그가 감옥에 가게 된 사연을 듣게 된다.

프랭크에게도 아내와 아기가 있었다.

아내는 결혼 초기부터 늘 가정과 아기에게 소홀했다.

다른 남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듯 보였다.

어느 날 프랭크는 아내의 외도를 추궁하다가 아내를 밀쳤을 뿐인데, 하필 그녀는 라디에이터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하게 되고, 프랭크는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가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목욕을 시키기 위해 잠시 2층 욕조에 두었던 아기마저 물이 불어나면서 욕조 안에서 익사하게 된다.

프랭크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며, 자신의 상황을 전혀 변호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살인자라는 죄명으로 투옥됐던 것이다.


아델은 프랭크에게 연민과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결국 세 사람은 캐나다로 도망치기로 결심을 한다.

아델은 헨리를 낳은 후 불임의 몸이 되었으며 외출까지 꺼리며 심리적으로 고립된 날들을 견뎌오고 있었다.

프랭크와 도주할 계획을 짜면서 그녀는 더 심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아델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자신의 상황과 전 남편과의 이혼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음을 프랭크에게 밝힌다.

그녀는 더 따뜻하게 감싸주는 프랭크로부터 위안을 받는다.

헨리는 잠시, 엄마가 프랭크에게 빠져 자신을 두고 떠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함께'라는 아델의 말을 듣고 함께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다.  


한편, 헨리는 '엄마와 자기는 떠난다'라는 편지를 써서 직접 아버지 집 우편함에 넣고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학교도 가지 않고 혼자 걸어가는 헨리 모습이 경찰의 눈에 띄어 의심을 사기도 한다.

헨리의 편지를 읽은 친부(클라크 그레그 분)는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세 사람의 도주 계획은 그대로 끝이 난다.

경찰이 집을 포위하자, 프랭크는 아델이 탈옥수를 숨겨줬다는 중죄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두 사람을 의자에 묶는다. 마지막으로 아델을 껴안으며, '당신과 사흘을 함께 보낼 수 있다면 다시 20년형을 받아도 좋다'라고 말한다.

프랭크는 스스로 집 밖으로 나가 경찰에 체포된다.


프랭크의 진심을 잊을 수 없던 아델은 프랭크의 양형을 줄이기 위해 검사에게 선처를 부탁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델까지 중죄인을 숨겨준 죄를 받게 되고 양육권까지 박탈당할 수 있다는 검사의 말을 듣고 절망한다.

이 일을 겪은 후, 아델은 헨리의 친권을 포기하고 아들을 아버지에게 보낸다.


이후, 아델에겐 한없이 더디게 흘렀을 시간이었겠지만, 헨리는 어느새 고등학생이 된다.

어느 날, 헨리(딜런 미네트 분)는 친부와 단둘이 식사를 하게 된다.

아버지는 "아델은 좋은 여성이지만 평범한 삶을 원했던 나는 그런 삶을 감당하지 못했다."

엄마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심정을 아버지는 처음으로 솔직하게 밝히면서 "헨리에게도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털어놓는다.


헨리는 학창 시절 마지막 여름방학을 엄마와 함께 보내고 싶어, 엄마 집을 찾아간다.

헨리는 엄마에게 생애 첫 복숭아 파이를 구워준다.

두 사람 모두 프랭크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성인이 된 헨리(토비 맥고 이어 분)는 결혼도 했고, 프랭크에게서 배웠던 복숭아 파이 레시피로 파이 가게를 연다. 그가 만든 맛있는 파이는 잡지에 실리는 등 유명세를 탄다.

교도소에서 우연히 잡지를 보게 된 프랭크는 헨리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은 출소를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남은 인생을 아델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긴 기다림 끝에 만난 아델과 프랭크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작가 '조이스 메이나드'는 "좋은 집이란 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좋은 집에서 여생을 원 없이 만들어 갈 것이다.


누구나 사연이 있을 수 있고 누구든지 자신만의 이야기를 남기며 살아간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어떤 인연은 맺어지게 되어있는 걸 보면서 가는 세월, 달아나는 봄날조차 무심히 맞이하고 편이 보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바라던 어떤 꿈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하지만, 굳건한 사랑으로 맺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


*이 글은 오늘 오전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담아왔습니다.


https://www.netflix.com/kr/title/7028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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