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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편 편향』- 신념은 어떻게 편향되는가?

팔은 안으로 굽고, 자기 가치관을 강화시키는 의견만 듣는다

by Someday

『우리편 편향』의 저자인 키스 E. 스타노비치는

우리 사회의 고통이 '우리편 편향'(myside bias)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자신의 기존 신념 · 견해 · 태도에 편향된 방식으로 증거를 평가 · 생성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현상이다.

어릴 때부터 내편 네편을 가르고 살아서인지, 대부분 이런 현상을 딱히 드러나게 문제 삼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니 새삼 '우리편 편향'인 사회가 놀랍지도 않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일상을 '우리편 편향'인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제아무리 똑똑하고 교육을 많이 받았어도 자신의 세계관과 일치하는 주장만을 선호하고 진전시킨다'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가 수많은 응용인지 과학적 실험과 연구를 통해 도달한 결론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편 편향 사회 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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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어디에나 있는 우리편 편향 (25쪽~64쪽)

우리편 편향 연구에 쓰이는 패러다임 일부가 소개된다.

행동과학자들은 우리편 편향 연구 실제를 통해 우리편 편향이 얼마나 활개 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기편이라고 느껴야 우호적이고 관대해진다.

우리는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편향성에는 자신의 신념과 확신에 가득 찬 세계관이 존재한다.

관점을 바꿔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은 '불통의 사회'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편 편향'을 다룬 연구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에 관한 연구를 구분했다.

우리편 편향원위(遠位) 신념에 초점을 맞춘 반면, 신념 편향검증 가능 신념에 주목한다.

신념 편향이 우리편 편향보다 교육을 통해 좀 더 교정 가능하고, 인지 능력과 더 높은 상관성을 갖는다.


'우리편 편향'에 적용할 용어 확인

확증 편향: 우리 마음에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가설들을 긍정적으로 검증하려는 편향

신념 편향: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에 관해 충돌하는 결론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때 드러나는 편향. 여기서 추론에 개입하는 결론들은 검증 가능 신념이다.

우리편 편향: 우리가 자신의 사전 견해와 태도에 우호적인 방식으로 증거를 평가, 생성하고 가설을 검증할 때 나타나는 편향. 우리편 편향에서 문제가 되는 태도는 확신이다. 확신은 정서적 헌신과 자아 몰두를 보여주는 원위 신념과 세계관이다. 원위 신념은 확신에 찬 채 움켜쥐고 있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2장 우리는 언제 비합리적으로 되는가 (65쪽~106쪽)

부정적인 결과를 지닌 것처럼 보이는 우리편 편향을 추론상 오류로 간주해야 할까?

아니면 얼마간 합리적 정당성을 지니는 것으로 보아야 할까?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우리편'에게만 우호적인 감정을 갖는다.

같은 편향에 대해서만 관대한 것이다.

관점을 바꿔보려는 생각도 없고, 그런 능력도 부족하다.

거짓 신념의 고립된 섬에서 '내가 옳기를 바라는 마음'을 접지 못한다.

이런 편향의 밑바탕에는 신념과 확신에 찬 자기 세계관이 존재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보편적으로 지닌 '인지상정'도 들이 굽지 내굽진 않는다.

끼리끼리 모이는 일정 구역에서 편하게 머물고자 하는 습성은 자기 가치관을 강화하는 의견만 듣게 한다.

이렇게 합리적 소통과 공적 의사소통 영역이 좁아지면, 사회가 분열되고 공익이 손상된다.

이 책에서는 아직 '의사소통 공유지의 비극'에 관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저자 스타노비치는, "우리편 편향은 개인적 차원보다는 사회적 차원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3장 우리편 사고는 왜 특이한 편향인가 (107쪽~138쪽)

다양한 인지 능력(지능이나 실행 기능 척도) 및 합리성과 관련한 사고 성향에 비추어, 연구되어 온 대다수 편향들을 어떻게 예측했을까?

우리편 편향은, 개인차에 의해 예측하기 까다롭게 보인 특이한 편향이며 사회적 · 정치적 · 심리적으로 커다란 결과를 보였다.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은 주워진 과업에서 상당한 우리편 편향을 드러냈다.

즉, 자기 입장에 불리한 논증보다 유리한 논증을 생성하는 경향이 있었다.

스타노비치 교수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그 정도가 인지 능력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음을 확인했다.

지능이 우리편 편향을 감소시키지 못하는 현상은 수리력, 과학적, 문해력, 일반적 지식 등 지능과 밀접하게 연관된 여러 변수들에도 똑같이 해당됐다.

예를 들면,

흡연 피험자는 간접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덜 인정하는 듯했다.

알코올을 많이 소비하는 피험자일수록 알코올 소비가 건강에 가하는 위험을 낮게 인정했다.

신앙심이 깊은 피험자는 그렇지 않은 피험자보다 종교인이 정직하다고 여길 가능성이 높았다.

또 여성은 남성보다 급여에서 불공정한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이 네 가지 지휘 변수에 걸쳐 두 가지 상이한 개인차 변수(능동적 열린 사고와 인지 욕구)를 살펴보고, 두 가지 다른 방식(이분법적으로, 회귀 분석으로) 지위 변수와 사고 성향의 상호 작용을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따금 '능동적 열린 사고'와 '우리편 편향 피하기' 사이에서 상관관계가 드러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특정 패러다임에서 특정 이슈와 관련해 드러나는 우리편 편향의 수준은 내용(content) 의존적이다.

바로 '우리편 편향'의 특이한 편향 이유가 된다.

대부분 다른 편향들은 지능과 부적 상관관계를 보인다.

즉,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그 편향을 피하는 능력이 좋다.

그러나 우리편 편향만은 그렇지 않았다.



4장 우리의 확신은 어디서 오는가 (139쪽~172쪽)

우리편 편향은 전통적인 심리 측정법으로 예측이 힘들다.

인지적 처리 과정보다 습득된 신념이라는 특성에 주목하는 모델이 우리편 편향 연구에 더 나은 개념 틀이라는 주장도 있다.


저자는 우리편 편향을 '개인차 특성'보다는 '내용 기반 편향'으로 바라보면서 대안적 개념화를 모색했다.

변화에 대한 개인의 입장은 그가 현 상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함수다.

현 상태를 인정하는 사람은 변화를 원치 않는 경향을 보이지만,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변화를 지지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그들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의 변화를 지지하고 있던 셈이 된다.

우리편 편향은 중심 신념 자체의 방향 및 강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이런 편향을 드러내는 경향은 한 개인의 타고난 특성이라기보다 그가 획득한 특정 신념 및 견해의 함수 쪽에 더 가깝다.

우리편 편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보 처리 경향이 아니라, 새로이 신념의 내용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5장 엘리트의 맹목적인 우리편 추종 (173쪽~220쪽)

어떻게 인지 엘리트(지능 실행 기능 등의 심리적 성향이 우수한 자)들 사이에서 우리편 편향의 진정한 사각지대를 빚어낼까?

인지 엘리트들도 우리편 편향에서만큼은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편향적으로 나타났다.

물론 본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지 엘리트든 아니든 실제로 스스로 원위 신념을 의식적으로 선택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엘리트 사고가이든 비엘리트 사고가이든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경우에서 자신의 중요한 원위 신념을 비성찰적(非省察的)으로 획득했다.

학계에 만연한 우리편 편향의 사각지대는 정적(政敵)들의 심리를 연구하는 상황에서는 재앙의 원천이 된다.

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예,

교수들은 자유주의적 아이디어를 반대하는 정적들에게 인지적 결함이 있음을 실증적으로 밝혀내려고 무자비한 시도들을 해왔다.

스타노비치 교수는 이 5장에서,

유독 지식인들에게 보이는 편향, 편향의 사각지대, 보수주의자의 인지적 결함 등을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트럼프 투표자에게서 결함 찾기'를 통해, 트럼프의 당선은 인지 엘리트들 사이에서 우리편 편향 사각지대를 더욱 확대시킨 사례로 보았다. 자신들의 정치적 적(敵)들에게 인지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것을 더 확신하게끔 내몰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식론적 영역에서 트럼프 투표자에 대한 우려는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자는 공화당 지지자를 인식론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 비난해 왔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의 이슈들(기후과학과 창조론 대 진화론)은 정치적 이유와 언론의 이해관계 때문에 *체리피킹(cherry-picking) 되었다.

양측 다 그들 자신의 이념적 신념이나 정책과 어긋나는 과학적 증거를 받아들이길 어려워하는 것은 피차일반이다.

정치 영역에서 우리의 판단은 그 유례가 없을 만큼 우리편 편향에 절어 있는 것이다.

*경영 나무에 판매 가치가 떨어지는 체리만 남기고 가장 좋은 체리 몇 개만을 따 가는 것과 같이, 어떤 대상에서 좋은 것만 골라 가는 행위.

고객이 특정 상표나 일부 제품만을 골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는 마케팅 용어였으나, 가치에 비하여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이나 상품을 골라 투자하거나, 특정 펀드에 우량 자산만 골라서 편입하는 행위를 이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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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우리편 편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221쪽~298쪽)

우리편 편향으로 생기는 사각지대가 어떻게 우리 현 정치의 이념적 양극화에 기여할까?

우리는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장이다.


사람들은 정치학자 '아서 푸피아'가 지칭한 '가치관 차이를 무지로 탈바꿈시킨 오류'에 빠져있다.

즉, 하나의 이슈에 따른 여러 가치관 가운데 어느 쪽에 비중을 둘 지에서 드러나는 정당한 차이를, '그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해서(무지해서)'생기는 문제라고 오판한다.

당파적 불일치는 실제 정직하게 보유한 가치관들이 충돌한 결과임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스티븐 핑거'는 사회문제 대부분은 수십 년에 걸쳐 크게 완화한 진보를 경험해 왔다고 했다.

이런 사회 문제들이란 전적으로 경험에 기반을 둔 *'논제로섬 해법'(non-zero-sum solutions)과 관련됐다.

*한쪽의 이익과 다른 쪽의 손실을 합했을 때 제로가 되지 않는 현상. 논제로섬 해법은 사회에서 일부 살람들이 이득을 볼 때 다른 사람들이 그로 인해 손해를 보지 않는 정책적 해법을 말한다.

논쟁적인 사회 문제들은 이미 가진 지식(사실)만을 이용하여 해결하긴 까다롭다.

정확히 논쟁적인 정치 영역에 속해 있는 사회문제들은 서로 세계관이 달라서다.

우리편 편향은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는 능력'을 저해시킨다.

충돌하는 가치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한다.

우리는 모두에게서 작동하는 인지적 착각을 인식하고, 우리편 편향이 덜한 정치적 논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신념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신념이 확신으로 변하지 않도록 막아 봄으로써 우리편 편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원칙을 세우고 확신을 피한다.

우리편 편향을 이끌어 가는 것은 확신이지만, 그 상당수는 당파성에 의해 만들어진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다지 이념적이지 않다.

일반적인 정치 원리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으며, 특정 이슈가 자신에게 직접 영향을 끼칠 때만 그에 대해 모종의 입장을 취한다.

대부분이 '이름뿐인 이념의 소유자'들이다.

이슈 입장에서 마치 이념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한결같이 일관성을 보이는 이들은,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는 사람들이거나, 고급 언론 출처에 꾸준히 몰두하는 가방끈이 긴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난다.

스타노비치 교수는,

비교적 새로운 이슈를 만나면, 그것은 높은 사전 확률에 대한 확신을 투사한 원위 신념이 아니라, 기껏해야 균일하지 않는 사전 확률을 지닐뿐인 검증 가능 신념으로 간주하라고 권한다.

원위 신념은 전문가나 과학적 합의에 의존하여 쉽게 확정되지 않으며, 경험으로 직접 입증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차이를 깨달아야 한다.

언제나 단순한 검증 가능 명제를 마치 확신인 것처럼 다루지 않아야 한다.

'공동의 적 정체성 정치'는 특정 피해자 집단들을 위해 사회적 · 문화적 통합을 추구하는 대신,

정치와 논쟁이라는 맥락에서 그 특정 집단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고 싶어 한다.

비보편적인 '공동의 적 정체성 정치'는 우리편 편향을 확대하고 지적 논의를 가로막는다.

우리 능력으로 관점을 바꿔보려 해도, 인간의 뇌는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ter)여서 제약을 받는다.

진정한 관점 바꾸기는 스스로에게서 떨어져 나올 것을 요구한다.

스타노비치는 '과학 의사소통 공유지의 비극'을 치유하려면, 중요한 사회 이슈, 공공 정책 이슈 들과 관련해 진실에 수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확신을 증거에 투사하지 못하도록 말림으로써 분리 능력을 키워 주는 제도나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이 '우리의 공적 의사소통 공공 유지'를 파괴하는 우리편 편향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정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편 편향』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감정 온도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보편적 사고에서 드러난 '우리편 편향'과 자아 몰두 가치관에서 비롯된 고집스러운 '확신'이 새삼 놀라웠다.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듯 보이는 혼란한 현대 사회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능동적 열린 사고로 살겠다는 결심은 섰지만, 현실이 아직 너무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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