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만경강 벚꽃길과 100년이 넘은 춘포역

by Someday

지난 4월 4일(토), 익산과 전주 지역은 간밤에 내린 봄비의 촉촉함 사이로 살짝 드센 봄바람이 불어대고 있었다. 회색 구름 가득 드리운 하늘 아래선 눈부시던 벚꽃도 힘 겨운 듯 꽃비를 뿌려대고 있던, 좀 사나운 봄 날씨였다. 마치 금세 봄날이 후딱 떠나버릴 것만 같은 그런 날이었지만, 그렇다고 익산까지 와서 만경강 벚꽃길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만경강 벚꽃길 드라이브


익산 만경강 벚꽃길은 춘포면 춘포리 중심 일대로 펼쳐진, 드라이브와 산책을 즐기기 좋은 전북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 아니던가! 만경강 제방도로 따라 길게 늘어선 벚꽃길은 매해 봄이면, 드라이브· 하이킹·워킹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아름다운 길이다. 이날은 드라이브를 즐기는 자동차 행렬은 보였지만, 하이킹이나 산책을 즐기는 이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벚꽃이 제일 아름답다던 4월 초순이었는데도 말이다. 크게 아쉬웠지만, 무거운 구름이 내려앉은 만경강 둑길을 달리는 우리는, 그저 이런 날씨에도 순응하며 벚꽃길의 또 다른 묵직한 아름다움을 천천히 스케치해 가며 움직였다. 만경 강변 따라 벚꽃이 만개 것도, 아름다운 터널을 이른 것도 현실이었으니, 눈에 담기는 대로 느끼며 눈부시지 않은 벚꽃의 향연을 나름 즐겼다. 이곳은 주변의 춘포역 등과 함께 돌아보라는 추천이 많은 낭만적인 봄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높은 곳, 바로 그곳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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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벚꽃길 주요 정보 및 특징

1) 위치: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 둑길 일원

2) 시즌: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에 벚꽃 만개. 2026년 기준 4월 초순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

3) 특징: 강바람을 맞으며 길게 이어진 벚꽃 터널을 걸을 수 있는, 야간 경치와 분위기가 멋진 곳. 만경강 벚꽃길은 도보로 걷기에도 좋지만, 드라이브 코스로 더 유명하며, 벚꽃 시즌에는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

4) 주변 명소: 인근에 100년이 넘은 간이역인 춘포역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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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남쪽 따라 김제와 경계를 이루며 서해로 흘러가는 만경강(길이 81.75㎞)에는 강 구간의 특색을 살린 만경 8경이 있다.

1경 만경낙조 - 만경강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낙조를 조망할 수 있는 곳

2경 신창지정 - 새 창이 나루를 오가던 사람과 이곳에 남겨진 역사 문화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곳

3경 사수곡류 - 만경강의 옛 이름인 사수를 표현하여 굽이치는 만경강의 중심에서 옛 물길과 사람들의 어우러짐

4경 백구풍월 - 백구정에서 만경강을 내려가 보며 아름다운 경치를 벗 삼아 자연을 노래하는 곳

5경 비비낙안 -비비정에서 만경강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풍경

6경 신천옥결 - 옥같이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로, 만경강의 허파 역할을 하는 신천 습지가 있는 곳

7경 봉동인락 - 편안하고 즐거운 봉동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곳

8경 세심청류 - 세심정에 앉아 마음을 씻고 흐르는 만경강에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


이번엔 자동차를 타고 만경강 벚꽃길 드라이브만 했지만, 다음엔 좀 더 여유롭게 계획을 세우고 둘러보아야 할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경 8경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으니, '만경강 벚꽃길에 왔다 가노라', 이렇게 '나들이 스케치'를 하는 것도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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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은 완주군 동상면에서 시작, 익산시와 김제시의 경계를 이루며 서해로 흘러가는 강이다. 넓게 펼쳐진 강변이 사계절 내내 각기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중 벚꽃이 만발한 이즈음 봄의 벚꽃터널이 가장 아름답고 유명하다. 둑길 중간중간 공터나 쉼터가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화장실, 쉼터 등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anigif.gif 만경강 둑길 드라이브, 애니메이션

만경강 익산 벚꽃길 구간은 춘포면 익산천 합류 지점 부근에서 시작되며, 늘문정 쉼터가 있는 곳이다. 작은 주차장도 있어 이곳에서 드라이브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제방도로 바로 아래쪽으론 자전거도로가 나란히 이어져 있다. 만경강 제방 도로를 오가는 드라이브 족들은 아름다운 벚꽃터널의 매력에 빠지곤 한다.

전주에서 달려온 우리도, 이날은 만경강 벚꽃터널에서 눈부신 봄빛을 밀어낸 채 묵직한 드라이브를 즐겼다. 만경 강가를 가득 메운 갈대숲은 잠시 늦겨울인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풍경이었다.



100년이 넘은 춘포역

춘포역은 1914년 영업을 시작했던 대한민국 현존 가장 오래된 간이역이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곳으로, 2011년 폐역 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는 역사박물관으로, 레트로 감성 여행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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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포역 앞, 벚꽃과 하트 조형물

춘포는 익산의 남쪽 만경강 변에 있다.

만경강은 농사에 필요한 농수를 풍부하게 제공했고, 농수로 자란 평야의 곡식들은 흉년을 모르고 익었다.

춘포의 옛 이름인 대장촌(大場村)이라는 지명에서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다. 대장촌은 큰 농사를 지었다 하여, 일본인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넓고 비옥한 토지로 곡창지대였기에 '쌀촌'이라고도 불렸고, 1954년 형제 상회로 설립했던 쌍방울로 출근하던 여자 승객들이 많아 '딸촌'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춘포역 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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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포 역사(驛舍)는 춘포의 역사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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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포역 승차장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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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포역 승차장 앞에서 왼쪽 풍경/ 오른쪽 풍경


1914년 개통 당시 기차의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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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기차 벽을 가득 채운, 춘포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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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포 역무실 - 춘포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서 찍는 흑백 사진

역무실 안에 있는 폐색장치

*폐색장치(閉塞裝置): 철도에서 폐색 구간에 하나의 열차가 있을 때에는 다른 열차를 그 구간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장치. 자동 폐색 장치, 연동 폐색 장치, 통표 폐색 장치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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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기계 앞에서 사진을 뽑고 있는 관람객들 / 역무실에 마련된 열차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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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기계(프린트는 칼라 흑백 선택 가능) / 우리도 춘포 역사에서 추억사진 한 장 찰칵!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다음 행선지인 익산 미륵사지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2016년 7월 말에 들렸던 익산 미륵사지는 당시 발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그 거대한 규모에 놀라면서 새삼 백제의 찬란했던 문화에 빠져들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 때 창건한 삼국시대 절 가운데, 백제의 사찰로는 최대 규모이다.

벌써 10년이나 훌쩍 흘렀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그동안 우리에겐 더 많은 기억과 추억들이 주름처럼 쌓여 왔다.

이날(4월 4일), 우리는 2026년 봄, 미륵사지의 풍경을 스케치하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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