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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Nov 24. 2021

<나이트 크롤러> 알 권리와 보도윤리의 가치 기준은?

루이스는 대중의 눈과 귀를 현혹할 선정적인 화젯거리만 찾아다닌다.


Nightcrawler, 2014

개요  범죄, 드라마, 스릴러 / 미국 / 117분 / 2015. 02 개봉

감독  댄 길로이 

출연  제이크 질렌할(루이스 블룸), 빌 팩스톤(조 로더), 르네 루소(니나), 리즈 아메드(릭)



  주인공 루이스 직업은 '나이트 크롤러', 이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처음, 이 사람 직업은 좀도둑이었다. 맨홀 뚜껑이나 안전펜스 등을 몰래 뜯어서(훔쳐서) 팔았다.

영화에 몰두하다 보면, 루이스의 광기 어린 커다란 눈과 한쪽으로 일그러진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독설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 제이크 질렌할의 소시오패스 명연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영화다.


*나이트 크롤러: 사건이 발생하면 그 현장에 최대한 빠르게 찾아가 생생한 장면들을 비디오카메라로 담아 TV 방송국에 파는 일을 하는 사람  


  루이스는 반사회적인 행동양식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다른 사람 물건을 훔쳐 자신에게 이익되는 행동을 반복하며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다. 이 사고 현장을 비디오로 찍어 방송국에 팔아넘긴다는 2명의 나이트 크롤러를 만난다. 나이트 크롤러들은 바로 방송국 측과 통화를 하고 비싼 가격으로 현장 촬영 화면을 흥정한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이들을 유심히 관찰하던 루이스는 고가 자전거를 훔쳐 팔아 카메라 장비와 무선 수신기를 마련하고, 스스로 나이트 크롤러가 된다. 정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독학으로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익히고 배우며 혼자 살아가고 있던 루이스를 처음 대면했을 때, 좀도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환경에 대해 연민을 느끼기도 했다. 가진 것은 없지만, 무엇을 배우든 금세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재능과 상대방을 끌리게 만드는 달변가 기질은 루이스에게 있어 커다란 자산이다. 


  그러나 루이스는 그 탁월한 재능을 잘못된 곳에 발휘한다. 이야기에 몰두할수록 그의 비열함이 역겹게 느껴진다. 잔인한 장면들에 심취하는 루이스에게 인간으로서 의구심마저 든다. 영화 속에서 루이스는 한마디로 소시오 패스로 등장한다.


*소시오 패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행동 양식을 반복적, 지속적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반복적인 범법행위에 참여하거나 연루되곤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한 관심이나 걱정이 전혀 없으며, 사기를 일삼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사회적, 가정적으로 맡은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실, 정직, 신뢰와는 거리가 멀다. 반사회적인 사람들 중 일부는 달변의 매력을 갖추어 다른 사람을 매혹시키고 착취하기도 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 반사회적 인격장애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정보)



  끔찍한 사고 현장을 적나라하게 촬영하는 루이스는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열심이다. 그는 이번 영상물로 지역 채널 보도국장인 니나를 만나, 만족스러운 첫 거래가 이루어진다. 

자신감이 생긴다. 대중의 눈과 귀를 현혹할 선정적인 화젯거리를 찾아다닌다. 

  그러다 보니, 화제가 될만한 충격적인 사진을 찍기 위해 현장을 조작하기까지 이른다. 루이스가 찍은 현장 영상은 지역방송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게 된다. 방송국에서는 더 자극적인 영상을 원한다. 루이스는 독학으로 배운 영상 촬영에 대한 감각도 뛰어나 지역 방송국 보도국장 니나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을 받게 되면서 나이트 크롤러로서 승승장구한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루이스가 경찰 신고를 도청하던 어느 날, 그는 살인 사건 총격 현장에 경찰보다 빠르게 도착하면서 몇 발의 총성을 듣는다. 지역을 큰 충격에 빠뜨릴 만한 사건임을 직감한 루이스는 재빨리 모든 현장 증거들을 수집한다. 루이스는 운 좋게 범인들 얼굴도 찍게 된다. 


  루이스는 곧 보도국장 니나를 만나 사건의 영상을 건넨다. 니나는 경찰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강행한다. 이번 사건을 취재로 루이스는 최고의 시청률을 다시 갱신하지만, 경찰은 범인 몽타주를 감춘 루이스를 의심하게 된다. 끔찍한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제보자가 된 루이스는 경찰의 감시를 따돌리며, 범인을 추적한다. 루이스는 범인을 찾아내고, 자신이 생각해낸 모종의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 그 과정에서 그는 살인까지 저지르며, 특종에 올인한다. 

  루이스는 소시오패스 다운 통제력도 지니고 있다. 니나를 협박할 때나, 파트너인 릭을 길들일 때도 눈빛이나 목소리에 흔들림이 없다. 자신은 그 누구에게도 지배받거나 통제당하려 하지 않는 강박 성향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루이스는 점점 더 자극적인 영상물을 찍는다. 결국 사업 파트너인 릭까지 간접 위장 살인으로 살해한다. 자신이 꾸민 살인사건도 현장 사건 상황으로 교묘하게 위장시킨다. 


  승승장구하는 루이스는 마침내 자신의 회사까지 차리고, 직원도 3명이나 채용한다. 루이스는 소위 잘 나가는 언론인이자 성공한 사업가로 활동하며, 이 영화는 끝난다.  


  만약,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루이스와 니나 같은 사람들에 의해 각종 미디어 매체들이 조작되고 있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과연 알 권리와 보도윤리 가치 기준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영화는 소시오패스에 관한 인물 탐구는 물론, 현대사회에서 매스 미디어 은폐와 조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매일 접하고 있는 뉴스는 얼마나 사실에 가깝고, 누가 진실과 정의를 말하고 있는지 다시 묻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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