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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Lee Nov 14. 2022

영어를 위한 새로운 비전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영어의 자유로운 소통이 필수

세상은 좁아지고 변화는 빨라지면서 글로벌한 소통은 필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플루언트]의 저자 조승연 님에 따르면, “인터넷에 있는 정보의 60퍼센트 정도가 영어로 되어 있다.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웹사이트는 전체의 0.7퍼센트다.” (p29)라고 합니다. 영어는 세계 57개 국가와 27개 자치구의 공식 언어라고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며 찾는 양질의 정보가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 사용자의 95%는 영어의 본고장 잉글랜드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다양한 억양과 사투리를 극복하면서 무리 없는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 사용자 9억 4천만 명보다 보다 많은 11억 명이 사용하는 중국어를 넘어서 세계 공용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1.1 확장된 세상 가까워진 소통


우리 아이들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인재들과 함께 협업해야 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들과 소통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면 그들 사이의 공통 언어는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혹자는 영어를 못해도 뛰어난 AI 번역기가 있어 괜찮다고 합니다. 통역사가 대신해 주거나 바디 랭귀지를 통해 짧은 단어만으로도 의사소통을 하며 살아남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일을 하면서, 매번 이러한 방법으로 소통해야 한다면 양질의 업무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회사는 대체 가능한 다른 인력을 알아볼 것입니다.


 물론 영어를 쓰지 않는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영어를 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의 세계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 영어를 단순히 스트레스받는 시험의 한 과목으로만 보던 세계관을 넓히셔야 합니다. 사람 사이에 교감이 느껴진다는 것은 단순히 서로가 ‘알아듣는’ 수준에서 말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한글을 통해 소통하지만 나와 잘 통해서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외국인들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세계를 확장하는 첫걸음이며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시작에 불과합니다. 업무능력이 비슷하다면, 이왕이면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있고 업무 스트레스를 재치 있게 풀어나가는 사람과 일하고 싶을 것입니다. 번역기로 대체할 수 없는 품성과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더 잘해 주고 싶은 맘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일 테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영어는 시험 준비 과목이 아닌 소통의 언어로서 이해되고 접근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스마트 폰 앱으로 할 수 있는 영어학습 관련 자료가 넘쳐 납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영어로 소통하는 채널도 많아졌습니다. 다양한 경력의 외국인과 줌을 통해 쉽고 편하게 수업을 합니다. 온라인 국제학교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은 확실히 더 좋아졌습니다. 가상공간이라는 세계에서 교류가 자유로워지면서 개인의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를 익히고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차고 넘칩니다.


1.2 대한민국 나라님도 원했던 소통의 영어


공교육 영어교육 과정은 수행평가나 시험제도에 가려 궁극적 목표가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정책이 그렇듯, 나름의 목표는 있습니다. 다음은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별책 14]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첫째, 영어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을 습득하여 기초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기른다.
둘째, 평생교육으로서의 영어에 대한 흥미와 동기 및 자신감을 유지하도록 한다.
셋째, 국제 사회 문화 이해, 다문화 이해, 국제 사회 이해 능력과 포용적인 태도를 기른다.
넷째, 영어 정보 문해력 등을 포함하여 정보의 지위 및 가치 판단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공교육의 방향은, 언어의 사대 영역을 학습하여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데 있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영어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 영어학습의 주체가 되어 세계 시민으로 영어를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초중고 영어 공부 로드맵]에서는 “공교육의 영어수업은 영어를 배우는 과정과 결과가 학교 안에서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유의미하게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p23)라고 풀이했습니다.


대학 수학능력 검증 시험의 방향도 소통에 중점을 두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2 대학 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 위수민 님은 정책 브리핑에서, 2022 영어영역은 교육과정이 정한 어휘 수준에서 기본적인 청해력과 의사소통력, 능동적인 독서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하였다고 했습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초등 영어 학습이 교육부 고시에서 제시한 데로 되었다면 대학 수학능력 검증 시험까지 공교육 학습이 체계적으로 잘 연계가 되었을 것입니다.


영어에 스트레스받고, 영어에 ‘영’ 자도 듣기 싫다고 하는 초등학생들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교육부 고시 두 번째 항목, “평생교육으로서의 영어에 대한 흥미와 동기 및 자신감을 유지하도록 한다”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교육이 실현할 수 있는 최상의 목표를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사교육에 지친 학부모님 중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실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 영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현장에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현되지 못한 목표가 못내 아쉽습니다.


1.3 제도를 넘는 실력이 생존전략


물리적인 학교 건물이 없이 세계 각국에 7개의 기숙사를 두고 100퍼센트 온라인 강의를 하는 곳, 하버드보다 입학하기가 힘들다고 알려진 미네르바 스쿨을 아시나요. 2014년 28명의 첫 입학생들로 시작, 2019년에 첫 졸업생들을 배출했습니다. 이들은 바로 구글·트위터 등 세계적인 기업에 취직을 했습니다. 또는 아이비리그 졸업자도 3~5년의 실전 경험을 한 뒤 취업할 수 있는 곳에 바로 합격한 학생도 있어 눈길을 끕니다. 한국에서는 홈스쿨링만으로 미네르바 스쿨 입학을 준비해서 합격한 학생이 있으니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봅니다.


미네르바 스쿨의 학장 스티븐 코슬린은 전직 하버드대 사회과학대 학장이었습니다. 학장님은, “‘강의’는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악이에요. 미네르바에는 강의가 없어요 이런 교육과정에서 교수의 역할은 협력자(facilitator)예요. 학생들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문제의 다양한 관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교수님들은 녹화한 수업을 돌려보며, 학생의 참여도, 다른  학생들과 수업하는 태도, 수업 과제, 프로젝트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을 ‘순위’가 아닌 ‘학생 자체’에 두고 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네르바 스쿨은 비판적 사고, 창의력, 효과적인 소통 및 협업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입학생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어떤 ‘그릇’의 학생인지 질문을 던지는 이유입니다. 배움에 필요한 기본 역량을 바탕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깊이 파고드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미네르바 스쿨의 핵심입니다. 입학생들은 7개국에 위치한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각 학기 수업마다 LBA(Location Based Assignme)와 시빅 프로젝트(Civic Project) 등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LBA는 지역 기반 과제로, 기숙사가 있는 나라에서 '학습 내용을 적용할 수 있는 주제'를 정해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업 방식입니다. 시빅 프로젝트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기업이나 단체와 협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러한 수업 방식을 통해 학생들은 각 나라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됩니다. 수업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적용하며 시행착오를 거치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미네르바 스쿨이 아니더라도, 이미 한국의 일부 대학에서도 외국 유명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법과 읽기에 중점을 두었던 수능을 무사히 통과해서 입학했는데, 듣기와 쓰기가 그리고, 토론 중심이 된 수업을 하려니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들에겐 너무 힘든 수업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입시라는 현실 앞에 무너진 소통의 영어를 어떻게 바로 세울 수 있을까요.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영어로 조리 있게 인터뷰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키워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죽은 영어를 살려내는 것은 가정에서, 개개인의 깨어있는 인식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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