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달리는 동물
치타는 육지에서 가장 빠른 동물이다. 요이 땅! 하면 3초 만에 시속 110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다. 기록상 112킬로라고 하지만, 전속력으로 힘을 내면 120킬로미터까지 간다고도 한다. 이 정도 속도라면, 눈앞의 멋잇감을 놓칠 일이 없을 듯하다. 맞다. 거의 없다. 두 번 달리면 한 번은 먹잇감을 잡는다. 대단히 우수한 사냥 성공률이다.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사냥을 하다 보면 당연히 실패도 있다.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by 예쎄 구쎈스, illustrated by 마리예 톨만, 김서정 옮김.
여러 동물들의 특징과 재미난 사실을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는 멋진 그림책이다. 아들에게 쌩쌩 치타 편을 읽어주는데, 남편이 무심히 물었다.
"치타에게 쫓기고 있는 동물이 더 빠르지 않을까?"
흠. 그렇게 되나. 임팔라나 가지뿔영양이 100킬로 안팎으로 달릴 수 있으니, 죽기 살기로 도망을 치면 그 순간만큼은 치타보다 빠를 것도 같다. 물론, 사냥을 시작하려는 치타의 출발선이 생명의 위험을 감지하고 달리기 시작하는 임팔라보다 늦는 것도 감안은 해야 한다. 그래서 임팔라보다 치타가 빠르다고 공식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치타의 앞발이 임팔라에 닿기 직전까지 피가 멎도록 달리는 그 순간만큼은. 임팔라가 세상에서 제일 빠른 동물이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시속 120km로 질주하는 치타가 80km의 톰슨가젤 사냥에 실패하는 이유, 다리를 다친 토끼를 사냥개가 놓친 이유. 가젤과 토끼에게는 ‘목숨이 달린 달리기’라서 그렇다.
<검사내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