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늦잠을 잤다. 전 날 해 질 때까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왔다. 축구도 했고, 이제 막 배운 두 발 자전거까지 탔으니, 피곤하고 다리깨나 아팠으리라. 아들은 8:35분 등원 차량을 타지 못했다.
병원 예약이 9시라, 자는 아이를 두고 병원을 먼저 다녀왔다. 아이는 할머니가 차려준 아침 든든하게 먹고 이년 째 진행 중인 쓰나미 놀이를 하고 있었다. 바둑알, 도미노, 레고조각 그리고 어린이용 전선 놀이까지 한데 엉켜 말 그대로 장난감 쓰나미였다.
"자 이제 장난감 치우고 유치원 가자."
"싫어. 더 놀거야.“
"유치원 가서 친구들이랑 놀아.“
"유치원은 너무 바빠서 놀 시간이 없어."
"..."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하는 모든 활동을 놀이로 인식하고 있었나 보다. 엄마들도 하원하는 아이에게 잘 놀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선생님과 하는 활동은 활동이고 자유놀이는 자유놀이다. 맞지. 네 말이 맞지. 그런데 왜 웃음이 날까.
하긴 EBS 가 진행한 놀이 실험에서도, 자유놀이로 선택한 놀이는 지정한 시간이 지나도 계속 놀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블록놀이도, 선생님에 의해 지시를 받고 놀았던 그룹은 정해진 시간이 지나자 아무도 그 코너에 남아 더 놀지 않았다.
일곱 살 인생. 진정한 놀이란 그런 거였구나. 그 간단한 사실을... 네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또 놓칠뻔했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