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히다

축산 이력관리와 소비 활성화 정책토론회

by 육그램

축산업과 블록체인

1차산업과 4차산업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기존의 축산업은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관리가 까다로워 혁신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축산업과 블록체인 기술이 만난다면? 상상하지 못한 조합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음을 이번 정책토론회 <축산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히다> 에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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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식육마케터 김태경 박사는 "한우를 먹는 방식이 마블링 일변도에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소고기를 먹는 방식은 앞으로 1++ 등급만을 찾는 게 아니라 내 입맛에 맞는 소와 농장을 찾는 패턴이 형성되고 시장에는 다양한 맛이 공존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개입되는 것이죠. 거래정보를 신뢰할 수 있으니, 축산물 이력을 추적하고 내가 선호하는 농장을 찾는 일도 활성화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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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축산물 이력추적은 먹거리의 신선도와 안전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이 먹는 고기가 정말 신선한지, 위생적으로 관리되는지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데요. 물론 현행 축산물이력제 역시 사육단계부터 도축, 포장, 판매과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개인이 고의적으로 누락, 변조할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데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현 이력제도에 블록체인과 IoT기술을 결합한 <블록체인기반 이력관리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이 지난 5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시범사업인 만큼 농장(15개소), 소(1,500마리), 식육판매장(5개소), 학교급식(5개소) 등 일부 업체에만 적용되고 있어 아직은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간 약 9억원의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과, 시범사업임에도 학교급식에까지 적용된다는 점은 관련부처의 의지와 축산시스템 혁신이 얼마나 생활에 밀접하게 닿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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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FoundationX의 황성재 대표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트렌드>라는 타이틀로 블록체인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왔습니다. 최근 스타트업 투자 업계에서는 주식을 발행하는 대신 가상화폐를 발행하여 투자금을 모집하는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투자금 모집 방식이 바로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ICO(Innitial Coin Offering)라는 개념이죠. 이미 거래액 면에서 기존의 현금투자방식인 VC(Venture Capital)에 비해 3배나 커졌습니다(VC $235M vs. ICO $797M, 2017년 2사분기 기준). 이 정도면 단순 유행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편, 블록체인 기반 글쓰기 플랫폼인 스팀잇Steemit 사례도 언급이 되었는데요. 스팀잇은 특정 게시물에 독자가 원하는 만큼 스팀코인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즉, 콘텐츠 제작 활동을 가상화폐로 보상하는 생태계인데요. 실제로 황성재 대표 역시 블록체인 지형도 게시물을 작성하고 $40의 수익을 받았습니다. 블록체인은 저 멀리있는 미래의 공상과학이 아니라 지금, 현재를 바꾸는 기술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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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육그램 이종근 대표는 해외 식품산업의 블록체인 활용 현황과 국내 축산산업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 IBM, 월마트, 그리고 칭화대가 협력한 사례를 들었는데요. 중국에서는 일부 돼지고기와 그 외 식품 품목이 공급장에서 매장 진열대까지 실시간 추적되는 공급 체인을 통해 이동되고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예를 들면 유통과정에서 돼지에 IoT 센서를 부착해 운송과정에서의 온도와 습도, 물리적 충격까지 추적하고 이를 블록 단위로 저장한 다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죠.


아울러 이종근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축산농가의 경제에도 실질적 도움을 준다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실제로 농가를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큰 고충이 돼지와 소를 팔고 나서 돈을 받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가상화페를 이용해 실시간 거래가 이루어지면 이러한 걱정이 사라지게 되겠죠.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니라 농가의 입장을 고려하고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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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자면, 블록체인 기술은 축산 이력추적과 거래방식을 혁신함으로써 기존의 산업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제도적 뒷받침과 축산업 종사자의 공감대가 동시에 필요한 일이기에 충분한 연구,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번의 정책토론회는 정부 부처와 학계, 산업체가 모여 의미있는 방향성을 논의한 자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육그램은 축산 스타트업으로서 유통회사를 넘어 축산산업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시스템을 고민하고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