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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그램 Jan 25. 2019

마장동 축산시장 길라잡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가야하는 이유는



고기,

어디서 사세요?     


단골 정육점?

가까운 마트의 정육 코너?     


  한 번쯤은 마장동 축산시장에서 고기를 사 보자. 50년 전통이 숨 쉬는 이곳에는 매일 새벽 갓 도축된 고기가 들어온다. 그러면 정육점 사장님들은 매의 눈으로 찰진 고기만을 골라내어 판매하는데, 인생의 절반을 고기와 함께한 분들이라 고기 보는 눈만큼은 따라올 자가 없다. 여기서 구매한 고기는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낮다는 말이다.     


마장동 축산시장에 가보았던 가보지 않았던 간에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정보를 준비했다. 이 글을 읽은 누군가는 365일 탐스러운 고기들이 가득한 마장동으로 쇼핑을 즐기러 가보면 좋겠다.     



마장동 축산시장 길라잡이     


  마장동 축산시장은 지하철 마장역 또는 왕십리역에서 가깝다. 입구는 총 3개. 각각을 서문, 북문, 남문이라고 부르며 T자형 길을 중심으로 점포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각 입구에는 공영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승용차로 접근하기에도 좋다.                    

     

서문

큰 도로와 버스 정류장이 인접해서 접근성이 가장 좋다.

북문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어서 승용차를 이용할 때 편리하다.  

남문

지하철 5호선 마장역에서 도보로 7분이면 도착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우시장이라는 타이틀에 겁먹을 필요 없다. 마장동 일대의 큰 육가공 업체나 도매 업체들을 모두 둘러보려면 하루도 부족하겠지만, 소매 업체들로 이루어진 T자형 길의 서문에서 북문까지는 10분이면 충분하다. 물론 선홍빛 고기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고기와 삶이 있는 마장동 축산시장     


  마장동 축산시장은 고기를 사고파는 시장이기 이전에 축산 기술자들의 일터다. 그래서인지 이 곳엔 사람 냄새가 제대로 배어있다. 리어카에 내장을 잔뜩 싣고 아슬아슬한 걸음을 재촉하는 상인들,  유리창 너머로 현란한 칼 솜씨를 뽐내는 작업자들에게서는 조용하지만 치열한 삶의 모습이 보인다. 오토바이와 탑차가 뒤엉켜 내는 클락션 소리에 당황하지 말자.  자연스러운 일터의 모습이니.     


오늘날의 마장동 축산시장은 현대식으로 개조되어 세련된 분위기를 띄고 있다. 그러나 어떤 골목 한 켠에는 옛 전통이 깃들어있고, 어떤 골목은 옛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      


T자형 길을 거리의 분위기 또는 상품의 특징별로 세 가지 구역(A, B, C)으로 나누어보았다. 들러보면 좋을 가게도 몇 군데 꼽아보았다. 그 가게들의 사장님은 유독 매력적일 확률이 높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는 시장




A. 패키지 ZONE


#한우 선물세트

#마장동의 백화점

    

  서문 입구~굴다리와 북문 입구 쪽의 구간이다. 마장동 축산시장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깔끔한 분위기를 가졌다. 이 구간의 주력 상품은 한우. 1++등급의 한우들이 부위별로 곱게 썰어져서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백화점에서 명품백을 고르는 기분으로 마음에 드는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명품 한우 패키지를 구매해보자.     


[추천 정육점]

서문 - 정선축산, 대호축산, 우리소축산, 충북제인축산, 하늘축산

북문 - 석신한우, 마루축산     



B. 보물찾기 ZONE


#돼지고기 #부산물

#마장동의 동묘     


  굴다리를 지나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과거로 돌아간 듯 한 묘한 분위기 속에서 마장동의 역사와 전통은 그대로 숨 쉬고 있다. 1kg에 5천 원이라는 팻말 뒤로는 고기들이 투박하게 쌓여있다. 고기 좀 볼 줄 안다는 고수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질 좋은 고기를 득템 할 수 있다. 마장동에 동묘가 있다면 아마도 이곳일까?     

   



C. 내 맘대로 ZONE


#암퇘지 #수입육 #한우

#마장동의 다있소  

   

  서문의 끝자락이자 T자형 길의 중심이다.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이는 마장동의 핫 플레이스. 어느 문에서든 접근이 쉬울 뿐만 아니라 고기란 고기는 종류별로 다 있다. 씹는 맛이 쫄깃한 암퇘지와 가성비 좋은 수입육, 다양한 등급의 한우를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는 사장님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사장님은 오로지 한국말로 능숙하게 외국인 손님을 응대하고 계신다.


[추천 정육점]

대용축산, 한미유통   

       



추억을 파는 곳, 시장



  요즘 같은 시대에 시장이라니, 영 믿음이 안 간다. 이왕 물건을 살 거라면 혹시 발생할 문제에 대해 당장 전화해서 컴플레인을 걸 수 있는 곳이라면 좋겠다. 요리조리 따져보고 10원이라도 더 저렴한 물건을 사면 합리적인 쇼핑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시장에는 컴플레인을 처리할 콜센터도 없고 요리조리 따져볼 선택의 폭도 넓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시장에 가면 공짜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공짜로 그날의 분위기까지도 살 수 있다. 몇 년 전에는 엄마랑 해운대시장에서 말린 가자미를 샀는데 그때의 분위기와 냄새, 엄마의 옷차림까지 아직도 생생하다. 말린 가자미를 마트에서 샀더라면 그날의 분위기를 기억할 수 있었을까.          





글_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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