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장비 계획 (2)

식수, 텐트, 침낭, 매트, 옷, 스틱, 배낭, 가스에 대해

by 모지리

지난 글에 이어서 장비에 대한 남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정수 필터, 물병 (식수 조달 방법)

tempImageI2UCJ9.heic 정수 필터 사용 모습

JMT에는 식수를 보급할 수 있는 시설이 없으므로 강이나 호수에서 직접 물을 길어 정수해야 한다. 정수 방법은 필터를 이용하는 방법과 정수 알약을 사용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필터로 정수하는 경우 필터를 통과하는 물을 바로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가격이 비싸고 바이러스 제거에는 한계가 있다. 알약으로 정수하는 경우 바이러스나 균은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지만, 수십 분을 기다려야 하고 물리적인 이물질을 제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두 방법을 한 번에 사용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JMT를 포함한 대부분의 트레일 환경에서는 정수필터 만으로 충분하다. 정수알약은 만일에 대비한 백업정도로 챙기는 것이 좋다.


정수 필터는 속도, 형태에 따라 여러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정수 필터의 종류는 Better Weekend라는 블로그를 참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https://betterweekend.co.kr/index.php?mid=news&document_srl=78851) 일반적으로 2인 이상이 함께 다닐 경우 Swayer sqeeze와 같은 필터를 이용하여 미리 물을 정수한 뒤 사용하고, 솔로로 트레킹 하는 경우는 경량화를 위해 빨대에 필터가 달려 마시는 즉시 정수되는 형태를 사용하기도 한다.


Saywer sqeeze 같은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 최소한 두 개의 물통으로 정수할 물과 정수된 물을 각각 담을 수 있어야 한다. 필터를 사면 함께 주는 물 주머니를 이용하여 정수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구성이 좋지 않으므로 JMT에서는 대부분 Saywer sqeeze와 SmartWater 물병의 조합을 사용하는 추세이다. SmartWater는 길쭉하고 신축성이 좋아 정수 필터와 궁합이 좋은 물병이다. Wallmart와 같이 큰 대형 마트나 작은 상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트레일헤드 주변의 아웃도어 상점에서는 반드시 구비해 두는 품목이기에 수급에 어려움은 없다. 기본적으로 삼다수 같은 물과 같은 종류이지만 1L 용량이고 비교적 내구성이 좋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런 이유로 JMT에서 날진 물통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만약 추위를 많이 타서 따뜻한 물병이 필요한 경우에는 날진 하나와 SmartWater 두 병정도로 준비할 수는 있으나 무게가 많이 나가므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SmartWater를 총 세 개 구입하여 최소한 두 병 정도를 정수하여 지참하고 다녔다. 물이 많은 지역을 지나거나, 음식 보급으로 가방이 무거운 날에는 1L만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배낭 무게를 계산할 때 물의 무게는 대략 1~2kg으로 책정하면 적절할 듯하다. 3개를 지참한 이유는 두 개가 기본이고 하나를 백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살이 강한 곳에서 물을 길으는 경우에는 물병이 날아갈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한 백업을 준비하자.




취침 도구, 쉘터(텐트, 침낭, 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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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침낭과 매트는 무게와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므로 큰 관심을 기울였다. 기본적으로는 Reddit에 올라온 작년 날씨를 바탕으로 준비하였고, 그 결과 크게 추운 날 없이 완주하였다. 우리가 트레킹 한 6월 말부터 7월 초는 아직 날씨가 완전히 따뜻해지지 않아 성수기에 비해 크고 무거운 장비를 요구하는 시기이다. JMT는 특히 고산지대에서 야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생각보다 온도가 높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날들이 영하 아래였고, 대부분의 날들은 0도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따라서 장비를 마련할 때 0도를 기준으로 구매한 후, 더 추울 경우의 대책을 준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대책으로는 옷을 더 껴입거나, 앞서 말한 것처럼 날진 물병에 따뜻한 물을 담거나 비상용 핫팩을 챙기는 등이 있겠다. 아래에 우리 장비들과 느낀 점을 적어놓았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 본인 ]
텐트: 몽벨 스텔라릿지 1 (그라운드시트, 플라이 포함)
침낭: 꼴로르 에어라이트 400 (Comfort -2, 650g)
매트: 데카트론 발포 매트리스 MT500 (R 2.2, 480g)

유니클로 경량패딩 + 얇은 플리스를 입고 잤는데 영하로 떨어지는 날은 조금 추웠지만 잠에 들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에어매트를 불기 귀찮아서 발포매트로 챙겼고 만족했다. 침낭은 무게가 마음에 들었지만, 살짝 추운 감도 있었다. 그러나 비슷한 스펙의 침낭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재구매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D군 ]
텐트: Moment DW
침낭: 엑스패드 울트라 0
매트: 니모 스위치백

침낭 스펙이 낮아서 위아래 우모복을 입고 잤다. 나랑 비슷하게 추운 날에는 조금 춥고 대부분은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비자립 텐트이지만 팩을 박는 범위가 좁아 큰 불편함은 없었다.
[ L군 ]
텐트: 더스턴기어 X-mid1
침낭: 큐물러스 엑스라이트 400
매트: Xped 에어매트 (정확히 기억이..)

추위는 여기도 나랑 비슷했던 것 같다. 다만 텐트 팩을 박는 면적이 꽤 넓은데, JMT는 바닥이 딱딱하거나 돌인 곳이 많아 제약이 있었다. 비자립은 문제가 없지만 면적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옷에 대해서 크게 하고 싶은 말은 없다. Reddit 등이나 유튜브를 뒤져보면 대충 어느 정도로 챙겨야겠다는 감이 온다. 개수에 관해서는 매일 빨래를 할 수 있을 만큼 물이 충분하기 때문에 2벌씩만 갖추고 있으면 번갈아 가면서 위생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하도 날씨가 건조해서 가방에 매달아 두고 몇 시간만 다니면 바싹 말라버린다. 다만 매일 밤마다 지친 몸으로 얼음장 같은 물에 손을 담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tempImage9jP05Z.heic 난 대부분 이런 차림으로 있었다

내가 입은 옷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낮에는 반바지에 티셔츠 그리고 얇은 셔츠를 걸쳐 타는 것을 막았다. 손이 빨리 닿는 곳에 경량패딩이나 바람막이를 을 두어 추운 지대에 가는 경우 바로 껴입어서 대응하였다. 모기에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싶으면 긴바지를 입는 것이 낫다. 흙먼지에 빨리 더러워지는 것은 흠이지만, 나도 다음번에는 긴바지를 챙길 것 같다. 밤에는 긴바지를 꺼내 입고 플리스, 경량패딩, 바람막이를 겹쳐 입어서 추위를 막을 수 있었다. 잘 때는 바람막이만 벗고 베개로 사용했다.

[ 의류 목록 ]
바지: 경량 립스탑 반바지, 코드그라피 나일론 바지
상의: 몽벨 티셔츠 2장
아우터: 몽벨 샤미즈 플리스, 유니클로 경량패딩, 몽벨 스톰크루저
양말: 유니클로 퀵드라이? 3개
속옷: 유니클로 에어리즘 2장
모자: 스노우피크 챙모자, 비니
장갑: X

덧붙이자면 반바지를 챙길 때 질긴 재질을 골라야 한다. 질긴 재질은 경량으로 나오지 않아 곤란한 점이 있긴 하다. 친구는 밑단이 뜯어지는 컨버터블을 챙겨 왔는데 거의 긴바지인 상태로 운행했다. 그래도 물에 들어갈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일단 반바지를 챙기는 게 좋긴 하다. 또 양말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는데, 중간부터 구명이 뚫려서 거의 맨발로 생활했다. 매일 바느질하며 다니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친구들은 비싼 메리노울 양말을 신었는데 내구성가 좋고 건조도 빨라 다음에는 그런 양말을 신을 것 같다. 트레일을 마치고 쿨맥스 퀵드라이 양말을 샀는데 그것도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잘 애용하고 있다. 유니클로 속옷은 빨리 말라서 너무 좋다. 근데 빨래를 하도 많이 해서 늘어났다.

tempImageYWDfxl.heic 보기 흉하지만 이렇게 된다





스틱

tempImageW0eI8F.heic 내가 사용한 스틱

난 경량을 추구하고 몸무게도 크게 무겁진 않아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파는 개당 150g 이하 카본 스틱을 가져갔다. 스틱을 혹사시키는 사람이 아니라면 매우 추천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세트로 구매하면 총 5만 원 이하로 저렴하다. 더 비싼 제품 중에는 길이 조절이 가능한 것도 있지만, 나는 그냥 고정 길이에 z자로 분리되는 제품을 샀다. 패킹하기도 매우 편리하다. 다만 JMT는 길이 잘 닦여있어서 스틱을 사용하는 구간이 한 50% 정도였던 것 같다. 그래도 스틱은 가능하면 챙기는 것이 무조건 좋다.





배낭

배낭은 워낙 환경을 타지 않고 호불호가 강한 영역이라 딱히 코멘트할 거리는 없다. 다만 곰통 크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사용하려는 곰통 크기를 미리 알고 가방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60L 정도 경량 배낭을 지고 운행하였는데 BV500을 가로로 패킹하기는 어려웠다. 아무튼 곰통은 공간을 상당히 많이 차지하므로 경량 백패커가 아니라면 60L 이상의 배낭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롤탑 위에 곰통을 두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우리도 시도해 보았지만 불편해서 안에 넣었다.

tempImagerpHJr8.heic 내 배낭 (그라나이트기어 크라운 3)




가스

가스는 식량 계획을 세운 후에 직접 0도 근처에서 하루치 요리를 조리를 해보고, 전체 사용량을 계산하여 챙기면 된다. 사용량은 가스를 쓰기 전후 무게 차이로 알 수 있고, 대부분 부탄은 무게 단위로 판매하므로 개수를 정하기 간단하다. 단 여름에 실험하는 경우는 기온차로 사용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여유분을 두어야 한다. 우리는 하루에 한 끼만 끓여서 먹었는데 230g 한 캔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 그래도 중간에 보급할 기회가 있어서 노파심에 새것으로 교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