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아야 될 행동을 안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를 밀쳤다

by 아드리셋



아이를 밀쳤다.

핑계를 대자면 저녁 시간 내내 나한테 치대는아이 때문에 좀 지쳐 있었다. 여덟살 첫째는 원래 스타일이 그렇다. 더 아기때부터 그랬다. 옆에 앉아 책을 읽어줘도 꼭 내 몸에 자기 체중을 실어서 기대는 아이.(확실히 치댐레벨이 높은 애들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나를 만지고 붙어있고 부르고 졸졸 따라다니는 첫째한테 좀 질렸달까 요즘.

엄마한테 치대다가 밀침당한 첫째는 울진 않았지만 '왜 밀어...' 하고 서러운 투로 말하며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무의식적으로 나온 내 행동에 나도 '아차' 싶었다. 아이가 아까 씹고 싶어했던 껌을 하나 주면서 '미안해, 힘들어서 그랬어. 미안해.' 라고 얼른 말했다. 그나마 오늘은 빠르게 반성이라도 했지, 화가 많이 난 상태라거나 나도 억울할 때면 사과도 하기 싫었던 적이 많다.


이 아이는 엄마가 손 한 번 더 잡아주는 거, 한 번 더 안아주는 거, 어깨 한 번 더 다리 한 번 더 자기한테 내주는 거, 눈 한 번 더 마주쳐 주는 거, 엄마 불렀을 때 귀 한 번 더 기울여 주는 거. 이런 것들로 자기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확인할 것이다.


사실 누구보다 잘 아는데 저걸 실천에 옮기는 게 쉽지가 않다.


'엄마가 전에 해줬던 돼지갈 먹고싶어.'

큰 아이의 한 마디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늦은 밤돼지목살을 쟀다. 사랑하니까. 내 입장에선 이게 그 아이에 대한 사랑의 표현인데 아이는 모르겠지. 엄마가 해 주는 밥은 늘 당연하고 익숙하니까. 나만해도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은 것 같다.


차라리 맛있는 돼지갈비는 못 만들어 주더라도, 아이의 '치댐'을 한 번 더 따뜻하게 받아주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이 와중에 돼지갈비는 왜 이렇게 맛있고 그러냐...



아이와 나의 좋은 관계를 위해선 뭘 자꾸 해 줘야 한다는 생각 말고, 하지 말아야 될 짓을 안 하는 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할텐데. 후자가 얼마나 어려운지!!(부부사이도 마찬가지네)


8세 남아의 치댐을 사랑으로 받아주는 건 아무래도 이번 생은 그른 걸까?

맛있고 난리인 돼지갈비


해달라는 음식 해주면서도 뻘하게 죄책감이 튀어나오는 것은 애미의 숙명인가 어우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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