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 추억 속의 도파민

아 옛날이여!

by 구포국수

댄싱, 추억 속의 도파민 – 아 옛날이여!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졸음이 몰려올 때가 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밤을 새우고도 거뜬히 일을 했지만, 환갑이 지나고 나니 이제 나도 별 수가 없다. 나는 잠을 잘 때 무의식적으로 코를 골기 때문에, 졸음이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인근 공원을 걷는다. 매일 출근하듯이 오기 때문에 도서관 내부는 물론이고, 공원에서도 낯익은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반대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공원을 산책을 하거나, 나무 벤치에 앉아 계절마다 변해가는 나무와 사람들을 쳐다보면 기분이 좋아졌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귀여운 모습과 말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유쾌했다.


오늘 공원에서 이상한 장면이 내 눈에 들어왔다. 20대 중반의 여자가 배꼽 티를 입고 공원에서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학창 시절 댄스음악에 춤추는 것을 즐겨했기 때문에, 그 여자의 몸동작만 보더라도 아마추어의 춤사위는 아닌 듯했다. 그 여자는 높은 거치대에 핸드폰을 가로로 세우고, 자신의 귀에 흰색 무선 이어폰을 꽂고 춤을 추며 계속 말을 했다. 춤추는 유튜버의 라이브 방송으로 짐작되었다. 음악을 크게 켜고 춤을 추는 것은 아니었지만, 공원의 산책 길에서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수년 전 강남 교보문고에 갈 때 한 여성의 춤 장면이 데자 뷰처럼 떠올랐다.


교보문고 뒷길은 차들과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는데, 당시 젊은 여성은 보도에서 춤을 추며 유튜브 방송을 했다. 그때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지만, 사실 나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 그 행동이 공공장소에서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좋게 생각하면 젊은이들이 흥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도서관 인근 공원에서 춤추던 여자는 내가 공원을 한 바퀴 돌고 그 옆을 다시 지나갈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그 여자의 옆 벤치에 앉아 있던 한 남자는 검은 모자를 눌러쓴 채 앉아 있었다. 계속 춤을 출 것 같기도 하고, 유튜브를 하는 도중에 내 모습이 찍히는 것도 싫어서 나는 도서관에 돌아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구포국수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등단 작가(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수필). Challenge, one more time!

6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9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5화어린 시절 나의 B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