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수시절의 고베지진

일본 침몰

by 구포국수

일본 연수시절의 고베지진 – 일본 침몰


나는 일본에 파견되어 1년간 어학연수, 지역문화 습득 등을 골자로 하는 그룹의 국제화 프로그램 과정(지역전문가)을 이수했다. 이 제도는 삼성에서 1990년부터 시작되었고, 대리 이하 직원이 단신으로 해외에 파견되었다. 당시 국내에 유사 사례는 없었고, 1980~90년대 해외여행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젊은 직원들은 서로 가고 싶어 했다. 내가 일본에 연수를 간다고 어머니에게 말했더니, 망토 입고 떠나는 도쿄 유학생에 나를 비유하셨다. 파견 전 집합교육을 3개월 동안 받았고, 나는 50명의 일본지역 연수생 중에서 1등 상을 받았다. 내 어학실력은 하위 1/3 정도 수준이었지만, 전 교육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후쿠야마는 히로시마현에 있는 소도시다. 연수생들은 이곳 쯔네이시 조선소의 연수소에서 3개월간 일본어를 배웠다. 이 연수소는 그룹과 협약을 체결해 다양한 연수생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우리 50명은 총 4개 반으로 나뉘어 공부했고, 주중에는 학교와 기숙사를 걸어 다녔다. 점심은 기숙사에서 연수소에 도시락을 배달해 주었고, 아침과 저녁은 기숙사에서 먹었다. 이른 아침에 차갑고 비릿한 생선(시샤모)이 포함된 와쇼쿠(일식)에 적응은 쉽지 않았다. 연수생들은 일찍 일어나 스크램블과 모닝 빵을 서로 먹으려고 했다.


주말에는 외출이 허용되었고, 이 시간을 이용해 시내에서 술도 한잔 하며 동료들과 회포를 풀었다. 그때 함께 외출했던 동료 중 한 명이 재미있었는데, 그 친구는 일본어 수준이 가장 낮은 반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술을 마시고 기숙사에 돌아올 때, 택시 기사와 대화는 그 친구의 독차지였다. 더욱 놀랐던 것은 다음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음날 일본어 수업에서는 침묵 모드였다고 하니 거의 미스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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