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 지방
가고시마
가고시마(鹿児島)는 활화산 사쿠라지마 + 남국(南国) 분위기 + 사쓰마 번(薩摩藩)의 역사가 한 번에 겹쳐 있는 도시. “동양의 나폴리(Naples of the Eastern world)”라는 별명처럼, 항구와 화산이 만들어내는 풍경 때문에 분위기가 꽤 독특. 규슈 남서단, 가고시마현 현청 소재지로 가고시마만(긴코만, 錦江湾)을 끼고 있으며, 만 건너편에 사쿠라지마(桜島) 화산이 정면으로 보임. 인구 약 59만 명.
가고시마 일대는 옛 사쓰마국의 중심으로, 중세 이후 시마즈(島津) 가문의 본거지. 에도 시대에는 시마즈가 다스리는 사쓰마 번의 성시(城下町)로 번성했고, 일본에서 손꼽히는 부유한 번 중 하나. 류큐왕국(오키나와)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대외 교역 이득을 많이 얻어. 사쓰마는 류큐왕국과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류큐 사절단이 자주 왕복했고, 또 나가사키를 통해 들어오는 서양 문물에도 관심이 많았어. 이 덕분에 가고시마는 일본 남쪽의 “대외 관문” 같은 정체성.
사이고 다카모리(西郷隆盛), 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利通) 등 메이지 유신 핵심 인물 상당수가 이 지역 출신. 지금도 가고시마는 “유신의 고향”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고, 시내 곳곳에 사이고 관련 동상·자료관 등이 있어. 메이지 이후에는 조선·기계 산업이 발달한 항만·공업 도시로 성장.
가고시마(옛 사쓰마)는 돼지고기·고구마·어묵·쇼추로 대표되는 음식 문화. 쿠로부타(黒豚), “흑돼지”로 불리는 브랜드 돼지고기. 원래는 19세기 영국 버크셔종과 현지 돼지를 교배한 게 시작이라고 알려져. 지방의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유명해서, 쿠로부타 돈카츠, 쿠로부타 샤부샤부가 대표 메뉴. 사쓰마아게(さつま揚げ), 갈은 생선살을 튀긴 어묵튀김. 단맛이 조금 강해서 간단한 안주나 간식으로 많이 먹어. 사쓰마 쇼추(芋焼酎), 고구마(사쓰마이모)로 만드는 소주. 향이 강하고 개성이 뚜렷해서, 얼음이나 물·온수 희석해서 마시거나, 가고시마 음식과 곁들여 마시는 경우가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