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리

by 구포국수

이로리


이로리(囲炉裏, いろり)는 일본 옛집 안에 파여 있는 바닥 화로(‘다져 파 놓은 난로 겸 부엌’)로 농가·산촌 민가에서 집의 ‘심장’ 같은 존재. 바닥을 네모나게 파고, 안을 돌·흙으로 단단히 다진 화덕이며 그 안에 장작이나 숯을 피우고, 주변은 재(재를 두껍게 깔아 열을 완화·보온). 위쪽 천장에서 지자이카기(自在鉤) 라는 조절 가능한 갈고리가 내려와 쇠주전자·솥을 매달고 높이를 조절. 보통 대나무 튜브에 쇠막대가 들어 있고, 물고기 모양 레버가 달려 있는 전통적인 모양이 유명. 쉽게 말하면, “난로 + 가스레인지 + 식탁 + 난방기” 역할을 한 고전 멀티장비.


가족은 식사 때뿐 아니라 밤에도 이로리 둘레에 모여 밥 먹고,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아이 혼내고(笑), 집안 서열·자리배치까지 다 이로리 주변 좌석으로 표시. 이로리의 연기는 그냥 폐기물이 아니라 그을음·타르가 기둥·보·초가지붕에 스며들어 벌레·곰팡이·물에 강하게 만들어 줌. 동시에 따뜻한 공기가 집 안 습도를 낮춰 목재 부식도 줄여줌. 그래서 “초가집은 이로리 연기가 지붕을 보호해 줘야 오래 버틴다”고 설명. 물론, 집 안에 항상 연기가 있으니 눈병·호흡기 문제도 꽤 있었던 건 단점.


이로리 주변의 ‘자리 문화’ - 출입구(도마, 土間)에 가까운 쪽: 아이·아랫사람 자리. 가장 멀고 따뜻한 쪽: 집안 어른, 가장의 자리. 손님: 가장 좋은 자리 또는 그 옆. 이렇게 “누가 어디 앉느냐”가 곧 집안 질서와 예절.


expediav2-27412501-943e967d_z-901769.jpg?width=968&height=607&crop=true




keyword
이전 28화토코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