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요에

예술

by 구포국수

우키요에


오키요에(浮世絵, 우키요에)는 에도 시대(17~19세기) 서민들이 즐기던 ‘유흥과 일상, 풍경의 세계’를 목판화로 찍어낸 그림 장르. 지금으로 치면 포스터 + 아이돌 브로마이드 + 잡지 화보 + 관광 엽서가 합쳐진 것. ‘우키요(浮世)’는 직역하면 “떠도는 세상, 뜬 세상”. 원래 불교에서 “덧없고 괴로운 인간 세상” 이란 의미였는데, 에도 시대에 와서는 “어차피 인생은 잠깐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라는 쾌락·유흥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 그래서 우키요에 = ‘떠도는/즐기는 세상을 그린 그림’, 즉 유곽·극장·여행·유행 등을 그린 대중 예술을 지칭.


에도(도쿄)가 정치 중심지가 되고, 상인·장인 계층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짐. 하지만 신분제 때문에 사치스러운 진짜 그림(두루마리, 병풍) 은 상류층이 독점. 값싼 목판 인쇄 기술을 이용한 컬러 판화가 등장하면서 서민들도 좋아하는 배우, 미인, 풍경 그림을 싸게 살 수 있어. 우키요에는 이렇게 대량 생산 가능한 “서민용 아트 & 미디어”로 폭발적으로 퍼졌어.


우키요에는 특정 소재들이 거의 공식처럼 반복. 미인화(美人画), 역자(役者絵) – 가부키 배우 그림, 풍경·여행 그림(名所絵), 도카이도 53역과 후지산 36경 같은 여행 명소 시리즈, 역사·무사·민담(武者絵), 동물·식물·꽃새 그림(花鳥画), 에로티카(春画, 슌가) 등.


우키요에는 한 사람이 다 만드는 게 아니라, “우키요에 4인조”가 협업해서 제작. 출판업자(판권·기획 담당), 화가(絵師), 각수(彫師, block carver) - 원고를 얇은 종이에 옮겨 먹선이 있는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를 깎아 ‘선판’을 만듬. 인쇄공(摺師, printer) - 판 위에 물성 잉크를 빠르게 바르고, 종이를 올린 뒤 바렌(도구)으로 문질러 찍음. 이렇게 해서 하나의 이미지가 수백 장, 잘 되면 수천 장까지 찍혀 에도 거리의 가게, 노점, 책방에서 판매.


만화·애니 원조답게, 윤곽선이 분명하고 그림자보다는 색 블록으로 나눠진 느낌. 파도가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후지산은 작게 배치된 《큰 파도》처럼, 당시로선 파격적인 원근·크로핑이 많아. 눈, 비, 안개, 벚꽃, 단풍 같은 계절 디테일에 집착. 작품 제목, 시(和歌), 배우 이름, 광고 문구 등이 그림 속에 함께 들어감 → 포스터·광고 성격. 19세기 후반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이 서구화를 추진하면서 사진, 석판 인쇄가 들어오고, 사회 구조가 바뀌며 에도식 유흥 문화가 약해지자 우키요에도 점점 쇠퇴.


그런데 같은 시기, 우키요에가 유럽으로 수출되면서 고흐·모네·드가 같은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충격을 줘. 비대칭 구도, 평면적 색, 순간 포착 방식이 자포니즘(Japonisme) 열풍의 중심이 됨. 결국 일본 안에서는 “옛날 싸구려 그림” 취급받던 게, 유럽에서 먼저 높이 평가된 뒤 다시 일본에서 재평가된 셈. 메이지 이후에는 전통 우키요에를 계승·변형한 신판화(新版画, shin-hanga) – 전통 목판 + 서정적 풍경·미인, 서양 광원 표현. 창작판화(創作版画, sōsaku-hanga) – 화가가 디자인·각·인쇄를 혼자 하는 현대 판화 운동이 등장해 20세기 도쿄의 근대 도시 풍경 등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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