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by 구포국수


노(能, Noh)는 14세기부터 이어져 온 일본의 고전 가무극. 아주 느린 움직임, 가면, 시(詩)에 가까운 대사, 간결한 무대가 특징인 “정적인 극장 예술”. 能(のう / 노)는 “능력·재능”이라는 뜻. 노래(요), 춤(무), 연기, 음악이 결합된 일본 전통 가무극으로, 현재까지 정기적으로 공연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극예술. 움직임이 매우 느리고 절제되어 있고 대사는 고전 일본어, 시적·상징적 표현이 많음. 배우 표정 대신 가면과 형식화된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내용은 주로 귀신·신·망령·여인·전설 등 초자연/상징 세계에 가까움. 노와 함께 상연되는 짧은 희극 쿄겐(狂言)까지 포함해서 노가쿠(能楽) 라고 부르기도.


8세기 무렵 중국·백제에서 들어온 잡희·무용(산가쿠 등)과 일본 토착 신악(神楽)이 섞이며 점차 가면 가무극이 발전했고, 14세기 무로마치 시대에 이 예술을 정리·정돈해 지금과 같은 노로 만든 인물이 바로 칸아미·제아미 부자. 노는 이후 쇼군·귀족의 후원을 받으며 정치 권력과 연결된 귀족 예술로 자리 잡았고, 현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


전통 노 무대의 특징은 재질: 히노키(편백나무), 지붕: 실내지만 무대 위에 신사(神社) 같은 지붕이 따로 얹혀 있어, 신성한 공간임을 상징. 네 개의 기둥: 시테바시라(주역 기둥), 메츠케바시라(‘보고 맞추는’ 기준 기둥), 와키바시라(조연 기둥), 후에바시라(피리 기둥). 뒷벽: 큰 소나무 그림(카가미이타, 鏡板) - 신이 내려오는 나무이자, 계절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상징이라 항상 그려져 있어. 하시가카리(橋掛り): 무대 왼쪽에서 대기실까지 이어지는 긴 다리형 통로. 배우가 아주 느리게, 한 발 한 발 등장/퇴장할 때 사용. 무대 뒤편에는 노악대(하야시, 鼓·피리 연주자)가 앉고, 한쪽에는 합창단(지우타이, 地謡)가 줄지어 앉아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줌.


노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가면. 주역 배우(시테)는 보통 가면을 쓰고 연기. 가면 종류는 여성, 노인, 신, 귀신, 유령, 광인 등 수십~수백 종이 있고, 각각 독특한 캐릭터·연령·감정을 상징. 표정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배우가 머리를 약간 위로/아래로 기울이는 것만으로 웃는 것처럼, 우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 (조명·그림자 효과)


의상은 두껍고 무거운 비단 옷, 화려한 문양(용, 구름, 파도, 꽃 등)을 사용. 의상만 보고도 신분·성별·성격·나이·신/인간/귀신 여부를 짐작할 수 있어. 무거운 옷과 제한된 시야(가면) 속에서 느린 동작·정확한 스텝을 유지해야 해서, 배우의 훈련 난이도가 엄청 높아. 한 편의 노는 보통 전반부(마에), 후반부(노치)로 나뉘고, 시간은 60–9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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