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키

예술

by 구포국수

가부키


가부키(歌舞伎)는 노·교겐·분라쿠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고전 연극이면서, “전통극인데 엄청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쇼”에 가까운 예술. 노·교겐이 담백하고 정적인 쪽이라면, 가부키는 색감·장치·연기 다 ‘오버 스펙타클’ 쪽. 가부키는 歌(노래) 舞(춤) 伎(기예·배우), 즉 “노래·춤·연기”. 원래는 “기이하다, 튀다”라는 뜻의 かぶく(카부쿠)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 가부키 = 노래와 춤, 연기가 결합된, 연기·분장·무대효과가 지나치게(?) 화려한 대중 연극.


1600년대 초, 교토의 무녀 이즈모노 오쿠니(出雲阿国)가 남장을 하고 춤과 콩트가 섞인 공연을 한 것이 가부키의 시초. 당시 그녀와 여성 일행이 추던 여인 가부키(女歌舞伎)는 노래·춤·연기 + 약간의 퇴폐적인 분위기로 엄청난 인기와 동시에 풍기 문란 논란. 결국 1629년, 막부가 “풍기 문란”을 이유로 여성의 가부키 출연을 금지. 대신 미소년들이 여성 역할까지 맡는 와카슈 가부키(若衆歌舞伎) 가 등장하지만, 이것도 곧 성적 문제로 금지. 이후 수염 난 어른 남자만 출연하는 가부키가 정착하면서, 오늘날처럼 남자가 여성 역할까지 맡는 가부키로 발전. 에도 시대(1603–1867) 내내 꾸준히 인기를 누리며, 상인·장인 계층을 중심으로 “에도의 대중 연예 1번 타자”. 200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


가부키의 큰 매력 중 하나가 무대 기술. 하나미치(花道) - 관객석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무대까지 이어지는 긴 통로. 배우가 관객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등장/퇴장하며 관객과의 거리를 확 줄이고, 클로즈업 효과. 회전무대(마와리부타이, 廻り舞台) - 무대 중앙이 둥글게 통째로 돌아가는 구조. 1750년대 일본에서 발명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전무대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장면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있고, 배가 움직이는 장면, 시간의 흐름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좋아. 아래에서 배우나 세트가 쑥 올라오고 쑥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같은 장치(세리). 하나미치 중간에 있는 작은 리프트 “스폰(釣瓶 / suppon)”은 주로 요괴·망령 같은 초자연적 존재가 갑자기 튀어나올 때 사용. 이런 장치들을 총동원해 과장된 액션·변신·환상 장면을 만들어내는 게 가부키의 스펙타클한 맛.


쿠마도리(隈取) – 전형적인 가부키 화장으로 일부 역할(영웅, 악역, 요괴 등)은 얼굴에 강렬한 색의 선을 그린 화장. 붉은색: 정의·용기 (영웅). 파란색/검은색: 악, 질투 (악역). 갈색: 초인적인 힘, 괴물. 배우가 특정 포즈에서 갑자기 옷을 확 벗어 다른 의상으로 바뀌는 “히키누키” 같은 속옷 갈아입기 기술도 있어.

가부키의 연기는 극도로 형식화·과장되어 있으며, 클라이맥스에서 미에(見得) 라고 하는 정지 포즈를 취해. 배우가 눈을 부릅뜨고, 몸을 뒤틀고, 한 자세로 멈춰 관객에게 “지금이 하이라이트!”를 시각적으로 보여줌. 대사는 리얼한 말투가 아니라, 노래와 말 사이 같은 억양으로 낭독. 관객이 “이이요~!” “마쨔!” 같은 추임새(카케고에)를 날려 배우를 응원하기도 해서, 무대와 객석의 에너지가 꽤 뜨거워. 전통악기 샤미센(삼현), 북, 피리 등이 사용되고, 무대 뒤나 다다미 위에서 앉아서 연주하는 나가우타(長唄) 악단이 노래와 연주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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