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우토로 마을과 ‘우토로 평화기념관’

우리나라 흔적

by 구포국수

교토 우토로 마을과 ‘우토로 평화기념관’


교토 우토로 마을이랑 ‘우토로 평화기념관’은 “강제동원으로 시작된 재일코리안 마을의 80년 싸움 + 그걸 기억하려는 공간”. 우토로 마을 - 위치: 교토부 우지시 이세다초 우토로 51번지 일대, JR·킨테츠 이세다역 근처 시외 주택가. 구성: 거주자 대부분이 재일코리안(식민지 시기 일본에 온 한국/조선인과 그 후손). 인구: 2021년 기준 약 90명 정도로, 규모는 아주 작은 동네지만 상징성은 엄청 큼. 우토로는 일본 언론에서도 “전쟁과 식민지, 차별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재일코리안 집단 거주지”로 소개.


1940년대 초, 일본 정부는 교토 근교에 군용 비행장(‘교토 비행장’)을 짓는 계획을 세움. 이 공사를 위해 1941~43년경 조선인 약 1,300명이 동원됐고, 이들이 머물던 ‘함바(飯場, 노동자 막사)’ 터 주변에 형성된 집락이 우토로의 시작. 한국·일본 기사들은 이 동원을 “일제 강제점령기 일본이 교토 비행장 건설을 위해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해 만든 집락”이라고 표현. 1945년 일본 패전으로 비행장 공사는 중단. 비행장은 완성되지 않았고, 공사에 동원됐던 1,300명 중 상당수는 귀국 여비도, 갈 곳도 없이 막사에 방치. 일부는 귀국했지만, 조국이 분단·전쟁 상황이라 돌아가기 두려웠거나 일본에서 가족이 생긴 사람들은 그대로 우토로에 눌러앉아 판잣집을 고치고, 버려진 땅 위에 마을을 꾸려 살기 시작. 이게 바로 교토 우토로 마을의 시작.


전후 몇십 년 동안 우토로는 사실상 일본 행정이 외면한 ‘무권리 구역’처럼 취급. 상수도 없는 집 → 우물·수동 펌프로 물 길어 씻고 빨래. 비·눈 새는 판잣집, 비포장 길, 하수·우수 정비 거의 없음. 주소도 애매해서 주민등록, 취업, 학교 진학 같은 기본 권리에도 제약이 많았다고 증언. 우토로 주민들은 “우리가 공사 때부터 여기서 일하고 살아왔으니 집단적으로 거주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1980년대 후반, 토지를 인수한 부동산 회사 ‘서일본식산(西日本殖産)’이 “불법 점거니 나가라”며 퇴거 소송을 제기.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토지 소유권은 회사에 있고, 주민들은 철거 대상”이라는 판결 → 법적으로는 완패. 하지만 우토로 주민·재일코리안·한국 시민사회가 “우토로를 지키자” 캠페인을 벌이면서 상황이 뒤집혀.


2007년, 우토로 주민 대표단이 한국에 와서 “고국이 우리를 도와달라”며 호소했고, 한국 시민단체 모금 + 한국 국회 승인 예산(약 36억 원)이 모여 우토로 토지 일부를 매입할 수 있게 됨. 이 토지를 기반으로 일본 정부·지자체가 시영주택을 지어 기존 주민 대부분이 이주해 계속 살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리. 즉, 우토로는 “법적으론 쫓겨날 수밖에 없던 재일코리안 마을을 한·일 시민과 양국 정부 일부의 지원으로 집단 철거 대신 ‘공동 재정착’으로 바꾼 사례”인 셈.


2021년 8월 30일 새벽, 20대 일본 남성이 우토로 내 빈집·가건물 등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는 방화 사건 발생. 집 여러 채와 창고, 역사 자료 일부가 불에 탔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마을 전체가 충격에 빠짐. 수사 결과, 범인은 인터넷에서 “한국인 혐오 게시물”에 영향을 받았다고 진술했고, 재판에서 “우토로 평화기념관 개관을 막고 싶었다”고 말한 혐오범죄로 인정되어 2022년 교토지방재판소에서 징역 4년 선고를 받음. 이 사건은 일본 내에서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떠올리게 만드는 현대판 혐오범죄”로 분석되면서, 우토로는 재일코리안에 대한 차별·혐오의 현재형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런 혐오에 맞서 싸우는 시민연대의 상징.

정식 명칭: 우토로 평화기념관 / Utoro Peace Memorial Museum (ウトロ平和祈念館). 위치: 우토로 마을 안, 우지시 이세다초 우토로 51-43, 지상 3층, 연면적 약 461㎡. 개관: 2022년 4월 30일 공식 개관. 이 기념관은 “1940년대 ‘교토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의 함바터에서 시작된 우토로의 역사를 기억하고, 우토로를 지켜온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인권·평화·함께 사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공간”이자, “우토로 주민과 인근 주민, 그리고 일본과 한반도의 미래를 짊어질 사람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는 커뮤니티 거점”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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