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다 깊은 1-3

가장 어두웠던 시간

by 권창현


11살.

우리는 한국에서 안식년을 보내게 되었고,

나는 지역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는,

낯선 전장 같았다.


한국어가 서툴렀고,

내 얼굴은 눈에 띄었다.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이상한 얼굴.”

“말도 못 하는 애.”


나는 점점,

나를 미워하게 되었다.

내 얼굴이 싫었고,

내 존재가 부끄러웠다.

차별과 조롱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죄처럼 느껴졌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마음속을 잠식해 갔다.


하지만,

죽음은 두려웠다.


어릴 때부터 말씀을 들으며 자랐다.

생명은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만약 내가 나를 죽인다면,

그건 하나님께

도둑질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회개하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 죗값은 어떻게 될까?


극단적인 상상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겁이 많았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밤마다,

이불속에서 울었다.

아무도 모르게.


부모님께는 말하지 못했다.

이미 많은 짐을 지고 계신 분들에게

또 다른 걱정을 얹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냥 알아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바람은,

어느 날 현실이 되었다.


어머니는 내게

조용히 물으셨다.

“계속 학교 다니고 싶니?”


그 질문 하나가,

나에겐

암흑 속을 밝히는 촛불 같은 것이었다.




다음 이야기: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가던 날,

그 따뜻함이 어떻게 나를 다시 살게 했는지를 나눕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