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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단 Mar 20. 2020

건강한 음원 시장을 향한
VIBE의 도전

 보고있나? 멜론 

NAVER VIBE가 국내 음악 서비스 최초로
이용자가 들은 곡 중심 정산 방식을 시작합니다!


#1 VIBE..가 뭐야?



아직 VIBE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하자면, 꽤 오래전부터 명맥을 유지해온 네이버뮤직이 AI 서비스와 함께 내놓은 음악 어플리케이션으로 로고부터 'AI'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10년정도 네이버 뮤직을 사용한 팬으로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네이버 뮤직은 많은 리스너들에게 사랑받는 플랫폼은 아니다. 33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굴지의 플랫폼에 비해서 VIBE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하지만 그들의 발버둥은 현재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음악 시장에, 좀 과장하자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2 음원 사재기 논란


음원 사재기 논란에 불이 붙었다. 공정한 경쟁이 전제된 '신성한 음원 차트'에 새치기를 하는 사람을 누군가 고발했기 때문이다. 유력한 용의자들은 양 손에 꼽을 정도고, 이미 대중의 귀에 이름과 목소리가 익숙한 사람들도 많다. 왜? 그렇다면 사람들은 음원 사재기에 이렇게 민감할까? 음악의 진정한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그보다는 이미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차트와 순위로 '보게' 된 지가 이미 오래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음원차트는 곧 성적표고, 그 성적표는 TOP100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며 그 메아리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음원 사재기의 실체가 진짜라면 물론 그들은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편법자들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들은 현재 음원 시장, 차트와 플랫폼, 그리고 이에 익숙해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3 VIBE의 도전


이런 상황에서 VIBE는 '내가 낸 돈은 내가 듣는 음악에 배분하겠다'는 엄청난 공약을 들고 나왔다. 현재까지 음원 플랫폼의 정산 방식은 비례 배분제를 따른다. 음원료를 '재생수'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으로, 쉽게 말하면 많이 재생된 노래가 더 많은 돈을 받는다는 뜻이다. "당연한 거 아니야?" 그렇다, 플랫폼 입장에선 모든 이용자의 이용료를 재생수 순위로 합리적으로 나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차트만' 듣지는 않으며 이용자 입장에서 이 방식은 그렇게 합리적이지는 않다. 이 방식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내가 아무리 많이 들어도 그 아티스트에게 내가 낸 돈이 완전히 전달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차트 상단의 가수들에게 더 많이 전달된다.


그 이유는 플랫폼, 무려 몇천만이 모이는 그곳엔 돈도 같이 모이기 때문이다. 음원 플랫폼이 그저 아티스트와 이용자를 이어주는 역할만 한다면 물론 VIBE의 방식이 무리 없이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차트는 그 돈을 나누는 과정이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어주는 '상품'인 차트에 더 많은 성과급을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 음원 시장에서 차트를 점령하는 건 곧 음악과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돈을 점령하는 것이다. VIBE는 이 틀을 깨고 '내 돈을 내 아티스트에게'와 같은 무리한 도전을 하고 있지만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런데 왜 하필 네이버일까, 왜 VIBE일까? 


#4 네이버, 너 좀 들을 줄 아는구나


네이버 뮤직은 몇 년 째 무명 아티스트를 위한 발굴 시스템 뮤지션 리그와 TOP100차트를 운영중이다. 누구나 자신의 음악을 마치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리듯 올려서 공개할 수 있고, 음원과 앨범 제작 지원을 받을 수도 있고, 신인으로 그린플러그드 같은 페스티벌에 초청받을 수도 있다. 가난한 아티스트들에게 뮤지션 리그는 기회의 땅이면서 자신의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더하여 '온스테이지'에서는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인디부터 힙합, 심지어 퓨전국악까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신선하게 소개해준다. 온스테이지가 준비한 영상에서는 그들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있다. 



내가 네이버 뮤직의 이용자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음악의 가치를 세상에 펼치기 위해서 좋은 플랫폼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차트에 의해, 돈에 의해 움직이는 플랫폼과 이 때문에 생겨난 편법자들은 점차 그 가치를 흐리고 있다. 네이버 역시 타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TOP100 차트를 갖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음악의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을 꽤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네이버일까, 왜 VIBE일까?"에 대한 대답은 "음원 플랫폼 중에서 그들이 음악을 가장 진지하게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5 힘들겠지만 응원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이고 법이고를 말하기 전에 일단 네이버 뮤직과 바이브의 이용자 수가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멜론과 같은 기존의 음원 플랫폼 뿐만 아니라 유튜브,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등 한국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는 거대 글로벌 기업까지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VIBE 뒤에 네이버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벌써 130만의 공감을 받고 있는 VIBE의 캠페인을 그저 이용자로서 바이브의 발걸음을 묵묵히 응원하고 지켜볼 것이다. 


뮤직타임즈

2020.03.20

by 소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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