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 컴백_스타트업
'연재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낸뒤 나는 회사 뒤로 숨어버렸다.
두 군데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는데 먼저 입사한 회사는 레이블러로 단기계약을 한 뒤 일을 했고,
다음 회사로는 이전 경력을 인정 받아 레이블러 검수자로 스타트업에 입사한다.(이도 계약직이었지만 무난히 연장되는 형태의 계약직이었다.)
4대 보험, 점심/저녁 값 지원은 달콤했다.
맨몸으로 세상에 맞서다 다시 방패막을 찾은 것 같았다.
다시 얻은 방패막으로 나는 내 온몸을 가렸다.
몰랐는데 이번 일로 깨달은 회사를 다니면 좋은 점 하나는,
타인과의 대화에서 지금 상황을 조금 더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프리랜서 시절에는
'요즘 뭐하고 지내?'
라는 질문에 많은 이야기가 붙어야 했다.
'요즘 이런이런 걸 하고 이런이런 일을 하는데~'
일이 고정적이지 않으니 그때 그때 설명해야 하는 직업적 이야기가 달라졌고 그에 따른 내 설명도 길어져야 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
'회사에서 이런 일을 해'라는 말 한마디만 하면 모두가 더 길게 묻지 않더라.
나는 스스로가 프리랜서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프리랜서로 2년을 버티기엔 쉽지 않았다.
일을 찾아 헤매지 않고 쏟아지는 일에 허덕이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들어간 회사는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있었다. 초반 기획은 친구 삼고 싶은 ai를 만드는 것.
회사는 이런 기획을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채팅형 AI' 방식을 선택했다.
친구처럼 말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모델 학습이 필요했고 이말인 즉, 고퀄리티 학습자료를 만드는 레이블링이 필요했다. 나는 그렇게 데이터 기획 팀 안에 있는 레이블링 팀으로 들어가 레이블러 교육자로 근무했다.
먼저 레이블러 교육자란, 프로젝트에 맞는 가이드를 작성하고 이를 레이블러에게 교육하여 모델이 학습할 수 있는 고퀄리티 데이터를 만들어내게 하는 직책이다. 당시 회사는 자체 모델을 ai에 적용하고 있었던 까닭에 데이터 퀄리티에 매우 집착했다. 만드는 데이터의 퀄리티가 자사 모델의 지능과 바로 직결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좋은 리드와 팀원을 잘 만나 매우 즐겁게 근무를 할 수 있었다. 재밌는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했는데 가장 재미있었던 프로젝트는 유저의 욕망을 정의하는 프로젝트와 캐릭터를 제작하는 일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매력적인 캐릭터를 어떻게하면 잘 만들지에 대해서도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일을 했을까?
근무 중 내게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한다.
"공모전 당선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