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커리어4

웹소설 작가 핫 데뷔?

by 한량



매일 글을 썼지만 글이란게 그렇게 만만한 녀석은 아니었다.

글쓰는 것이 어려운 이유을 조금 나열해보자면..


1. 장면의 구체화

두 사람이 남에서 썸 그리고 나아가 사랑하는 과정을 잘 알고있다. 하지만 그 둘의 페르소나를 잃지 않게 만들며 뻔하지 않게 사랑으로 골인하는 과정을 그리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2. 문체와 표현력

소설을 수십장이 넘는 페이지를 글로 채워야 하는데 같은 문장이 적어야 하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해는 물론이고 공감을 자아내야 한다. 초반에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즐겁게 글을 썼다지만 중반이 넘어갈 수록 보이지 않는 두꺼운 막을 뚫고 나가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3. 무거워야 하는 엉덩이

신내림(글적 영감)이 없이 중, 후반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니 잡생각이 어찌나 떠오르는지, 어찌나 좀이 쑤시는지, 깜빡이는 커서와의 눈싸움이 이젠 익숙할 지경이다.


대충 이러한 이유들로 글에 진전이 더뎌졌다. 계속 써 나갈 이유가 필요했다.

그 이유로 난 무료연재를 결심하게 되었다.


때 맞춰 신규로 런칭된 웹소설 연재 플랫폼이 생겨났고, 나를 움직일 동력으로 내가 쓴 글 첫 회차를 올리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업로드 치고 꽤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글을 업로드 하는 날이면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내가 쓴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에 없던 아이디어가 샘솟는 기분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힘을 얻고 글을 쓸 동력을 찾았다.


그렇게 열심히 연재를 이어나갔다. 재밌게 하다보니 소설의 랭크도 쭉쭉 올라 실시간 랭킹 1위를 찍은 순간도 있었다. 소득이나 순위 등을 기대하지 않고 얻는 순간이라 그런지 얼떨떨 하면서도 기뻤다. 매 방황하던 인생의 길이 정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정해진 길대로 걸어 갔으면 얼마나 좋았으려만, 말 그대로 난 '무료연재'였다. 수익화가 되지 않은 무료. 통장에 꽂히는 돈은 없다.

그말인 즉, 나는 자본주의 대한민국을 살아가야 했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했다.


중반을 달리던 이야기는 결국 연재 중단이 되고, 나는 회사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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