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아빠도 분명 “F1 더 무비” 좋아할텐데!

나의 자전거, 자동차 운전 선생님 아빠

by 알름

“오늘 영화 볼까?“

“아버지도 좋아하실것 같은데 같이 보는거 어때?”

남편이 카톡을 보냈다.

“좋아!”

나는 답을 하고 부모님께 카톡을 보냈지만 둘이 보고 오라고 에둘러 거절을 하셨다.

아무래도 저녁 시간은 빠듯하다.

상영시간도 무려 2시간 45분으로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므로 평일에 영화 관람은 결코 쉽지 않는 선택이다.

무더위가 끝나가는 8월의 평일 저녁에 나는 남편과 F1 더 무비를 극장에서 보고 왔다.

F1더 무비는 탑건 시리즈에 이어서 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로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이다.

스크린에서 본 브래드 피트는 내가 어릴적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멋있었고 연기를 잘했으며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을 소재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였다.

분명 아빠도 봤다면 좋아하는 소재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아빠는 동년배인 브래드 피트를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들지도 궁금했다.

영화내용은 최고가 되지 못한 전설과 최고가 되고 싶은 루키가 한 팀이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인데 실제로 배우들의 나이를 검색해보면 아빠와 아들의 나이차이였다.

영화 인턴도 떠오르면서 MZ세대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는데, 극중 팀에서 브래드 피트가 댐슨 이드리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지만 처음에는 새겨듣지 않고 꼰대라고 무시하다가 나중에 그 말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저 둘의 공통점이 아버지가 13살때 돌아가셨다는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댐슨 이드리스는 브래드 피트를 보면서 아빠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급하게 운전하지 말고 출근할때도 10분전에 미리 나가면 사고날 위험도 없다. 항상 급하게 나가서 급하게 끼어들려고 하니 사고가 나는거야.”

고리타분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틀린말이 하나도 없었다. 5분만 늦게 나가도 도로는 꽉막히고 끼어들지 않으면 끼어들기하는 차에게 양보해주면 내가 늦고 지각을 하기 때문이다. 항상 급했고 운전 초반에 운좋게 끼어들기를 한 날이면 나는 내가 운전을 잘해서라고 생각했는데 그 확률이라는 것은 내가 끼어들기에 성공해서 기분이 짜릿할때보다는 성공하지 못해서 초조하고 마음 급하게 갈때가 도착할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럴때면 하루종일 기분이 찝찝하고 좋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동생에게 운전을 가르쳐주는 아빠를 보면서 아빠는 나에게 했던 그 멘트를 똑같이 30살 중반이나 먹은 동생에게 했고 동생은 나처럼 고리타분하게 들었지만 나는 그 말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스스로 습득하거나 배우지는 못한다.

자전거를 탈때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첫 도로주행을 할 때도 도움을 받는다.

나의 경우 항상 아빠가 곁에 있었다. 심지어 나는 겁이 많아서 어릴적 눈썰매를 탈때도 혼자 못타서 아빠가 동생과 나를 양옆에 끼고 눈썰매를 타고 내려갈정도였다. 두발 자전거를 탈때도 아빠가 뒤에서 자전거를 밀어줬고 중고차를 사러 가준것도 아빠고 주차를 도와주신것도 아빠였으며 사고가 났을때 처음으로 연락한 사람도 아빠였고 아빠는 항상 그때마다 바로 달려왔다.

이제 나는 아빠가 나에게 도움을 주는것보다 내가 도움을 줘야 할 나이가 되었고 바쁘다는 이유로 아빠의 도움을 우선순위에서 미루고 기한이 임박할때 해드릴때가 많다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슬그머니 주말에 영화를 예매한다.

아빠가 그 영화를 보고 "그냥 그랬어"라고 말할지라도 그 영화를 보고 나면 아빠에게 "운전 연수 공짜로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아빠 생각 많이 난 영화였어요!" 라고 예쁜 말 한마디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