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4일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을 앞두고 평소와 같은 주말 저녁이었다.
평소 다이소를 자주 이용하는 남편은 다이소에 들려서 필요한것을 사고 방울토마토와 오이 키트를 사왔다.
방울토마토 재배키트의 가격은 3,000원이였다.
처음 받아든 느낌은 다이소 제품이라는 인식으로 인해서 굉장히 싸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 다음에 든 생각은 5개의 씨앗과 화분과 배양토가 들어있는 재배 키트를 본 순간 이 씨가 발아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면서 결코 싼 가격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재배를 하면 이 구매 가격은 싼 가격이 되는 것이고 기르다 죽이면 나는 방울토마토가 연상되는 플라스틱 빨간 화분을 3천이나 주고 비싸게 구매한 것이 되는 것이다.
순간 3천원짜리 제품에도 득과 실을 따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게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생명의 소중함을 느껴보는거야! 하면서 해맑게 사오던 남편에 비해서 나는 너무 생각이 많았던것이다.
저녁을 먹고 재배방법도 너무 간단하길래 한번 정독해서 읽어봤다.
배양토를 넣고 물이 골고로 스며들게 부은다음에 간격을 씨앗을 뿌린다.
그리고 씨앗을 1cm 깊이로 심고 흙을 덮어준다.
물은 일주일에 2번만 주면 되고 양지바른곳에 두면 약 10일후에 새싹이 자라난다는 것이였다.
물을 일주일에 2번?
더 의구심이 들었다.
이 재배방법에 대한 의심보다도 내가 과연 잘 키워낼수 있을까에 대한 나에 대한 의심이였다.
긴급하고 중요한것 외에는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나에게 당장 방울토마토를 가져다 주는것도 아니고 나에게 큰 기쁨을 주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물을 주고 돌봐줘야할 존재가 생겼다는것이 약간 귀찮았다.
엄마가 주는 음식도 냉장고에서 부패되고 먹을 수 없을때까지도 모르고 있다가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면서 후회하고, 나이가 들고 30대가 넘어갈수록 내가 하고 싶은것, 내가 잘할 수 있는것들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더 좁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 점점 제한되고 시야가 좁아지는 이때에 가정을 꾸리게 되었으니 더 바빠지고 혼란스러워지기까지도 했다. 결혼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화장실에 분홍 곰팡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였다.
나는 부모님과 살때까지는 한번도 그런 곰팡이를 본적이 없었고 그 분홍색이 곰팡이인줄도 모르고 날마다 청소를 해줘야 한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던 사람이였다. 깨닫고 보니 엄마는 매일같이 청소를 하신것이다.
그런데 이런내가 방울토마토를 기를 수 있을까?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
그래도 물을 일주일에 2번정도 주면 된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으므로 나는 심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그냥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키트를 뜯고 구성품을 확인해본다.
배양토, 씨앗, 화분이 끝이다.
그중 약 봉지같은 방울토마토 씨앗을 보니 너무 작아서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분실할것만 같았다.
내 하드렌즈보다도 더 작은 저 씨앗이 자라나서 방울토마토 열매를 맺는다는게 신기했다.
남편은 저렇게 작지만 나중에 발아하고 커가면 화분을 분갈이 해서 큰 화분으로 옮겨줘야한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방울토마토가 2m까지나 크게 자란다는 글을 본적이 있었는데 우리집 식물은 키가 고만고만한
다육이들이 대부분이라서 그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뜯어보니 더 작았다.
빨간 씨앗 5개가 발아할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발아한다고 할지라도 나는 열매를 맺힐수 있을까?
그래도 한가지 희망은 우리 신혼집은 남향이고 볓이 잘 들어온다.
그리고 문을 열면 시끄럽지는 하지만 바람도 솔솔 불어오는 곳으로 베란다가 굉장히 넓다.
물만 잘 준다면, 저 존재가 베란다에 있다는것을 잊지 않는다면 발아까지는 성공할 수 있을것 같았다.
실제로 남편이 함께 사온 오이 키트는 굉장히 잘 자라서 잎이 커졌고 키가 커져서 주말농장으로 보냈지만
죽어버렸다고 한다.
경험해본바 처음 10일까지는 굉장히 따분한 일이다.
아무런 변화가 없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수도 없다.
저 컴컴한 땅속에서 죽었다고 해도 어쩔수가 없는 노릇인것이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재는 우리집에 와서 죽을까 살아서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열심히 물을 주면서 기다려본다.
과연 5개중 몇개의 씨가 발아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정말 저 문구처럼 행복을 기르고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것인가?
열매를 수확할수는 있겠지만 행복은 어떻게 기르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