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혼다 CR-V 기반 '움직이는 연구소'
ㆍ 인디카 경주차 사양 V6 엔진 적용
ㆍ '무제한급' 레이스 출전 가능성도
혼다가 현대차 '롤링랩(Rolling Lab)'과 동일한 성격을 갖는 초고성능 SUV 테스트카를 공개해 화제다.
최근 풀체인지를 거친 CR-V를 기반으로 하는 이 차의 이름은 'CR-V 하이브리드 레이서'. 북미 지역 혼다 레이스카 개발을 총괄하는 HPD(Honda Performance Development)가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2월 하순 티저 이미지를 발표한 후 지난 28일 정식 공개됐다.
겉모습은 CR-V를 하고 있지만 속은 영락없는 경주차다. 차체와 프레임 대부분을 알루미늄과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로 제작했다. 앞문은 람보르기니 슈퍼카처럼 시저 도어 형태로 열리고, 2열 도어 부분을 포함한 차체 뒤쪽은 통짜 카울로 구성되어 통째로 들어낼 수 있다.
차체 전면부와 측면부에 공기를 대량으로 빨아들일 수 있는 덕트가 자리잡았고, 높은 공기역학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프론트 윙, 사이드 스커트, 리어 윙과 차체 하부 디퓨저 등 본격적인 형태의 에어로파츠를 장착했다. HPD는 "일본 슈퍼GT와 독일 DTM 등 세계 최정상 GT 레이스에 출전하는 경주차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은 인디카 시리즈 경주차에 들어가는 2.2리터 V형 2기통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에 전기 모터 제네레이터 유닛(MGU)를 결합했다. 6단 시퀀셜 변속기와 연결돼 시스템 최고출력 총 800마력을 발휘한다. 100% 재생 가능한 바이오 연료와 슈퍼 커패시터를 활용하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는 인디카 경주차와 NSX GT3 에보2의 부품을 결합해 사용한다.
혼다는 이번에 선보인 CR-V 하이브리드를 '움직이는 실험실(Rolling Laboratory)'라고 표현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공개한 RN22e, N 비전 74를 일컫는 '롤링 랩'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전동화 시대에서 하이브리드 및 전기 레이스카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운전의 즐거움'을 어떻게 구현할 지 고민하기 위한 목적도 같다.
다만 연구 목적에 그치는 현대 롤링랩과는 달리 혼다는 CR-V 하이브리드 레이서를 실제 모터스포츠 대회에 출전시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외 한 모터스포츠 커뮤니티는 CR-V 하이브리드 레이서의 출전 무대를 올 6월 열리는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 경주로 보고 있다. 경주차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무제한 클래스'에 테스트 및 연구 목적으로 출전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