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그랜드체로키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갔다. 최대 600만원 이상에 이르는 큰 인하폭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한목소리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지프는 지난 13일 공식 발표를 통해 그랜드체로키의 미국 판매 가격을 낮춘다고 전했다. 물가 가치와 원자재값 동반 상승으로 자동차 가격이 어렵지 않게 오르는 추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결정이다.
차량 인하 폭은 등급 별로 다르다. 가장 낮은 등급인 라레도의 시작 가격이 4만 425달러(약 5,408만원, 이하 MSRP 기준)로 2천 달러(약 268만원) 낮아졌다. 최상위 등급 서밋 리저브는 6만 8,835달러(약 9,209만원)로 기존 대비 4,595달러(약 615만원) 인하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라레도에서 3열 시트와 4륜 구동을 뺀 라레도 A는 3만 8,290달러(약 5,122만원)로 동결됐다.
지프 북미법인 사장 빌 페퍼는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다이렉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가격 인하를 통해 많은 수상 경력을 지닌 인기 차종을 저렴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소식에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다. 같은 소식을 전한 카스쿱스와 모터원 기사에 달린 댓글은 대부분 “진작 그랬어야 했다”로 뒤덮였다. 카스쿱스 기사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얻은 댓글은 “그랜드체로키는 너무 비쌌다. (가격 인하를 하긴 했지만) 이제 낮은 등급에도 운전자 보조 시스템 좀 챙겨줬으면 한다. 아직도 옵션이라니 너무하다”라는 내용이었다.
같은 기사에 댓글을 단 다른 네티즌은 “다른 제조사들도 이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 적었고, “이것이 디플레이션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높은 차값에 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바가 그대로 나타났다.
한편, 그랜드체로키는 한국에서도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춘 바 있다. 작년 5월 최대 900만원 가까운 가격 인하가 이뤄졌는데, 이후로도 재고가 쌓이자 연말 최대 1,200만원 할인까지 걸 정도로 판매가 부진했다. 이번에 미국 가격이 낮아진 그랜드체로키가 한국 시장에도 다시 한번 인하된 가격으로 국내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