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로 등록된 런던 택시 두 대
- 모 모빌리티 업체가 2022년 수입
- 1억 3천만 원에 도입, 중고가는 1/3
6개월째 쓸쓸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검은색 중고차 두 대가 있다. 국내에 정식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중고차 시장에 나온 이 차들은 다름 아닌 영국산 택시다.
현재 중고차 플랫폼 엔카에는 ‘기타 기타’라는 이름으로 차 두 대가 등록되어 있다. 이 차는 런던 EV 컴퍼니에서 만든 ‘TX’다. 런던 EV 컴퍼니는 이름답게 영국 코번트리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사지만, 그 모기업은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이다.
TX는 ‘블랙캡’으로 불리는 런던 택시를 친환경에 맞게 최신화하는 트렌드에서 나온 모델이다. 외형은 기존 블랙캡과 비슷한 형태지만, LED 주간주행등을 채용하고 2열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해 현대화했다. 또한 2열에는 코치 도어를 적용했다.
실내는 볼보 향기가 묻어난다. 같은 그룹 내 자회사인 만큼 동일 요소를 상당수 채용했다. 스티어링 휠과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 전자식 기어 레버는 물론 시동을 거는 조그 다이얼도 거의 그대로다.
2열은 또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어 광활한 레그룸을 갖췄고, 1열과 2열 사이에는 격벽을 설치해 운전기사를 보호한다. 실내 곳곳에 노란색 손잡이를 장착해 승하차에 용이하고, 국내에 들어온 차는 휠체어 경사로도 뒀다.
TX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로, 150마력 전기 모터와 33kWh 배터리를 결합했다. 여기에 볼보제 3기통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추가 전력을 생산한다. 배터리로 약 130km을 달리며, 엔진 개입 시 최대 주행거리는 607km다.
TX는 2022년 4월경 모 모빌리티 업체가 두 대를 들여왔다. 관련 정보에 따르면 공식 가격은 5만 5,599파운드(약 9,984만 원)였지만, 실제 수입 가격은 1억 3천만 원 수준이었다. 약 2년가량 운행 후 중고차로 나온 셈이다.
한편, 엔카에 등록된 두 차 주행거리는 각각 4만 1천 km와 7만 km 수준이다. 판매 가격은 4,500만 원과 4천만 원이다. 지난해 8월부터 매물로 올라와 반년 가까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