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포를 놓고 있는 관세 폭탄에도 미국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국내 기업이 있다.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또다시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운 것. 대형 SUV 텔루라이드와 전기차 EV6의 인기가 판매 신장을 이끌었다.
지난 2월, 기아 미국법인은 자사 차량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텔루라이드, 쏘렌토 등 인기 SUV 모델과 함께 전기차 EV6의 판매가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기아 미국법인의 스티븐 센터 COO는 미국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의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이며,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대형 SUV뿐만 아니라 중형 세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빅3 완성차 업체들이 세단 생산을 줄이는 동안, 기아는 K4와 K5를 지속적으로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인기모델 K5는 북미에서 직접 생산되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는 것도 기아의 주요 전략 중 하나다. 기아는 조지아주 공장에서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생산도 추진 중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멕시코 및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차량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산 자동차는 아직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포드 CEO 짐 팔리는 "일부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고 있다"며 불공정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추가적으로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지만, 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기아와 현대차 그룹은 미국 내 생산 시설에 205억 달러(약 27조 원)를 투자했으며, 이로 인해 57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포르투갈에서 열린 '기아 데이' 행사에서는 전기 세단 EV4가 공개되며 이목을 끌었다. EV4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해치백 스타일을 갖춘 모델로,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의 판매 간섭 없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 COO는 "EV4는 기존 K4나 EV6의 판매를 갉아먹기보다는 추가적인 판매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 같은 미국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2024년 국가별 자동차 생산량 순위에서 전년 대비 한 계단 하락한 7위를 기록했다. 이는 내수판매 부진의 여파로 자동차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결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