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기아 EV9, 서울모빌리티쇼서 공개
ㆍ 2분기 국내 선보인 후 글로벌 출시
ㆍ 연 10만대 판매, 영업이익 약 5천억
기아 EV9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기아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로, 저렴한 가격과 탁월한 공간활용성, 자율주행 레벨3 등 패밀리 SUV로써의 강점을 골고루 가지고 나온 것이 특징이다. 기아는 EV9의 글로벌 판매량을 연간 10만대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단일 모델로만 연 5천억 원의 영업 이익을 거두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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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기아 이미지 전환에 '화룡점정'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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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해외 시장에서 '저렴한 소형차' 브랜드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셀토스와 스포티지, 쏘렌토 등 내놓는 SUV 모두를 해외 시장에서 연달아 성공시키며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개선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가 소비자와 평론가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세를 EV9이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도 당연하다. 전동화 시작을 알린 EV6도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EV9을 통해 기아가 '혁신적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날지 기대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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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 차례대로 출시... 핵심은 북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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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성 기아 사장은 오는 2분기 EV9을 한국에서 먼저 출시하고, 유럽과 북미, 남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차례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는 EV9 크기가 중형 SUV로 분류될 만큼 큰 차들이 득세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 곳에서 EV9은 이미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텔루라이드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EV9의 크기는 텔루라이드와 비슷한 5m 급으로, 둘 다 한국 시장에서는 대형 SUV로 분류된다. 그러나 EV9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활용한 만큼 뛰어난 실내공간 활용 능력을 갖췄다. 7인승 모델은 의자가 90도, 180도로 돌아가는 스위블 기능을 갖춘 2열 독립 시트로 편의성도 높였다.
북미 시장이 국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웃도어 수요가 높은 것을 고려해 견인 능력도 어필했다. 트레일러를 착용하면 2500kg까지 견인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다만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다. 포드, 쉐보레 등 북미 브랜드가 최근 출시한 전기 픽업들의 견인 능력은 4000kg대를 가볍게 넘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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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덜고, 핵심 사양은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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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의 북미 판매 가격은 5만 달러 후반에서 7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체급이 비슷한 3열 SUV 선보이는 브랜드는 대부분 프리미엄 브랜드라 이보다 비싼 가격대로 형성되고 있다. 한 예로 BMW iX는 8만 4,000달러~10만 8,900달러 선에서 판매된다. EV9이 약 3천만원~5천만원 정도 저렴한 셈이다. 내년부터 미국 전기차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가면 원가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사양은 웬만한 프리미엄 브랜드 못지 않다. 99.8kWh급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WLTP 기준으로 541km를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자율주행 레벨3에 해당하는 HDP(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2(RSPA2),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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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단일 모델로 5천억원 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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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의 가장 저렴한 트림은 7천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그리고 기아는 EV9의 글로벌 판매량을 연간 10만대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기아는 EV9 단일 모델로만 연 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보게 된다. EV9에 대한 기아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9은 기아가 세계적 모빌리티 브랜드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플래그십 모델"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