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쉐보레 스파크를 중고로 샀다. 신차를 포기하고

by 오토트리뷴

9년 된 중고 쉐보레 스파크를 구매하며 카라이프를 시작했다. 구매 당시엔 별 기대가 없었다. 어차피 싸게 사서, 대충 타다가 팔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탈수록 만족감이 커지고 있다.

신차 아닌 중고차 선택한 이유는?

처음에는 3천만 원대 신차를 생각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 같은 차량을 비롯해서 SUV도 살펴봤다.

하지만 동료 기자들은 “저렴한 차를 짧게 타고 넘어갈 생각을 하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그래도 차와 나에 대한 이해가 있는 진심 어린 동료들의 조언이니, 그들의 의견도 진지하게 들어 보았다. 개인적인 판단에도 신차를 구입해도 어차피 욕심을 채우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중고차가 훨씬 더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기대도 안 했는데 왜?

올해 초 구입해서 최근까지 3개월 동안 소유한 중간 평가는 ‘기대 이상’이다.


가장 놀랐던 점은 다양한 사양이다. 연식과 차급에 비교하면 사양은 상당한 수준이다. 기자가 구매한 차는 2016년식 LTZ다. 요즘에야 당연한 기능들이지만, 당시로서는 동급 최초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담았고, 스피커도 6개가 들어간다. 또한 1열 시트 열선 기능과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 추돌 경고등과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도 기본 적용했다.

또 다른 장점은 연비다. “경차는 연비가 별로다”라는 의견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나 모두 너무 많다. 하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생각보다 괜찮다. 약 6,800km 동안 기록한 평균 실연비는 14.8km/L로, 운전 환경 및 스타일을 고려하면 준수하다.

또 다른 장점은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작은 크기가 있다. 도로 폭이 좁고 이중 주차가 많은 곳에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다.


다음으로는 유지비다. 경차사랑카드를 이용하면 주유비를 아낄 수 있고, 기본 경차 혜택 덕분에 고속도로 통행료도 전기차보다 덜 낸다. 주차장도 일반 승용차 대비 절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여러모로 사회초년생에게 안성맞춤이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자동차엔 장점이 있듯 단점 역시 존재한다. 경차 역시 마찬가지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파워트레인이다. 경차에 적합하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차 기준이다. 사실 조향이나 제동은 크게 나무랄 데가 없지만 엔진이 발목을 잡는다.


도심에선 크게 문제가 없다. 60km/h까지 실용 범위에서는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반면 교외로 나가면 차와 운전자가 모두 안간힘을 쓴다. 엔진 소리는 커지지만 속도는 붙지 않고, 진동도 심해지는 만큼 승차감도 바닥을 친다.

그럴수록 경차에는 무조건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파크 덕분에 레이 EV와 캐스퍼 일렉트릭을 두고 완벽한 차라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해외에 출시된 스파크 EUV에 관심이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단점은 스파크뿐만 아니라 모든 경차에 해당하는 ‘경차 멸시’ 현상이다. 과격한 추월, 무리한 끼어들기 등 난폭운전을 일삼는 경우를 실제 체험했다. 전반적으로 경차 성능이 일반적인 차 대비 부족한 만큼 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크다.

이런 것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경차를 피하게 만들었다. 사실 국내 도로 환경에 있어 경차는 꼭 필요하다. 매년 축소한다던 경차 혜택이 유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경차 멸시 현상으로 인해 침체한 시장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여전히 만족스러운 쉐보레 스파크

기자 소유한 스파크는 2016년 한 해 7만 7,935대가 팔렸다. 당시 경차 전체 1위는 물론 국산차에서도 4위에 올랐다. 사실상 마지막 전성기로, 이후 급격한 내리막을 겪었다. 결국 2023년 단종되며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졌다.


9년 전과 비교해 경차 시장은 크게 얼어붙었다. 스파크 단종은 물론 모닝과 레이 등 살아남은 경차들도 예전만 못하며, 캐스퍼가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하지만 차로 빼곡한 요즘 도로 풍경에 정답은 경차라는 생각이 든다.

스파크는 크기나 성능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스파크는 그렇게 타는 거다. 오히려 부족함에서 나오는 매력이 스파크를 명차로 만들었다. 부담 없는 차를 원한다면 경차를, 그중에서도 중고 스파크는 여전히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새차는 당연히 좋지만, 능력보다 과도한 차량을 구입해서 내일이 없는 오늘만 살기 싫었다. 중고차를 구입해서 오늘도 적절한 만족감을 누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꽤 적절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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