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에 대한 미국산 비율을 의미하는 ‘미국산 지수’가 공개됐다. 그런데 이를 1위부터 20위까지 나열한 명단에 기아 라인업만 두 대가 들어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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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 6위, 스포티지 17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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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즈닷컴(Cars.com)’은 최근 2025년 자동차 미국산 지수를 발표했다. 해당 순위는 미국에 판매되는 자동차 중에서 미국 내 조립 여부와 엔진/변속기 등 부품 조달, 고용 기여도 등을 종합해 산출된다.
여기서 기아는 EV6와 스포티지 두 모델이 각각 6위와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 외에는 테슬라 전 라인업이 1위부터 4위를 석권했고, 혼다와 그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 역시 다수가 순위권에 올랐다. 반면 현대차는 단 한 대도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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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비율, 예전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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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닷컴은 “미국산 자동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근거를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봤다. 실제로 응답자 73%는 ‘추가 비용을 피하기 위해 미국산 차 구매를 고려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미국산 부품 비중은 오히려 줄고 있다. 카즈닷컴에 따르면 상위 10개 모델 평균 미국산 부품 비율은 70.3%로, 2006년 83.4%에서 크게 감소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미국산 부품 100%를 달성한 차량도 단 한 대도 없었다.
카즈닷컴은 “자동차 생산은 매우 복잡한 국제적 과정”이라며 “한 나라 공장에서 조립되더라도 전 세계에서 부품을 조달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국산차 개념보다 현실적 생산 구조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볼 수 있다.
기아 역시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을 중심으로 미국 내 조립 및 생산을 확대해 온 만큼, 이번 순위 진입은 생산 전략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같은 그룹임에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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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랜드와 반대로 가는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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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닷컴은 “미국 브랜드라도 미국산이라는 보장은 없다”라며, “지프와 쉐보레 정도만이 상위권에 포함됐다”라고 강조했다. 명단상으로도 상위 20위 중 13개 모델이 외국 브랜드 제품이었다. 미국 브랜드가 오히려 해외 의존율이 높아진 셈이다.
기아는 이번 지수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미국산 브랜드로서 소비자 인식에 한 발짝 다가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EV6와 스포티지는 전동화 및 고연비 중심 모델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도 향후 상당수 모델이 명단에 들 전망이다.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외에도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 설립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