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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없는 도로교통공단의 자동차 정보, 왜 이럴까?

by 오토트리뷴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17일 공개한 자동차 상식 콘텐츠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대중들의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9144_47526_3118.jpg (사진=도로교통공단, oel-engel)

도로교통공단은 자체 매거진 신호등을 비롯해 온라인에서 네이버 블로그와 포스트, SNS 등을 운영하면서 자동차 상식과 도로 상식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7일 게재한 『귀찮다고 '이것' 놓쳤다간 큰돈 나갑니다.』는 잘못된 정보와 오류투성이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엔진오일, 5천 km 마다 교체?


가장 먼저 소개한 엔진오일과 관련된 정보는 교환 주기를 약 5천 km에서 1만 km라고 소개했다. 또한 6개월에 한 번 교환하라는 내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기본적으로 차량마다 엔진오일의 교체 주기가 다르고, 엔진오일 교체 주기는 취급설명서에 표기되어 있다. 최근 판매량이 가장 높은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취급 설명에서 9-7페이지에서 매 1만 km 또는 12개월마다 교체를 권장하고 있다. 스타리아 2.2 디젤 모델의 경우에는 2만 km 또는 1년마다 교체하면 된다.


9144_47522_349.jpg (사진=도로교통공단 포스트)

물론 예외도 취급설명서에 기재되어 있다. 스타리아의 경우 운행환경이 가혹 조건에 해당하면 디젤은 1만 km 또는 6개월마다 교체, LPG 모델은 7,500km 또는 6개월마다 교체를 권장한다.


엔진오일과 관련해서 현대자동차 하이테크센터 관계자는 "대부분 승용차들은 가혹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필요 이상으로 자주 교체할 필요 없이 취급설명서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만 교체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9144_47527_3513.jpg (사진=오토트리뷴)

참고로 취급설명서에서는 짧은 거리를 반복적으로 주행하거나, 모래나 먼지가 많은 환경, 교통체증이 심한 구역 주행, 비포장 주행, 잦은 고속 주행 및 급가감속, 한랭지역 주행, 추천하지 않은 등급의 엔진오일 주입 및 견인용, 택시, 상용차, 캠핑카 등의 목적 차량이나 공회전이 많은 경우에도 가혹 조건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냉각수와 워셔액 구분도 못하나


도로교통공단은 냉각수와 관련해 "냉각수는 2년마다, 약 40,000km의 교환 주기를 권장합니다. 냉각수 점검 시 오염된 색을 띠고 있으면 단순 보충을 하지 않고 냉각수 전체를 교체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9144_47519_347.png (사진=도로교통공단 포스트)

그러나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용설명서에는 최초 교체를 20만 km 또는 10년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차이가 너무 큰데, 도로교통공단이 전한 4만 km / 2년마다 교체 내용은 최초 교체 이후 시점부터다. 따라서 신차에는 해당이 없고, 10년 이상 된 중고차에만 해당된다.


9144_47524_1255.jpg (사진=oel-engel, aldi-sued)

심지어 도로교통공단이 냉각수 사진이라고 공개한 사진은 냉각수도 아니고, 겨울용 워셔액을 주입 중인 모습이다. 부동액에 워셔액 사진을 넣게 된 이유는 겨울용 워셔액을 번역기로 직역하면 부동액이라고 표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해외 이미지를 퍼오다가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타이어는 3만 km 마다 교체가 사실?


타이어 교체 주기에 대해 도로교통공단은 "일반적인 운행으로 인한 타이어 트레드의 마모 교체 주기는 1년에 약 10,000km 운행 시 2년~3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타이어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 차량의 주행 성능에 따라 변수가 많은 요소이기 때문에 항시 타이어의 트레드를 체크하고, 주기적으로 차량 점검을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전했다.


9144_47525_1610.jpg (사진=오토트리뷴)

약 2~3만 km 주행 후 타이어를 교체하라는 셈인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차량 사용설명서에 없다. 주행 환경에 따라 차이가 큰 탓이다. 타이어 업계 전문가는 "요즘 타이어들은 대부분 4만 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마일리지가 특히 좋은 수입 타이어들은 8만 km도 주행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타이어 마모도를 체크하고, 위치 교환을 하면 충분히 오래 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단, 2~3만 km마다 교체해야 하는 차량들도 있긴 하다. 업계 전문가는 "고성능 차를 타면서 혹은 급가속과 급정거가 일상적이면서 타이어 관리를 전혀 안 하면 2~3만 km에 교체하는 게 맞긴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 정보도 오류 투성이


브레이크 오일은 "40,000km~60,000km마다, 수분 함량이 3% 이상일 때 교체해야 한다."라는 게 도로교통공단의 주장이다. 하지만 사용설명서에서는 5만 km마다 교체를 권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서비스센터 정비 담당자는 "5만 km 이상 주행하고 교체해도 안전이나 성능에는 큰 무리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9144_47520_348.png (사진=도로교통공단 포스트)

또한 도로교통공단은 점화 플러그는 "백금으로 된 플러그의 경우 80,000km에서 100,000km 운행 시 교체해야 하고, 이리듐의 경우에는 150,000km 운행 시 교체해 주어야 한다. 또한 내구성이 가장 약한 니켈 소재의 부품은 30,000km 운행 후 교체하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도 터무니가 없다. 얼마나 많은 운전자들이 점화 플러그의 소재가 아리듐인지, 백금인지 알고 있을까? 사용설명서에도 점화플러그는 1만 6천 km마다 교체하라고 안내하고 있을 뿐, 소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사실상 운전자들이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9144_47521_349.png (사진=도로교통공단 포스트)

더불어 산소센서(람다센서)와 타이밍벨트까지 언급하고 있으나, 콘텐츠의 분량을 위한 내용일 뿐 실제로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없다.


오히려 타이밍벨트 사진으로는 차량 내 소형 전기발전기 역할을 하는 알터네이터 풀리쪽 구동벨트(겉벨트) 사진을 넣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잘못된 정보에 여론은 싸늘


이에 대해 비판 여론도 수위가 뜨겁게 오르고 있다. 닉네임 To**님은 "타이어를 1년 1만 기준으로 2년~3년에 한 번씩 바꾸는 사람이 어딨소? 기자... 뚜벅이네", nong***님은 "맞는 말이 하나도 없네. 무슨 오일을 5천에서 1만에 가냐 지금이 90년대냐. 그리고 무슨 타이어를 1년에 1만 킬로 탓을 때 2년 3년에 가라고 하냐. 그럼 타이어 2만 3만 타고 갈으라는 소린데 뭐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차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기자네"라고 비판했으며, 비판 수위가 더 높은 댓글도 줄을 이었다.


한편, 업계관계자는 "게시물 제목에서 『귀찮다고 '이것' 놓쳤다간 큰돈 나갑니다.』고 했는데, 귀찮다고 이렇게 글 썼다간, 엄한 국민들만 큰 돈이 나간다."라면서 "해당 게시물은 실수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내용이나 사진 모두 온라인에 떠도는 것들을 짜집기 했을 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 없고, 오히려 운전자들의 혼란만 야기하는 것이 안타깝다. "라며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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