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익었지만 반짝이는 여름

손에 쥐면 남는 여름의 향기.

by 연재

손끝에서 끈적한 향기가 엉켰다.

팔목까지 흐르는 과즙은 미지근했고,

쉽게 잡을 수 없으면서도

한 번 쥐면 놓을 수 없는 그게,

참 사람 마음을 쉽게 가지고 놀았다.


눈으로 먼저 익는 감정이라고 했던가.

손으로 만지기도 전에

이미 손에 익어버렸다.

아무래도 쉽게 무를 것 같은 기분이었다.


덜 익은 말들이

입술 끝에서 맴돌았다.

차마 삼키지 못한 고백은

목에 걸린 복숭아씨 같아서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


눈빛이 자꾸 부풀었다.

내가 너를 보기 전보다,

본 뒤가 더 여름 같았다.


손에 쥐면 남는

여름의 향기처럼,

너는 한 계절을 다 쓰고도

아직도 내 손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