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사춘기
알고는 있었다.
내가 너의 핸드폰의 비밀번호까지 특별히 알아내어 열어 보지 않아도, 네가 잠든 사이 너의 일기장을 열어보지 않아도…
그래도 너의 친구엄마에게서 당신 딸이 좋아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학교에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열세 살, 이성친구를 좋아할 수 있지.
그래 그럴 수 있지.
나는 권력형 부모였나 보다.
네가 나에게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 없었던 걸 보면…
그 친구엄마가 이야기했다.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그게 또 다른 친구들에게 잘못 전달되는 경우들을 겪고나서부터는 저에게만 다 이야기를 해요. “
처음에는 나에게 다 털어놓지 않는 네게 화가 났다가, 혼자 삐졌다가, 서운했다가, 지금은 반성모드다.
내가 온전히 너의 이야기를 받아주지 못했구나.
친구와의 이야기에 바른 아이가 되도록 가르치고 훈계만 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에 다 쓸모없는 짓이라는 듯이 반응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괜스레 혼자 얼굴이 달아오른다.
네가 나에게 마음속 이야기를 못했던 건
내 마음의 폭이 좁아서였던 것을…
자려고 누웠다가 네 생각에 뒤척이다
네 방으로 가서, 네 옆에 눕게 된다.
‘엄마 여기 있다고, 네 옆에,
아무 말하지 않아도
항상 네 옆에 내가 있다고…’
말하지 못하고 너와 함께 잠이 든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