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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Nov 09. 2021

류승룡 버스에 터지는 웃음과 부족한 한방

[리뷰] ‘장르만 로맨스’ 류승룡 버스에 터지는 웃음과 부족한 한방

천만 배우 류승룡이 돌아왔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언제나 깊은 감동과 웃음을 선사해왔던 그는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스틸. 사진 NEW


한때 대박 작가였지만 7년째 슬럼프에 빠져 한 글자도 못쓰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류승룡). 그는 오늘도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켜지만 아무것도 내놓지 못한 채 술잔을 기울인다. 현의 절친이자 출판사 대표 순모(김희원)는 위약금으로 그를 닦달하고, 전 부인 위자료와 기러기 아빠 생활에 꼬여버린 인생은 텅 빈 계좌 잔고만을 남긴다. 이리저리 치이는 그에게 촌철살인을 날리는 제자 한 명이 찾아오고, 김현은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파도를 타고 헤엄치기 시작한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렸다. 배우 류승룡과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영화 ‘카센타’(2019), ‘런닝맨’(2012) 등 다양한 작품의 주연을 맡은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디딘 조은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스틸. 사진 NEW


배우 출신 감독의 작품이어서일까. ‘장르만 로맨스’는 ‘말맛’이 살아있다. 이는 배우들의 능력이기도 하고 감독의 재능이기도 하다. 대사를 끊어내고 잇는 편집의 호흡에서부터 시작해 익살스러운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행동 하나하나가 세심하고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담겼다. 정신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장르만 로맨스’는 명품 배우들의 위력이란 과연 어떠한 것인지 여실히 증명해낸다.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던 자연스러운 대사와 배우들의 찰진 호흡, 엽기적이지만 있을 법하고, 애처롭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호기심을 돋운다. 영화는 아무리 인생을 살아도 타인과의 관계에는 서툴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반가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극 중 주인공 김현은 관계를 통해 실망하고, 부딪히며, 성장하고, 나아가는데, 그런 김현과 주변인물들의 모습이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스틸. 사진 NEW


허나 ‘장르만 로맨스’에는 모두가 크게 터지는 ‘한방’이 부족해 아쉽다. 대체적으로 일관된 재미를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구성상 류승룡의 남다른 코미디로도 완전히 채우지 못한 부분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유영과 성유빈이 연기한 정원과 성경 캐릭터는 다소 어설프다. 영화의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한 과장된 연출이 엿보이고, 분명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지만 특별히 관객에게 와 닿는 부분은 없다. 되레 그 과함에 몰입이 깨져버린다.

대체적으로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이지만, 관객을 사로잡는 한방은 부족한 작품이다. 류승룡의 존재감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했고, 김희원과 오나라, 오정세, 신예 무진성의 호흡이 돋보였다. 시원한 가을날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면 ‘장르만 로맨스’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겠다.


개봉: 11월 17일/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감독: 조은지/출연: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제작: ㈜비리프/배급: NEW/러닝타임: 113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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