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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Nov 15. 2021

뉴욕 버전 ‘라라랜드’…꿈 많던 청년 향한 경의와 도전

‘틱, 틱…붐!’ 뉴욕 버전 ‘라라랜드’…꿈 많던 청년 향한 경의와 도전

넷플릭스 영화 ‘틱, 틱…붐!’이 개봉 소식을 알렸다. ‘틱, 틱…붐!’은 12일 넷플릭스 영화 중 이례적으로 극장에서 개봉할 뿐만 아니라, 오는 19일 넷플릭스에서 긴 홀드백 기간 없이 공개된다. 극장과 넷플릭스, 어떤 채널로 영화를 접할지는 관객의 몫이겠지만, 극장에서 관람했을 때 비로소 ‘틱, 틱…붐!’의 진가를 만날 수 있으리라 단언한다.

영화 '틱, 틱...붐!' 스틸. 사진 넷플릭스


1990년 뉴욕 소호, 작은 식당에서 서빙을 하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존(앤드류 가필드)은 뮤지컬의 전설로 남을 작품을 쓰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작곡에 매진한다. 서른 살 생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초조한 마음으로 지내던 존. 그는 인생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는 워크숍 공연을 며칠 앞두고 한꺼번에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경쟁에 지쳐 뉴욕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여자친구, 꿈을 접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선택한 절친, 예술계를 뒤흔든 사회적 이슈까지. 예술가로서의 삶을 꿈꾸지만, 언제나 불안한 주변 관계와 환경에 존의 마음에도 조금씩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영화 ‘틱, 틱…붐!’(감독 린마누엘 미란다’는 뉴욕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꿈을 키워가던 뮤지컬 작곡가 존이 서른 살 생일과 중요한 공연을 앞두고 겪는 사랑과 우정, 고뇌를 담았다. 뮤지컬 ‘렌트’, ‘틱,틱…붐!’를 내놓으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정형성을 탈피하고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 더 하이츠’, ‘해밀턴’의 린마누엘 미란다가 연출을 맡았다.

영화 '틱, 틱...붐!' 스틸. 사진 넷플릭스


기발하고, 획기적이며,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언젠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정의를 바꿨다던 조너선 라슨의 ‘렌트’와 같이 영화 ‘틱, 틱…붐!’은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듯 하다. 수많은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틱, 틱…붐!’은 독보적인 개성을 자랑한다.

먼저 영화는 시작부터 신선한 연출을 선보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날로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화면의 질감부터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는 듯한 색감은 정겨운 감상을 자아낸다. 1990년대 당시 캠코더로 찍은 듯, 작은 화면비와 와이드 스크린을 오가는 방식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곳곳에서 재치가 엿보인다.

영화 ‘틱, 틱…붐!’은 기존 뮤지컬 영화의 형식에 비해 보다 뮤지컬에 가까운 방식으로 그려져 보는 이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와 뮤지컬의 결합, 혹은 영화의 한 장르로서 뮤지컬을 삽입한 방식이라기보다, 뮤지컬의 재미와 감동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극대화한 듯 하다.

특히 ‘틱, 틱…붐!’은 록 콘서트와 뮤지컬, 영화의 경계선을 자유롭게 오가는 구성이 돋보인다. 이는 연출을 맡은 린마누엘 미란다 감독의 색다른 도전이기도 하고, 조너선 라슨을 향한 애도와 경의의 표현이기도 하겠다.

영화 '틱, 틱...붐!' 스틸. 사진 넷플릭스


독특한 연출 위 부드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역시 영화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영화 ‘라라랜드’가 미국 LA를 배경으로 예술가의 꿈과 사랑, 인생에 대해 노래한 작품이었다면, ‘틱, 틱…붐!’은 뉴욕 소호를 무대로 한다.

시골 마을에서 꿈을 키워 소호에서 셋방살이하고 있는 가난한 청년 예술가의 이야기는 어쩌면 진부한 것일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상처투성이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그리움과 희망을 찾는 것은 여전히 즐거운 과정이다. 온갖 불안과 좌절, 절망과 고통 속에서 꿈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 존의 모습에서 전율이 느껴진다.

물론 다소 진부한 이야기임에도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전해질 수 있었던 것에는 앞서 언급한 창조적인 연출 덕이 크다. 동시에 영화는 익살스러우면서도 아름답고, 얼핏 예술가의 광기와 인생에 대한 회한까지 엿보이는 진솔한 노래로 관객을 매혹시킨다.

요컨대 근래 만났던 뮤지컬 영화 중 가장 매력적인 작품이다. 독특한 형식 위 들려오는 풍성한 선율이 마음을 울리고, 장르를 넘나드는 구성을 바탕으로 시대와 예술, 희망과 좌절, 삶과 죽음을 노래하는 앤드류 가필드의 표정이 감각을 일깨운다.


극장개봉: 11월 12일/넷플릭스 공개: 11월 19일/관람등급: 12세 관람가/감독: 린-마누엘 미란다/출연: 앤드류 가필드, 알렉산드라 쉽, 로빈 드 지저스, 바네스 허진스, 브래드리 희트포드, 주디스 라이트/배급: 넷플릭스/러닝타임: 120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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