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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Nov 18. 2021

진부한 액션만 남기고 사라진 흥미로운 소재

[리뷰] ‘유체이탈자’ 진부한 액션만 남기고 사라진 흥미로운 소재

윤계상이 주연을 맡은 액션 스릴러 영화 ‘유체이탈자’가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흥미로운 소재와 연기파 배우들의 대거 출연이 눈길을 끈 작품이지만, 윤계상과 배우들의 액션만 남긴 채 재미와 흥미는 휘발돼 아쉬움을 자아냈다.

영화 '유체이탈자' 스틸. 사진 (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교통사고 현장에서 눈을 뜬 한 남자. 거울에 비친 낯설 얼굴과 이름.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그. 잠시 후,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남자는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몸이 바뀌었던 사람들부터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여자까지, 이들 모두가 쫓고 있는 국가정보요원 강이안이 자신임을 직감한 그는 자신을 찾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영화 ‘유체이탈자’(감독 윤재근)는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윤계상과 박용우, 임지연, 박지환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흥미로운 소재와 거친 액션이 눈길을 끈다.

영화 '유체이탈자' 스틸. 사진 (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기억을 잃은 채 몸이 바뀐다는 소재가 신선하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고, 거친 액션과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속도감은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시킨다. 괜스레 ‘본’ 시리즈, 혹은 ‘존 윅’ 등 지난 작품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야기와 소재에서 차별점을 둔 덕에 크게 기시감이 드러나진 않는다.

허나 영화의 이야기에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킬링타임 무비로 적합하지만,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설정을 충분히 활용할 듯 하면서도 반복되는 구성과 선택이 흥미를 크게 반감시킨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는 주인공에 관객은 어느새 ‘대충 어떻게 끝나겠군’이라 중얼대며 시계를 바라보게 된다.

영화 '유체이탈자' 스틸. 사진 (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액션은 강렬하고 속도감 넘치지만, 그만한 수준의 작품은 이미 수없이 만나본 바 있다. 이제는 현실적이고 재빠른 액션 만으로 말초적인 쾌감과 재미를 선사하기에 어렵다는 의미다. 철학적 의미를 듬뿍 담아낼 수 있었던 흥미로운 소재가 그 같은 진부한 매력에 가려졌다. 수많은 콘텐츠의 범람 속 자신만의 색을 빛내길 바란다면, 보다 도발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할 터다.


극장개봉: 11월 24일/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감독: 윤재근/출연: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박지환/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사람엔터테인먼트/배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러닝타임: 108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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