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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Jun 18. 2021

‘발신제한’ 여름 극장가 포문 열 작품으로 안성맞춤

[리뷰] ‘발신제한’ 여름 극장가 포문 열 작품으로 안성맞춤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조우진의 영화 ‘발신제한’이 개봉 소식을 전했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까지 접수하며 충무로의 대체불가 조연으로 맹활약해왔던 그는 부담이라고는 전혀 없었다는 듯 능수능란한 연기로 관객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영화 '발신제한' 스틸. 사진 CJENM


은행 센터장 성규(조우진)는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출발한 평범한 출근길에 한 통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너머 의문의 목소리를 차에 폭탄이 설치돼 있고, 자리에서 일어날 경구 폭탄이 터진다고 경고한다.

의문의 전화를 보이스피싱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성규는 곧 회사 동료의 차가 같은 방식으로 폭발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졸지에 부산 도심 테러 용의자가 돼 경찰의 추격을 받는다. 내리면 폭탄이 터지는 절체절명의 순간, 경찰의 추격 속 의문의 발신자와 전화마저 끊은 수 없는 상황에서 성규는 아이들과 스스로를 구해낼 수 있을까.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은 성규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며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6년 개봉한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선: 응징의 날’을 원작으로, ‘최종병기 활’,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등 다양한 작품의 편집을 도맡았던 김창주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영화 '발신제한' 스틸. 사진 CJENM


충무로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와 수많은 명작의 편집을 맡았던 명품 감독이 만났으니 완성도는 두말할 것 없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긴장감을 부여하는 연출은 물론 주요 캐릭터 설정과 연기, 박진감 넘치는 카체이싱에 이르기까지 군더더기 없이 실로 ‘매끈하다’는 표현이 제격이다. 코로나 19 여파로 여전히 쓸쓸한 극장가지만, 올 여름 성수기를 도맡을 작품으로 손색없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테러를 자행하는 범인과 아이들과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성규의 대결은 쫄깃한 스릴을 선사한다. 드문드문 펼쳐지는 가족애는 심금을 울리고, 언제나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흘려 보냈던 아빠들의 어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우진의 연기는 특히 인상적이다. 온갖 감정이 샘솟는 눈빛은 물론 혼란스럽고 두려운 와중 아이들을 안심시키고자 하는 아빠로서의 얼굴이 보는 이의 마음을 여민다. 조우진과 함께 딸로서 호흡을 맞춘 이재인의 연기도 탁월해 박수를 불렀다. 조우진은 언론시사회를 통해 이재인에게 “보석 같은 연기 천재”라며 찬사를 보냈는데, 영화를 본 이후라면 누구도 그 말을 부정하긴 어려울 듯 하다.

영화 '발신제한' 스틸. 사진 CJENM


물론 영화에 아쉬운 바가 없던 것은 아니다. 아빠와 딸, 범인 세 캐릭터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인물들은 병풍이 됐고, 어떤 이유로 테러가 있었는지 설명하려다 보니 긴장감을 잃어버리게 되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도심을 질주하는 카체이싱이 펼쳐지지만 할리우드에서 볼 법한 규모를 기대하긴 어렵고, 설정과 전개에 구멍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사회 구조적 문제로 벌어지는 갈등의 원인을 개인으로 돌려 원한관계로 축소해버린 것은 특히 아쉽다. 극 중 테러 용의자는 나름의 안타까운 사연을 지니고 복수를 자행하는 인물인데, 결국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역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신제한’은 올 여름 극장가의 포문을 열 작품으로 제격이라 단언할 수 있겠다. 별다른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 적절하게 배치된 눈물 포인트에 이르기까지. 코로나 19 여파로 ‘그럴싸한’ 영화조차 부족했던 극장가인 만큼, ‘발신제한’의 능수능란한 매력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길 기원한다.


개봉: 6월 23일/관람등급: 15세 관람가/감독: 김창주/출연: 조우진, 이재인, 진경, 김지호, 지창욱/제작: TPS 컴퍼니, CJENM/배급: CJENM/러닝타임: 94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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