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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Feb 23. 2022

‘일장춘몽’ 자유로운 시도 빛나는 잔치 한바탕

[단편 리뷰] ‘일장춘몽’ 자유로운 시도 빛나는 잔치 한바탕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일장춘몽’이 공개됐다. 

영화는 박찬욱 감독과 김우형 촬영 감독, 애플이 함께 진행한 협업 프로젝트로 지난 18일 공개됐다.

영화 '일장춘몽' 포스터. 사진 Apple


단편 영화 ‘일장춘몽’(감독 박찬욱)은 여성 검객 흰담비(김옥빈)를 묻어줄 관을 만들고자 장의사(유해진)가 버려진 무덤을 파헤치고, 무덤의 주인 검객(박정민)의 혼백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의사는 관을 두고 서로 싸우는 흰담비와 검객의 영혼결혼식을 진행하며 그들의 일장춘몽 같은 인생을 달랜다.

‘일장춘몽’은 박찬욱 감독과 김우형 촬영 감독이 다른 카메라 없이 스마트폰(아이폰 13 프로)만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화려한 삶을 살아가 얼핏 아름다우나 덧없기도 하고, 덧없으나 아름다운 삶을 살기도 하는 꿈에 대해 그렸다. 21분여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장르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영화 '일장춘몽' 스틸. 사진 Apple


먼저 영화는 호러로 시작하나 이내 액션 무협으로 장르가 옮겨간다. 그러다 드라마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마당극이 바탕 된 뮤지컬로까지 자유롭게 변화한다. 장르의 변곡점은 튐 없이 부드럽다. 장의사와 흰담비, 검객의 시선을 따라 유려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영화의 매력을 한 층 다채롭게 펼쳐낸다.

폭넓은 장르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일장춘몽’만의 특징은 카메라의 자유로운 앵글이다. 기존 크고 무거운 카메라 장비와 달리 스마트폰은 배우에게 장착하기도 용이하고, 보다 미묘하게 각도를 틀기도 쉽다. 덕분에 영화에는 평소라면 쉽게 접하지 못할 앵글들이 여럿 잡혔다. 애플 카메라의 성능을 칭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나, 기존 영화 촬영용 카메라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결과물 역시 흥미를 돋우는 지점이다.

영화 '일장춘몽' 촬영 현장. 사진 Apple


영화의 탄생이 그러했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예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재구성되며, 파괴되고, 탄생한다. 아직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기존 영화 촬영을 위한 카메라들의 성능을 모두 따라가긴 물론 어렵다. 허나 새로운 시도를 위한 창구가 될 수 있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박찬욱이라는 거장의 이름을 빌려 무게감을 더했을 뿐, 자신만의 이야기, 일상의 모습들을 담은 또 다른 얼굴의 영화가 앞으로도 자유롭게 소개될 수 있길 기대한다.


영화 '일장춘몽'은 네이버TV와 유튜브, 애플tv+ 등에서 감상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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