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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Nov 02. 2021

‘세버그’ 담백하게 그린 현대판 잔다르크의 악전고투

[리뷰] ‘세버그’ 담백하게 그린 현대판 잔다르크의 악전고투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세버그’가 개봉 소식을 전했다.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배우 진 세버그가 시대의 폭력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긴 작품으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물오른 연기와 담백한 연출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 '세버그' 스틸. 사진 (주)블루라벨픽쳐스


극심한 인종차별에 갈등이 한창이던 1960년대. 할리우드와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배우이자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아이콘 진 세버그(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흑인 인권 운동가 하킴 자말(안소니 마키)을 만나 인권 운동을 시작한다.

적극적으로 흑인 단체를 지원하는 진의 행보에 FBI는 그를 주목하게 되고, FBI 신입요원 잭 솔로몬(잭 오코넬)은 24시간 진과 하킴을 도청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진의 가족과 명예, 경력까지 망가뜨리기 위한 음모가 펼쳐지는 와중 진은 감시의 시선을 느끼고 편집증적인 광기에 시달리기에 이른다.

영화 ‘세버그’(감독 베네딕트 앤드류스)는 모두가 사랑했던 세기의 배우에서 FBI 음모의 희생양이 된 진 세버그의 이야기를 그렸다. 1960년대 FBI가 실제로 요주인물로 지정해 공작과 음모를 가했던 진 세버그의 삶이 생생히 옮겨진 작품으로, 진 세버그는 1960년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던 누벨바그의 아이콘이다.

영화 '세버그' 스틸. 사진 (주)블루라벨픽쳐스


먼저 영화는 프랑스의 연인이라 불렸던 배우 진 세버그가 어떤 삶을 살아야 했는지 차분히 풀어냈다. FBI에 의해 낱낱이 해부되는 그의 일상을 옮기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적 몰입을 덜어낼 수 있게끔 하는 여러 장치가 있다. 관찰자적 입장에서 따라가게 되는 그의 삶에 관객은 한 인물이 겪게 되는 내면의 파괴와 더불어 시대가 가하는 폭력을 목격하게 된다.

주연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남다른 존재감도 영화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한때 어설픈 연기로 관객의 야유를 들어야 했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이제 완전히 논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다년간의 할리우드 생활로 직접 겪었던 내면의 불화와 고통을 캐릭터에 녹여낸 듯, 완숙한 내공이 묻어나는 묵직함으로 관객을 1960년대 할리우드로 손쉽게 초대한다.

요컨대 ‘세버그’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하나는 담백하게 그려진 시대의 폭력이며 또 다른 하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단단한 연기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당한 맵기의 감정적 동요와 공감이 파문을 일게 하고, 정직하고 힘있게, 곧은 눈빛으로 생기를 발하는 캐릭터가 흥미를 돋운다.

영화 '세버그' 스틸. 사진 (주)블루라벨픽쳐스


개봉: 11월 4/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감독: 베네딕트 앤드류/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안소니 마키, 잭 오코넬/수입: ㈜블루라벨픽쳐스/배급: ㈜예지림엔터테인먼트/러닝타임: 102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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