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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Nov 05. 2021

‘뉴 오더’ 폭력, 폭력 오로지 폭력

[리뷰] ‘뉴 오더’ 폭력, 폭력 오로지 폭력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영화 ‘뉴 오더’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머지않은 미래 멕시코를 배경으로, 극명한 계층 갈등이 폭발한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으로, 끊임없는 폭력의 향연이 펼쳐지며 관객의 눈을 부릅뜨게 만든다.

영화 '뉴 오더' 스틸. 사진 찬란


가상의 미래, 불안함이 들끓는 멕시코. 마리안(나이안 곤잘레스 노르빈드)과 가족들이 고급 저택에서 호화로운 결혼 파티를 즐기고 있는 와중. 사회 전역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폭력 시위가 벌어진다. 시위대가 침입하며 저택은 아수라장이 되고, 아픈 유모를 돕기 위해 집을 나섰던 마리안은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다. 재앙 그 이후, 새로운 질서아래 민중은 끊임없는 폭력에 짓밟힌다.

영화 ‘뉴 오더’(감독 미셸 프랑코)는 머지않은 미래, 마리안의 호화스러운 결혼식을 앞두고 멕시코 사회 질서가 완전히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그렸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작품으로, 전 세계 231명의 평론가들이 투표에 참여한 ‘2020년 인디와이어 크리틱스 폴’에서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선정됐다.

영화 '뉴 오더' 스틸. 사진 찬란


영화에 대한 평단의 기대와 호평에 일반 관객이 공감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뉴 오더’는 그에 대한 견해와 의견이 여느 작품보다도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질서가 완전히 뒤엎어지는 와중 작은 개인의 시선에서 머물며 디스토피아의 폭력을 담아낸 작품이기에, 보는 이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고 멈추지 않는 혼란과 공포에 잠식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영화는 선과 악과, 빈자와 부자, 기득권과 하층민을 가리지 않고 무너져가는 시대와 함께 평등한 죽음을 선사하는 전개로 관객에게 충격을 가한다. 이는 계층 갈등이 극에 달하고 한 사회가 무너질 정도로 혼란스러운 참상을 그리고자 했던 바일 터다. 그러나 극 중 군인들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기치도 없이 그저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한다. 그 모습에 관객은 현 시대에 대한 우려나 극명히 나뉘는 계층에 대한 문제의식보다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만을 느끼게 된다.

영화 '뉴 오더' 스틸. 사진 찬란


영화는 폭력 시위에 대한 어떤 부연도 없이, 마음 착한 마리안의 아름다운 결혼식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렇기에 스크린에 펼쳐지는 폭력을 할 걸음 멀리 바라보며 감독의 저의를 살피기란 더욱 어렵다. 매캐한 화약 내음과 신경을 곤두세우는 총성, 사람들의 비명 소리 따위가 말초신경을 강하게 자극하지만, 현상 이면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되레 끊임없는 폭력의 향연에 영화의 다채로운 미장센과 주제의식은 묻혀버린다.


개봉: 11월 11일/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감독: 미셸 프랑코/출연: 나이안 골잘레스 노르빈드, 디에고 보네타, 다리오 야즈벡 베르날/수입∙배급: 찬란/러닝타임: 86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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