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지난달 23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심포지엄 '커뮤니티, 미술, 미술관' 에 다녀왔다. 사실 심포지엄의 주제였던 '커뮤니티' 자체가 흥미롭다기보다는, 미술관에서 열리는 간담회, 교육들은 대체로 얻어갈 것이 많다는 생각으로 신청했다. 역시나 많은 생각이 지나가는 시간이었다.
시각예술, 미술관에 큰 관심을 두고 있긴 하지만, 미술관 전문인력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은 접어둔 상태라 '미술관과 커뮤니티' 주제 자체에 대한 생각과 나의 경험에 적용하는 것은 별개였다.
심포지엄의 주제, 제목 그대로 '커뮤니티와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가 길게 이어졌다. 미술관이 어떻게 커뮤니티형 공간으로 발전해 왔으며, 또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가. 사실 미술관이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존재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 나한테 미술관은 작품 전시 이외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은 아니라고 느꼈었다. 미술관 전문인력에 대한 생각을 접은 것도 작품이나 미술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내가 해낼 역할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심포지엄을 보면서 처음으로 작품 공개가 아닌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건 비단 대중, 시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닌 듯했다.
북서울 미술관은 설립 당시의 취지부터 커뮤니티형 미술관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받은 공간이었다고 한다. 주거단지가 밀집한 지리적 특성상 지역 주민들과 미술관의 관계를 고민하는 지점이 강조되었던 것 같다. 북서울미술관을 갈 때마다 항상 어린이 전시가 눈에 띄었는데, 지역 주민과의 커뮤니티가 강하게 반영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을 찾는 특정 관객층과의 커뮤니티에 집중한 지점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심포지엄 중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화이트 큐브식 전시에 대한 아쉬움이 언급됐던 것이다. 세 번째 발표자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서울시립미술관 관련 설문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전시에서 보완되어야 할 점으로 '시민들은 작품을 그저 관람하는 것 이상의, 미술에 대한 리터러시를 체득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다'라고 평가했다. 정보를 최고화하는 것이 아닌, 더 적극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관객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한다면 이 문제를 크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지 내 미술관 선호도일 수 있겠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관객 친화적인 미술관이 커뮤니티 미술관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심포지엄 일부의 주된 내용이다. 미술관 내 존재하는 커뮤니티는 단연 관객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다. 북서울 미술관은 지역 커뮤니티를 넘어 젊은 작가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장해 왔다. 미술관이 어떤 범주와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한 가능성은 무한해 보인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부 직원들 역시 하나의 커뮤니티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 미술관은 주로 외부 커뮤니티에 맞추려는 특성이 강하지만, 내외부 커뮤니티의 공감대 형성을 요점으로 꼽았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말들
'배우들이 얼마나 숙달되었는지보다는 지역 사회의 참여, '함께함'이 이 프로젝트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술 작품이 전시되는 것보다는 참여자나 관객에 의해 사용되는 도구이기를 원합니다'
심포지엄을 통해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나는 커뮤니티 형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공동의 관심사, 가치관, 문화 등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서로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통, 지지하고 일상적 활동을 공유하는 사회적 조직체'를 커뮤니티의 정의로 보았을 때, 내가 지난 1년간 진행했던 '맹그로브'와 '지하세계' 두 개의 프로젝트는 모두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활동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내가 왜 이 활동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서 고민이 컸다. 광고를 하던 친구들을 보면서 브랜딩, 외부 이용자 유입과 같은 어떤 성과 중심, 수치적인 목표들을 들이밀어 봤지만, 딱히 맞아떨어진다고 느낀 적 없다. 특히 주위에는 프로젝트를 할 때 어떤 핵심 목표를 두고 그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다분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이를 따라 나도 뚜렷한 방향을 정하고 싶었다. 근데 찾아지지 않는 걸 어째. 일단 흥미로우니까 시작했던 일들인데, 심포지엄에서 그 의미를 드디어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맹그로브'를 통해 학생들이 서로의 일상을 궁금해하고 또 답하며 소통하는, 교내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고, '지하세계'를 통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지역 커뮤니티, 내가 애정하는 커뮤니티를 실체로서 드러내고 싶었다.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모임에서 그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사랑하고, 또 집 공간을 매개로 그런 활동을 이어가 보고 싶다는 목표 역시 일종의 커뮤니티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커뮤니티의 정의가 아직 상투적이라 어디에 붙이건 이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어쨌든 대략 이런 걸 하고 싶었던 거였구나를 깨달았다. 근데 왜 커뮤니티가 중요한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냥 항상 이런저런 관심사나 공통점을 찾아 그룹을 형성하는 게 좋았고, 그 공동체, 커뮤니티가 조금 더 단단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커뮤니티와 미술관의 연계를 직접 고민해 온 사람은 아니기에, 심포지엄 중 마음에 들어오는 주제의 덩어리를 고르며, 이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갖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에 내 생각의 관점이 심포지엄 주제와 맞는 것 같지 않고, 발표자분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못 이해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럼 된 거지 뭐~~~ 심포지엄 내용이 정리된 책자를 함께 받았는데, 이건 시간을 내서 다시 읽어볼 만할 것 같다!